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박용성에 카네이션 단 학생이 꼭 봐야 할 기사

  • 허완
  • 입력 2015.05.15 11:33
  • 수정 2015.05.15 13:02

피의자 신분으로 조사를 받기 위해 15일 검찰에 출석한 박용성 전 중앙대 재단 이사장(전 두산그룹 회장)이 학생들에게 ‘카네이션’을 선물 받았다.

현장에는 남학생 한 명과 여학생 한 명이 있었다. 사진 속 남학생은 “박용성 이사장님 사랑합니다”라고 적힌 종이를 들고 있다. 이들은 모두 중앙대 재학생으로 확인됐다.

이 중 한 명은 이날 국민일보와의 통화에서 다음과 같이 말했다.

박씨는 국민일보와의 통화에서 “박 전 회장이 학교발전에 기여한 바가 큰데 한 순간에 범죄자처럼 비춰지고 있어 기분이 나빴다”고 말했다. 그는 박 전 회장이 좁은 학교 내에 건물을 많이 지어주고 생활공간도 넓게 해 줬다고 강조했다. 박씨는 “이거(카네이션) 꽂고 조사 받으셨으면 했다”며 “(꽃이 떨어졌지만) 우리 마음을 전할 수만 있으면 그것만으로 된 것 같다”고 덧붙였다. (국민일보 5월15일)

이 학생은 아래 기사들을 미처 확인하지 못했던 게 분명하다.

중앙대가 재단을 인수한 두산그룹 계열사에 대학 내 주요 건물 공사를 독점으로 몰아줘, 두산이 학교에 출연한 기금보다 훨씬 많은 매출을 올린 것으로 확인됐다. 이 과정에서 중앙대의 부채는 10배가량 늘었다. 두산의 출연금이 해마다 줄고 있는 상황에서, 빚을 갚는 데 학생들이 낸 등록금 중 일부가 사용된 사실도 확인됐다. (한겨레 4월3일)

문제는 늘어난 대학 재정의 혜택이 학생과 연구자에게 돌아가지 않고 다시 두산의 매출로 흘러갔다는 점이다.

(중략)

금융감독원 공시자료에 따르면 두산건설은 2008년 인수 이후 중앙대로부터 기숙사(278억 원)와 병원(145억 원), 100주년 기념관(999억 원) 등 2,457억 원 규모의 공사를 수주했다. 이 금액은 두산그룹의 중앙대 전체 출연금 1,730억 원 보다 700억 원 가량 많은 액수다. (뉴스타파 4월16일)

중앙대가 단과대학이 거둔 발전기금을 학교 건물 공사 비용으로 전용하거나 전용하려 한 사실이 드러난 가운데, 이를 박용성 전 이사장이 지시했다는 교수들의 증언이 나왔다. 중앙대가 짓는 건물 대부분은 재단을 인수한 두산그룹 계열사인 두산건설이 맡고 있다. (한겨레 5월7일)

이런 기사들은 또 어떤가?

중앙대는 2009년 이후 지속해서 학교 시설에서 나오는 수익을 법인회계의 수입으로 빼돌렸다. 지난해와 올해 예산까지 포함하면 지난 7년간 중앙대가 법인회계의 수입으로 처리한 교비는 총 203억 원에 이른다.

교육부 사학감사담당관실 관계자는 취재진과의 통화에서 학내 시설에서 나온 수익을 법인 회계로 처리한 것은 명백히 시정이 필요한 사항이라며, 심할 경우 고발 조치까지 될 수 있다고 밝혔다. (뉴스타파 4월16일)

검찰은 박 전 회장을 상대로 중앙대가 우리은행에 전속영업권(주거래은행)을 보장해주는 대가로 받은기부금 100억 원을 학교회계가 아닌 법인회계(재단)로 전용한 데 깊숙이 관여한 책임을 물어 사립학교법 위반 혐의로 조사할 예정이다. (한국일보 5월14일)

그 밖에도 다른 기사들이 많지만, 일단 이쯤에서 요약하면 이렇다.

1. 그 모든 신축 건물들은 박용성 이사장이 ‘은혜’를 베풀어서 지어진 게 아니다.

2. 두산그룹은 중앙대에 투입한 돈보다 더 많은 돈을 벌어들이고 있다.

3. 건물들을 짓느라 학교에는 빚(=두산 매출)이 쌓이고 있고, 그걸 갚는데 학생들의 등록금이 들어갔다.

4. 박용성 전 이사장은 학교 돈을 쌈짓돈처럼 빼돌린 혐의를 받고 있는 ‘피의자’다.

일반적인 상식에 따르면, 카네이션은 ‘스승’에게 달아드리는 꽃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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