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이제 김치마저 중국에 넘겨주고 있다

ⓒ한겨레

중국산 김치가 우리 식탁을 점령하면서 ‘김치 종주국’의 위상이 흔들리고 있다.

17일 관세청 수출입무역통계를 보면, 2010년부터 올해 4월까지 김치 무역 적자는 8409만 달러(약 914억원)다.

지난해의 경우 김치 수입량은 총 21만2938톤(2012년 국내 김치 출하량은 총 37만3196톤)으로, 수입액은 1억440만달러(약 1134억원)였다. 반면 수출량은 2만4742톤으로 수입량의 10분의 1 수준에 그쳤다. 수출액은 수입액보다 20% 적은 8403만달러(약 913억)였다. 김치 수입액이 수출액을 뛰어넘는 무역적자가 이어지고 있다.

김치 수출이 줄어든 건 최대 수출 국가인 일본으로 수출하는 물량이 줄어든 영향이 크다. 일본은 지난해 김치가 수출된 63개국 중 수출액 비중이 가장 큰(68%) 시장이다. 일본 다음으로 미국·홍콩·대만 등의 순으로 수출량이 많지만 이들 국가로 수출하는 물량은 일본의 10분의 1에도 미치지 못한다. 일본 수출액은 엔고 현상이 절정에 달한 2011년 8682만 달러(약 943억원)로 정점을 찍고 줄곧 내리막길을 걷고 있다. 지난해에는 2011년보다 35% 감소한 5662만달러(약 615억원)를 수출하는 데 그쳤다. 엔저로 일본 현지에서 한국산 김치의 가격 경쟁력이 떨어진데다, 최근 일본 현지 업체들이 일본인 입맛에 맞는 김치를 개발하면서 한국 김치를 찾는 수요가 줄어든 탓이다.

우리나라가 수입하는 김치는 100%가 가격 경쟁력을 앞세운 중국산 김치다. 대한김치협회 집계를 보면, 고속도로 휴게소의 김치 95%가 중국산이다. 중국 김치는 식당과 병원, 학교 등 대량급식소에서 사용되는 것으로 알려져 있다.

반면 중국에 수출하는 한국산 김치는 거의 없다. 2013년에는 김치 수출 실적이 전혀 없고, 지난해엔 3톤(약 1만6천달러)을 수출하는 데 그쳤다. 중국이 수입 김치에 적용하는 까다로운 위생기준 때문이다.

중국은 김치를 발효식품으로 인정하지 않고, 100g당 대장균 수가 30마리 이하여야 한다는 중국식 절임배추 ‘파오차이’의 위생 기준을 김치에 적용한다. 중국 파오차이는 발효과정을 거치지 않고 살균처리해 대장균이 거의 소멸되지만, 한국 김치는 발효과정을 거치는 식품이라 대장균군 기준 충족이 사실상 불가능하다.

이 때문에 우리 정부는 5년 전부터 중국에 김치 위생기준을 별도로 마련해 줄 것을 요구해 왔다. 지난해 7월 서울에서 열린 한·중 정상회담에서 양국 정상이 ‘김치 위생기준’ 문제 해결에 노력하기로 합의하면서 중국의 변화가 보이고 있다. 최근 중국 정부는 김치 위생기준을 국제 식품 규격에 맞춰 개정하겠다고 세계무역기구(WTO)에 통보하고 의견을 수렴하고 있다. 중국 수출길이 열리면 일본 쏠림 현상도 개선될 전망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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