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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일문일답] 기준금리 동결 : "가계부채 증가속도 빠르지만 감당할 수 있다"

  • 허완
  • 입력 2015.05.15 13:47
  • 수정 2015.05.15 13:51

국은행의 기준금리가 현재의 연 1.75% 수준으로 동결됐다.

한은은 15일 이주열 총재 주재로 금융통화위원회(금통위)를 열어 기준금리를 현 수준에서 유지하기로 했다고 밝혔다.

이로써 한은은 작년 8월, 10월, 올 3월 등 3차례에 걸쳐 기준금리를 0.75%포인트(합계치) 내린 뒤 2개월째 기준금리를 동결했다.

이번 동결 결정은 지난 3월 기준 금리를 0.25%포인트 내린 이후 부동산과 주식 등 자산가격이 상승하고 소비가 살아날 조짐을 보이는 등 미미하나마 경기개선의 흐름이 나타나 좀 더 상황을 지켜볼 필요가 있다는 판단에 따른 것이다.

한은은 금통위 종료 후 배포한 '통화정책방향' 발표문에서 "수출이 감소세를 지속하고 내수 관련 지표들이 월별로 등락을 보였으나 경제주체들의 심리는 개선됐다"고 평가했다.

또 세계 경제에서는 "세계 경제는 미국 등 선진국을 중심으로 완만한 회복세를 지속할 것으로 전망되나 주요국의 통화정책 변화, 신흥시장국의 성장세 약화, 그리스 채무재조정 관련 불확실성 등에 영향받을 가능성이 상존하고 있다"고 밝혔다.

국내 금융시장에 대해서는 장기시장금리와 주가가 상승한 점 등을 지적하고 "은행 가계대출은 주택담보대출을 중심으로 예년 수준을 크게 상회하는 증가세를 이어갔다"고 지적했다.

이주열 한국은행 총재가 15일 오전 서울 중구 한국은행에서 현재 연 1.75%인 기준금리 조정 안건을 심의하기 위한 금융통화위원회의를 주재하고 있다. ⓒ연합뉴스

지난 4월 한 달간 은행의 가계대출 잔액이 사상 최대 규모인 8조5천억원이나 늘어나는 등 급증하는 가계부채도 기준금리 인하의 발목을 잡은 요인이 됐다.

기준금리를 추가로 내릴 경우 최근 주택담보대출을 중심으로 늘어난 가계부채의 폭증세를 부추겨 추후 금융시장 위기를 촉발할 '뇌관'이 될 것이라는 우려가 나오고 있기 때문이다.

한은의 이번 기준금리 동결은 금융시장 참가자들이 예상했던 결과지만 앞으로 소비와 투자, 수출 등의 지표가 부진한 모습이 지속된다면 금리 인하 기대감이 다시 고개를 들 수 있다.

경기개선 조짐에도 불구하고 아직 디플레 우려가 가시지 않을 만큼 저성장·저물가가 심각한 상황이므로 기준금리 추가 인하를 통해 미약한 경기회복세에 힘을 실어줘야 한다는 주장이 여전하기 때문이다.

국제통화기금(IMF)은 지난 14일 한국의 성장모멘텀이 정체됐다며 올해 한국의 경제성장률 전망치를 3.1%로 낮추고 통화·재정을 활용한 부양책이 필요하다고 주문했다.

이에 앞서 한은은 2012년 7월 연 3.25%에서 3.00%로 기준금리를 내리고 나서 같은 해 10월과 이듬해 5월, 작년 8월, 10월에 각각 0.25%포인트씩 인하했다.

올 3월에도 0.25%포인트 내려 기준금리는 사상 최저 수준인 1.75%가 됐다.

유승민 삼성증권 투자전략팀장은 "국내 경기가 여전히 부진하고 올해 들어 경제 성장률 전망치가 여러 차례 하향 조정되고 있는 점을 고려하면 다음 달에 기준금리가 인하될 가능성이 있다"고 말했다.

"가계부채 급증했지만 감당할 수 있다"…이주열 일문일답

이주열 한국은행 총재는 15일 금융통화위원회 후 열린 기자 간담회에서 "최근 가계 부채가 늘어나는 속도가 빠르다"면서 "가계 부채 규모가 감당할 수 없는 수준은 아니다"라고 밝혔다.

금통위는 이날 기준금리를 현 수준인 연 1.75%로 동결하겠다고 결정했다.

이 총재는 "금융 안정은 한국은행의 책무이기도 하다"며 "감독당국, 기획재정부와 같이 가계 부채 문제 해결을 위해 협의할 것"이라고 말했다.

다음은 이 총재와의 일문일답.

-- 엔저에 따른 수출 기업의 충격이 가시화하고 있다고 보나.

▲ 급격한 원엔 환율 하락이 수출에 부정적 영향을 주고 있다. 일본 기업과 경합도가 큰 자동차, 철강, 기계 같은 업종에 부정적 영향을 주고 있다. 정부와 협조해 대응하겠다.

-- 해외의 금리 불안이 계속되고 있는데 국내 시장 안정책은.

▲ 국제금융시장이 출렁일 때 국내 시장도 영향을 받는다. 해외 금리 상승으로 국내 금리 급등 등 시장 불안정성이 심화하면 저희가 가진 수단으로 시장 안정화 노력 기울이겠다.

-- 추가 금리 인하 가능성은.

▲ 추가 인하 여부는 앞으로 입수되는 경제지표, 여러 가지 위험 요인, 이런 요소들이 국내 거시경제와 금융 안정에 어떤 영향을 주는지 등을 봐서 종합적으로 판단하겠다.

-- 최근 수출 부진 이유는.

▲ 수출 부진은 환율, 경기순환적 요인, 구조적 요인이 복합적으로 작용한 결과다. 아무래도 지금은 경기순환적 요인, 구조적 요인이 크다고 본다. 국내 주력 수출 산업의 경쟁력과 상대국의 격차가 상당히 줄었다. 이런 구조적 요인을 해결하려는 노력이 더 중요하다.

-- 가계부채를 (기준금리 동결에) 어느 정도나 고려했는지.

▲ 가계 부채는 통화정책에서 중요한 고려 요소다. 금융안정을 고려해야 하는 것은 한국은행의 책무이기도 하다. 현재 가계부채 규모를 감당할 수 없다고 볼 수는 없다. 다만 최근에 가계부채가 늘어나는 속도는 상당히 빠르다고 판단하고 있다. 가계 부채가 늘어난 배경을 보면 주택거래량이 늘어나면서 실수요가 뒷받침되는 것은 긍정적으로 볼 수 있다. 하지만 절대 규모가 늘어나는 속도, 앞으로 금년을 내다보면 주택담보대출을 중심으로 한 가계대출 증가세가 쉽게 꺾일 것 같다는 생각은 안 든다. 감독 당국, 기재부와 같이 가계부채 문제 해결을 위해 협의할 것이다.

이주열 한국은행 총재가 15일 오전 서울 중구 한국은행 기자실에서 기준금리를 동결하기로 한 금융통화위원회 심의 결과에 대해 설명하고 있다. ⓒ연합뉴스

-- 4월과 마찬가지로 경기에 대해 '완만한 회복세'와 '회복세 부진' 등 두 가지 방향의 진단이 섞여 있다. 회복과 부진 중 어느 쪽인가.

▲ 국내외 수요가 부진한 가운데 국내 경기 회복세가 미약하다는 것이 정확한 판단이다. 심리 지표는 개선에 긍정적인 신호가 있는 게 분명하다.

-- 경기 회복을 이끄는 요소로 부동산 시장, 건설투자와 관련된 것들을 분석했는데.

▲ 세 차례에 걸쳐 기준금리를 인하했다. 금리 인하가 실물 경제로 이어지려면 파급 경로를 거친다. 일차적으로 금융시장과 자산시장이다. 부동산 건설 경기가 개선된 것은 완화 정책의 효과도 있다고 본다. 실물 파급 효과는 더 지켜봐야 한다.

-- 국제통화기금(IMF)이 추가 부양 정책이 필요하다고 했는데.

▲ IMF 평가는 지금까지의 정책을 긍정적으로 보고 회복 신호가 명확히 나타나지 않으면 추가 정책이 필요하다는 요지의 발언이다. 정부, 중앙은행이 유지한 정책과 다르지 않다. 다만 IMF와 만난 이후인 3월에 추가 금리 인하가 있었다. 그 후 여건 변화를 반영하지 못했다는 점에서 아쉽다.

-- 심리 개선 근거가 미약해보이는데.

▲ 하나만 보고 하는 판단하는 것은 아니다. 발표하지 않고 모니터링 하는 것들이 있다. 종합적으로 놓고 판단하고 있다.

-- 주택금융공사 추가 출자 문제는.

▲ 주금공 자산을 확충할 필요가 있다는 판단이 들어서 저희도 증자에 참여하기로 방침을 정했다. 출자 시기는 주금공의 주택저당증권(MBS) 발행 상황 등을 감안해서 늦지 않은 시기에 할 것이다.

-- 국제 주요국의 채권 금리가 추세적으로 상승하면 국내에도 금리가 상승해 가계부채가 부실화될 가능성이 있는데.

▲ 국내 금리가 국제 금리에 영향을 받는다. 특히 국내 채권시장에서 외국인 투자자의 비중이 상당히 늘어나 국제 금융시장 변동성에 따른 영향 정도가 그 이전보다 커졌다. 다만 추세적으로 어떻게 됐다고 단언할 수는 없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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