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이엽우피소 독성 논쟁 유감

현재 '가짜' 백수오인 이엽우피소의 독성 여부에 대해 관심이 집중되고 있지만 안타깝게도 이 식물의 독성을 본격 연구한 논문은 중국에서 나온 1편뿐이다. 한국독성학회는 "이엽우피소가 10% 또는 20%나 함유된 사료를 먹은 쥐에서 간ㆍ신장ㆍ혈액 독성이 나타났다는 중국 연구의 결과를 독성학에선 인정할 수 없다"는 입장이다. 이엽우피소의 독성 여부에 따라 환불이나 손해배상 등에 상당한 영향을 미칠 것으로 여겨진다. 국내 독성 연구기관에서 이엽우피소에 대한 독성시험(1회 투여-급성 독성시험, 30∼90일 반복투여-아급성 독성시험 등)을 시급하게 실시할 필요가 있다고 본다.

  • 박태균
  • 입력 2015.05.15 07:02
  • 수정 2016.05.15 14:12
ⓒ연합뉴스

중국의 한 대학에서 대학 자체의 학술지에 낸 독성연구 논문 하나를 놓고 국내에서 '독성이 있네, 없네' 서로 논쟁을 벌이고, 아전인수 식으로 해석하는 것은 볼썽사납다.

현재 '가짜' 백수오인 이엽우피소의 독성 여부에 대해 관심이 집중되고 있지만 안타깝게도 이 식물의 독성을 본격 연구한 논문은 중국에서 나온 1편뿐이다.

난징 철도의대가 1998년에 발표한 것으로, 중국어로 쓰여 있다. 한국소비자원은 이 논문을 근거로 이엽우피소가 간 독성이 있고 신경 쇠약ㆍ체중 감소를 유발한다고 발표한 바 있다.

흰쥐(랫드)에 이엽우피소를 먹인 뒤 어떤 독성이 나타나는지를 살핀 이 논문엔 결정적인 약점이 있다. 이엽우피소를 너무 많이 먹였다는 것이다. 실험동물에 먹이는 전체 사료에서 독성을 밝히고자 하는 물질(시험물질)의 양이 5%가 넘지 않도록 하는 것은 독성 연구의 기본이며 이는 경제협력개발기구(OECD)의 독성시험 가이드라인에도 명시돼 있다. 사료에 시험물질을 5% 이상 섞으면 실험동물에게 정상적인 영양 공급이 힘들어 연구결과가 왜곡될 수 있다는 것이 '5% 이하'로 제한한 이유다.

그런데 난징 철도의대 연구에선 쥐를 3 그룹으로 나눈 뒤 각 그룹에 이엽우피소가 5% 함유된 사료, 10% 든 사료, 20% 든 사료를 먹였다.

해당 논문에 명시된 실험용 쥐(Wistar rat)의 무게가 보통 200∼250g이고, 이 쥐들은 하루 평균 약 20g의 사료를 먹는다. 이를 근거로 쥐 한 마리가 하루에 섭취한 이엽우피소의 양을 계산하면 1(5%)∼4g(20%)에 달한다.

이번에 문제 된 네추럴엔도텍사의 한 제품의 경우 한 번에 두 알씩, 하루 4알 먹게 돼 있다. 4알 전부가 '가짜' 백수오(이엽우피소)로만 구성된, 최악의 상황을 가정해도 이 제품을 복용한 사람의 하루 이엽우피소 섭취량은 2g 정도다. 사람과 쥐의 체중 차이 등을 감안하면 난징 철도의대 연구에서 쥐들에게 먹인 이엽우피소의 양이 '엄청났다'고 볼 수 있다. 게다가 이엽우피소가 5% 함유된 사료를 먹은 쥐에선 이렇다 할 독성이 나타나지 않았다.

한국독성학회는 "이엽우피소가 10% 또는 20%나 함유된 사료를 먹은 쥐에서 간ㆍ신장ㆍ혈액 독성이 나타났다는 중국 연구의 결과를 독성학에선 인정할 수 없다"는 입장이다.

난징 철도의대 연구에선 이엽우피소의 반수 치사량(LD 50, 실험동물의 절반이 죽는 양)이 체중 ㎏당 10g인 것으로 평가됐다. 세계보건기구(WHO)의 독성 물질 분류에 따르면 이 정도의 반수 치사량을 가진 물질은 독성 최하위 등급(가장 독성이 적다)에 해당한다. 참고로 비타민 C의 반수 치사량과 비슷하다.

중국 논문 발표 후 17년간 새로운 독성 연구결과가 나오지 않은 것은 이엽우피소가 중국 외의 다른 나라에선 거의 먹지 않아 연구의 필요성이 없었기 때문이다.

이엽우피소의 독성 여부에 따라 환불이나 손해배상 등에 상당한 영향을 미칠 것으로 여겨진다. 국내 독성 연구기관에서 이엽우피소에 대한 독성시험(1회 투여-급성 독성시험, 30∼90일 반복투여-아급성 독성시험 등)을 시급하게 실시할 필요가 있다고 본다. 독성학회는 6개월쯤 연구하면 최종 결과가 나올 것으로 전망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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