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바다거북이의 진정한 가치

ⓒASSOCIATED PRESS

물속에서 바다거북이가 헤엄쳐 도망가는 걸 본 기억이 있나?

수백만 년을 거쳐 이제까지 반복해왔듯 바다거북이가 모래사장에 올라와 100개의 알을 낳고 바다로 돌아가는 모습을 본 적 있나?

알에서 나온 지 몇 분 안 되는 새끼를 손에서 내려놓자 그 새끼 거북이가 엉금엉금 모래사장 위를 지나 바다로 나가 수십 년에 걸친 여정을 떠나던 모습을 기억할 수 있나?

당연히 그런 기억들이 있을 거다.

그러한 기억들이 지금 우리가 호기심을 가지고 기사를 읽게 만들었다. 또한 그러한 기억이 우리를 변화시켰고 바다거북이 옹호자로 만들었다. 솔직히 말해보자. 당신이 아는 동창 중에 지금 이 순간 바다거북이의 숫자에 대한 기사를 읽고 있는 사람이 몇이나 있을까?

한 명도 없을 거다. 그런데 어렸을 적 느낀 경이로움이 당신을 영원한 바다거북이 옹호자로 만들었을까?

자주 인용되는 격언 중에 "측정하지 않으면 관리할 수 없다"는 말이 있다(경영학의 아버지 피터 드러커의 말이다). 우리 같이 환경 관리에 개입된 사람들, 성공적인 환경보호 운동에 가담해본 사람들은 그런 격언이 터무니없다는 것을 안다. 우리가 관리하고 보호해야 할 가장 중요한 자원들은 그렇게 쉽게 측정할 수 없다. 즉, 회사의 새로운 팀원이나 자연에 대한 경이를 측정하기 어렵다는 말이다. 환경 차원에서 가장 큰 성공들은 1) 정부기관이 충분히 연구된 수십 년간의 과학을 부정함에도 이뤄지고 2) 위기에 대한 통계가 부족함에도 불구하고 이뤄지며 3) 바다거북이에 대한 생물학적인 이해와 생존에 대한 기본적인 이해가 전혀 없음에도 이뤄진다.

군에서 유래한 "관리방안" 교리는 상업적으로 적용되고 또 2차 세계 대전 후 산업 시대에 침투하면서 우리 사회에 자리 잡았다. 이젠 정부 기관이든 NGO든 다 목표, 계략, 전략 같은 단어를 사용한다. 그런데 바다거북이가 인간에게 주는 혜택을 기존의 방법으로 계산하다간 큰 실수를 범할 수 있다.

생태학과 경제학은 자연의 가치를 구체적으로 표현할 수 있을지 모르지만 분석 차원에서는 매우 부족한 때로는 만화 같은 틀을 제시한다. 눈에 익은 이 대차대조표를 고려해 보자. 세로줄 A는 바다거북이의 자원 가치를 나타낸다. 즉, 알, 고기, 껍질, 기름의 총 가치. 다음 세로줄 B는 생태 여행에 바다거북이 부여하는 가치를 나타낸다. 즉, 호텔 숙박료, 공원 입장료, 가이드 요금, 식사값, 여비 등의 총 가치. B 줄의 총 가치가 A 줄의 총 가치를 능가하면 바다거북이는 산다(적어도 이론적으로는 그렇다). 그런데 근래 들어 공공의 이익을 고려한 "생태계 서비스"라는 세 번째 세로줄이 제시됐다. 모래 언덕 보호, 바다 잔디 유지, 또 연쇄효과(trophic cascade)로 인한 기후 관리까지도 언급되는데 바다거북이와 다른 포식자들의 역할을 뜻한다.

다행히도 자연의 가치에 대한 대화에 이젠 인간과 자연의 관계에서 가장 중요한 인식적, 감정적, 심리적 그리고 사회적 요소가 거론되고 있다. 신경심리학자와 환경보호생물학자가 합심하면 획기적인 결과가 가능하다. 아래에서 바다거북이 관련 일을 할 때 얻을 수 있는, 하지만 잘 알려지지 않은 혜택에 대해 아래 적는다.

경이로움과 놀라움

새로운 연구에 의하면 경이로움을 느끼는 자체가 건강에 유익하고 이해력과 연민능력을 상승시킨다고 한다. 그 결과로 사람들과 그리고 우리 주변과의 연결이 돈독해진다는 거다.

우리는 미술, 음악, 건축을 보며 경이로움을 느끼는데, 이런 기분은 자연에 대해 가장 절실하며 이 세상에서 가장 소중하고 변형적 경험의 일부가 된다. 캘리포니아 대학 어바인 캠퍼스 사회학과의 폴 피프 박사는 경이로움을 "기존의 지식 체계로 이해할 수 없는, 무언가를 접한 기분이자 사람이 자극-반응 패턴을 초월하고 모든 것을 아우르는 것에서 자신을 놓을 수 있는 느낌"이라고 정의했다.

모든 사람이 경이를 느낄 수 있다는 사실과 그런 느낌이 어떤 진화 과정으로 형성됐는지에 대해 과학자들은 제시한 바 있다. 또 그런 순간이 인간의 기억력 향상과 도덕성 형성에 역할하고, 자신에 대한 몰입이 아닌 친화적 태도로 남에게 더 관대하며, 선행을 지향하게 되고, 자신의 권리 주장보다는 남을 돕는 마음이 더 강화된다고 한다. 경이로운 느낌은 질병과 염증까지 연관된 화학물질 사이토카인(cytokines - 세포 신호 역할에 중요한 단백질)을 저하할 수 있다는 연구도 존재한다.

아무런 경이로움을 못 느끼고 사는 사람들도 있다. 그런데 바다거북이와 생활하는 사람은 매일 경이로움을 체험한다. 우리의 일이 어떤지 세상과 공유할 때 이 세상이 더 나은 곳으로 변한다. 바다거북이를 좋아하는 사람이 늘면 바다를 좋아하는 사람이 많아진다는 의미다. 즉, 긍정적인 선순환이 이루어진다는 것이다.

고독과 프라이버시

우리의 삶은 점점 더 다른 사람과 연결되고 있다. 자신의 생각과 자신만의 시간을 갖는 것이 안타깝게도 점점 줄고 있다. 사람들이 고독을 얼마나 불편하게 여기는지에 대한 대학생 대상 연구가 최근 사이언스(Science)지에 보도된 바 있다. 홀로인 상태에 놓인 남자 중에 3분의 2가 15분마다 자신을 가해할 수 있는 버튼을 눌렀다. 아웃라이어(다른 대상과 확연히 구분되는)로 지목된 남자는 조용히 생각할 수 있는 환경이 어찌나 불편했는지 190번이나 자신에게 고통을 가했다. 우리는 말과 글뿐만이 아니라 움직임까지 타인과 정부 기관 또 기업들에 노출하는 시대에 살고 있다. 그런데 이렇게 고독과 프라이버시를 잃으면서 스트레스는 증가한다.

바다와 가깝게 있는 것 혹은 바다에 들어가는 경험은 일종의 탈출 또는 은신처와 같을 수 있다. 그리고 그런 체험은 위에 경이로움에 대해 적었듯 우리에게 긍정적인 혜택을 준다. 해변이나 만(bay)은 첨단 기술을 멀리할 수 있는 최적의 장소다. 그리고 바다거북이와 일하는 우리 같은 사람들은 바로 그런 환경을 배경으로 일한다.

창의성과 영감

화가와 엔지니어, 음악가와 사업가, 작가와 과학자. 모든 사람이 자기 일을 하기 위해 창의성에 의존한다. 이때의 창의성은 예전의 아이디어를 재조합해서 새로운 것의 탄생을 추구하는 것이다. 그리하여 이제까지 상상도 못 한 것들이 생산된다. 아이작 뉴턴, 올리버 색스, 알버트 아인슈타인 같은 위대한 사상가들이 파란 하늘 아래서 또는 흐르는 냇가에서 영감을 얻은 건 우연이 아니다. 건물들, 현시대의 과도한 자극으로부터 해방되면 우리 뇌가 작동하는 방법이 바뀐다. 꼭 더 나은 생각이라는 말이 아니라 파란 하늘처럼 더 넓고 포용적인 사고가 가능하다는 거다.

그런데 바다거북이가 사는 해변만큼 창의성과 영감, 프라이버시와 고독, 그리고 경이로움을 만끽할 수 있는 곳은 흔하지 않다. 인류는 바다와 바다거북이에 대한 감사를 몇 천 년 동안 예술로 묘사해왔다. 우리가 바다에서 거북이를 만나서 느끼는 감정은 조상이 느낀 것과 크게 다르지 않다. 환경보호 운동가나 연구자로서, 학생으로서, 자원봉사자로서, 아니면 지나가는 여행자로서, 누구든 자기의 정체와 상관없이 바다거북이를 자연에서 만나는 순간 바뀌지 않을 수 없다. 좀 더 나은 사람으로 바뀌는 것이다.

이렇게 거창한 생각을 숫자로 표현하기는 어렵다. 다만 더 명확하게 또 정확하게 글로 표현할 수밖에 없다. 바다거북이를 만나는 것은 시적으로는 물론 실제로도 우리에게 좋은 치료제가 된다. 이렇게 예측할 수도 있다. 머지않아 의사들이 환자에게 2주 동안 바다거북이 체험 여행을 처방할 거라고.

이 기사는 '세계 바다거북이 현황' 연간 보고서에 실렸다. 니콜라스 박사는 그의 뉴욕타임스 베스트셀러 '푸른 생각(Blue Mind)'에 건강한 자연환경이 우리에게 부여하는 인식적, 심리적, 감성적, 사회적 혜택을 열거했다.

이 기사는 허핑턴포스트US 블로거이자 해양 생물학자 왈라스 J 니콜라스의 을 번역, 편집한 것입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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