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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복면쓴 5·18 시민군, 접니다"

  • 원성윤
  • 입력 2015.05.14 13:11
  • 수정 2015.05.14 13:12
ⓒ한겨레/5·18기념재단

광주시가 일부 세력이 "광주에서 폭동을 주도한 것은 복면을 한 북한군"이라고 왜곡했던 5·18 관련 사진 속 주인공 일부를 찾았다.

광주시와 5·18 역사왜곡대책위원회는 14일 "5·18 당시 복면을 쓰고 활동한 사진 속 시민군 2명을 찾았다"며 "이들을 북한군으로 매도했던 왜곡세력에 대해 민·형사상 대응을 본격적으로 할 것"이라고 밝혔다.

경찰 방석모에 얼굴을 수건으로 가린 채 지프에 올라타 있는 사진 속 인물은 임성택(52·사진 오른쪽)씨와 구모(51)씨로 확인됐다.

최근 임씨 등은 광주시가 '복면속 시민군'을 찾는다는 언론보도를 접하고 시를 찾아 와 사진속 인물임을 밝혔다.

임씨 등은 5·18 당시 시민군 기동타격대원으로 활동했다.

5·18 구속부상자회 회원이기도 한 임씨 등의 행적은 당시 수사기록과 전교사계엄보통군법회의 판결문에서도 확인됐다.

임씨는 이날 연합뉴스와의 전화통화에서 "오른쪽에 흰 마스크를 쓴 마른 사람 나고 왼쪽은 한 조로 활동한 구씨다"고 말했다.

이어 "사진은 광주 서구 농성동 한국전력공사 건물 앞 사거리를 지날 때 외신기자가 찍었다. 날짜는 80년 5월 25일쯤이었다"고 기억을 더듬었다.

5·18 당시 시민들이 전남도청 앞 집단발포 등 계엄군의 무자비한 진압에 스스로 무장을 한 것은 5월 21일 이후다.

시민군으로 불린 이들은 자체적으로 한 조당 5∼6명씩 모두 7개조로 기동순찰대(이후 기동타격대)를 편성해 도청 사수와 시내 치안 유지 활동을 했다.

임씨 등의 모습도 이 활동 과정에서 외신기자에게 찍혔다.

전교사계엄보통군법회의 판결문에도 임씨가 1980년 5월 25일~27일까지 타격대 1조에 편성돼 군용트럭(지프)을 타고 칼빈소총으로 무장한 채 광주시내(금남로-학동-방림동 등지)를 순찰하며 계엄군의 동태를 파악했다고 기록돼 있다.

임씨는 "지프를 타고 순찰 도중 병원에 급하게 가야 하는 사람들을 데려다 주기도 했고 강·절도 예방 등 치안유지를 위해 순찰을 돌았다"고 밝혔다.

당시 광주시내는 버스나 택시 등 정상적인 교통편은 없는 상태였다.

임씨는 "신군부가 무고한 시민을 총과 칼로 진압한 사실이 명백히 밝혀진 상황에서 시민을 지키기 위해 총을 들었던 시민을 폭도, 간첩으로 매도하는 것을 결코 용납할 수 없다"고 말했다.

임씨는 또 "이 사진은 1987년 이후 알려졌다"며 "상무대 법정 군사재판 때 어머니 방청 사진도 있는데 내가 북한군이냐"고 분개했다.

그는 이어 "5·18 역사를 왜곡하는 지만원 등 일부 세력에 대해서는 끝까지 법적대응 할 것이라고 강조했다.

지만원씨와 일부 세력들은 인터넷은 물론 지난해 발행한 '5·18 분석 최종보고서'와 대도시 순회강연 등에서 북한군이 광주시민을 선동해 폭동을 주도했고 이들은 계엄군 철수 이후 홀연히 사라졌다고 주장하면서 복면 쓴 시민군 사진을 근거로 들었다.

광주시와 왜곡대책위는 5·18 왜곡, 폄하가 끊이질 않자 법적 대응 방침을 밝히고 명예훼손의 피해자 특정 등을 위해 지난 3월부터 복면 시민군 찾기 활동을 벌이고 있다.

광주시와 왜곡대책위는 사진 속 복면 시민군 2명 외에 5·18 당시 복면을 쓰고 시민군으로 활동했던 피해 당사자 7명이 모욕, 명예훼손죄로 고소하겠다는 의사를 밝힘에 따라 5·18 단체들과 협의를 거쳐 이달 중으로 고소장을 제출하기로 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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