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슈퍼 문명이 진정 원하는 것은?

문명이 존재한다 해도, 펜실베이니아 대학교 연구팀의 방법에 감지되려면 그 문명 전부가 각각 호모 사피엔스가 쓰는 에너지 총량의 1조 배를 써야 한다. 인류 전체가 조명, 난방, 이동, 전쟁, 여가와 오락 등에 쓰는 에너지의 1조 배란 뜻이다. 여기서 진짜 문제는(문제가 있다고 가정했을 경우의 얘기지만) 슈퍼 문명에 대해 우리가 가진 개념은 그들이 우리와 비슷한 사고방식을 가지고 있다고 상정하는 것이다.

  • Seth Shostak
  • 입력 2015.05.16 08:42
  • 수정 2016.05.18 14:12
ⓒStocktrek Images

최근 펜실베이니아 주립대 천문학자들의 연구에 따르면, 고도로 발달한 외계인들은 현재 실종 상태인 것 같다. 이 천문학자들은 대략 은하계 10여만 개를 살폈지만, 이만큼 상당한 크기의 우주를 봤음에도 거대한 외계인 제국이 존재한다는 명확한 증거는 찾지 못했다.

언뜻 보면 믿기 힘든 결과다. 우주가 생긴 지 130억 년이 넘었다는 걸 생각하면 말이다. 이만하면 적어도 야심에 찬 외계인 몇 종쯤은 SF 팬들이 사랑하는 것처럼, 여러 은하계를 아우르는 지배권을 차지할 수 있는 동안의 시간 아닌가.

외계인은 없는 걸까? 이제 우리는 이 구역의 우주에서 가장 두뇌력이 뛰어나다고 말하고, 5천만 광년 거리 안에는 클링온이 없다고 생각해도 되는 걸까?

그것까지는 너무 앞서 나간 결론일 수 있다. 펜실베이니아의 천문학자들이 실제로 어떤 방법으로 연구했는지를 알아야 할 필요가 있다. 그들은 정말 머리를 잘 썼다. NASA의 광역 적외선 탐사 위성(WISE: Wide-Field Infrared Survey Explorer)의 우주 망원경을 사용해 그 모든 은하계에서 오는 적외선을 측정했다. 적외선은 따뜻한 물체, 즉 열에서 나온다.

열역학 제2 법칙에 따르면 모든 운동의 최종 생산물은 열이다. 자동차는 테일 파이프로 뜨거운 가스를 내뿜고, 유틸리티 플랜트는 폐열을 연못에 버리고, TV는 뜨거워지고... 폐열은 에너지를 사용하는 모든 과정, 즉 이 세상 모든 과정의 코끼리 무덤이다. 심지어 하드 드라이브에 1바이트의 데이터를 기록할 때도 열이 조금 발생한다. 지울 때도 마찬가지다.

열이 있는 곳에는 빛(최소한 적외선이라도)이 있다. 그래서 펜실베이니아 주립대의 천문학자들은 보통 수준을 넘는 양의 적외선을 방출하는 은하계가 있나 찾아봤다. 적외선은 '타입 III 문명'이라 불리는 것의 존재를 암시할 수 있다. 타입 III는 사회 형태 중 검은 띠 급으로, 은하계 전체의 에너지원을 활용해 주민들의 극도로 진보된 생활을 가능하게 하는 문명이다. 그런 활동들은 엄청난 양의 폐열을 낳을 것이다. 천문학자들이 찾으려 한 것이 바로 그 폐열이다.

안타깝게도, 그들은 흥미로운 사례를 발견하지 못했다. 은하계의 열에너지 총량이 은하계 안의 별들이 방출하는 빛에너지의 총량과 비슷했던 것이다. 모두는 실망했다.

하지만 잠깐, 그게 진짜로 의미하는 게 뭘까?

짜증이 나겠지만 잠깐 숫자를 좀 들먹여보겠다. 먼저, 천문학자들이 감지할 수 있었던 것이 뭔지 생각해보자. 전형적인 은하계의 별빛을 모두 합치면 우리 태양이 내뿜는 빛의 약 100억 배 정도가 된다. 와트 단위로 표현하면 4 x 10의 36승 와트다. 연구팀의 조사는 대략 그 정도, 혹은 그 이상의 폐열을 생산하는 은하계를 찾았던 것이다.

이 숫자는 우리가 일상에서 마주칠 일 없는 크기다. 하지만 그게 어떤 의미인지 생각해보자. 우리는 이미, 우리가 사는 은하계와 비슷한 은하계에는 거주가 가능한 행성이 천억 개 정도 있다는 걸 알고 있다. 그 모든 행성 전부에 발달한 문명이 존재한다 해도, 펜실베이니아 대학교 연구팀의 방법에 감지되려면 그 문명 전부가 각각 호모 사피엔스가 쓰는 에너지 총량의 1조 배를 써야 한다. 인류 전체가 조명, 난방, 이동, 전쟁, 여가와 오락 등에 쓰는 에너지의 1조 배란 뜻이다. 이는 각 행성마다 적용된다.

그건 보통 일이 아니고, 외계인의 슈퍼 문명은 우리의 것과는 많이 다를 것이다. 그들의 행성은 지구보다 인구가 1조 배 많거나, 다른 극단적인 경우로는 우리보다 1조 배 더 낭비가 심한 생활을 해야 한다는 이야기다. 내가 소심한 건지는 몰라도, 둘 다 별로 합리적인 것 같지 않다.

여기서 진짜 문제는(문제가 있다고 가정했을 경우의 얘기지만) 슈퍼 문명에 대해 우리가 가진 개념은 그들이 우리와 비슷한 사고방식을 가지고 있다고 상정하는 것이다. 그들도 우리가 원하는 것을 원할 것이라는 생각 말이다. 우리는 발달한 사회는 언제나 식민지를 찾고, 은하계를 최대한 통제하려고 든다는 우주의 법칙이 있다고 생각한다. '갤럭틱 페더레이션'이나 '임페리움 오브 맨'에서처럼 말이다. 클수록 좋다는 생각으로.

발달한 외계인들이 그렇게 행동하리라는 시각은 다스 베이더의 전략과는 맞아떨어질지 모른다. 하지만 과연 정교하게 발달한 사회가 정말 그런 행동을 할까? 너비가 100,000광년에 달하는 제국을 유지하려면 여러 큰 문제가 있을 것이다. 로켓과 무선 통신의 속도가 한정적이라는 것도 문제 중 하나다.

게다가 이런 사실도 있다. 최근 수십 년간, 우리는 마침내 물건을 더 크게 만들기보다 더 작게 만드는 게 좋은 점이 많다는 걸 깨닫고 이용하기 시작했다(개인 전자 장비를 생각해보라). 물리학자 리차드 파인만이 물건의 크기를 논할 때 이런 말을 한 적이 있다. "아래에는 공간이 충분하다."

게다가, 우리는 진보된 외계인들이 1인당 에너지 사용을 거침없이 늘려나갈 거라고 가정하는 경향이 있다. 우리의 사회에서는 1인당 에너지 사용량이 생활 수준을 가늠하는 잣대가 된 지 오래다. 하지만 어쩌면, 기술이 아주 효율적이 되면, 에너지 사용은 꾸준히 줄어들지도 모른다.

즉, 고도로 발달하면 에너지를 더 많이 집어삼키는 물건들을 더 가지게 되리라는 가정 역시 인간중심주의적인 착각일 수 있다는 뜻이다.

혹시 여기서 논한 숫자들이 당신의 신피질을 마비시켜버렸을지도 모르겠다. 그러니 이게 무슨 뜻인지 명확히 이야기하자. 펜실베이니아 대학교 연구팀의 결과는 특정한 형태의 사회가 존재하지 않는다고 밝혔다. 하지만 이외의 수없이 많은 다른 형태의 외계 문명은 존재할지도 모른다. 100,000개의 은하계에, 그것이 생물학적 존재든 인공적인 존재든 간에 지적인 존재가 가득할 수도 있다. 극단적으로 에너지를 쓰지 않으면서도 행복하게 지내는 존재들 말이다.

그러니 저 우주에는 우리의 친구가 잔뜩 있을 가능성은 여전히 남아있다. 21세기 스페이스 오페라에서 묘사된 외계인들과는 꽤 다를 것이다. 하지만 우리, 즉 등장한 지 20만 년이 지난 호모 사피엔스 1.0들이 지금 좋다고 생각하는 것들은 우리가 은하계를 식민지화할 무렵이 되면 분명 어리석고 촌스럽게 느껴질 것이다. 스타워즈 시리즈가 오늘 날의 우리가 생각하는 미래를 보여주는 것일 것, 우리의 후손이나 다른 종의 미래를 보여주는 것은 아니다.

균형 있는 시각으로 전망하길 권한다. 우주에 사는 다른 존재들은 말 그대로 외계인들이다. 우리와는 다르다.

*이 기고는 허핑턴포스트 10주년을 기념해 각자의 분야에서의 다음 10년이 기대되는 전문가들의 의견을 모은 시리즈 중 일부입니다. 나머지 10주년 기념 영문판 기사들을 이곳(링크)에서 볼 수 있습니다.

*허핑턴포스트US의 Super Civilizations: What Do They Really Want?를 번역한 글입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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