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총기·실탄 관리 매뉴얼이 없다 : 허술한 예비군훈련장

  • 허완
  • 입력 2015.05.13 12:40
  • 수정 2015.05.13 12:44

서울 내곡동 예비군 동원훈련장에서 발생한 총기 난사 사건을 계기로 예비군 훈련장의 실탄 지급 실태 및 안전조치 여부에 관심이 집중되고 있다.

13일 육군에 따르면 총기를 난사하고 스스로 목숨을 끊은 최모(23)씨는 10발이 든 탄창을 K-2 소총에 끼우고 1발을 영점사격하고 나서 옆 예비군을 향해 7발을 난사한 것으로 잠정 조사됐다.

사건 당시 6개 사로(사격구역)의 맨 좌측에 있던 최씨는 사격개시 신호가 떨어지자 자신의 오른쪽 2, 3, 4, 5사로에 있던 예비군을 향해 소총을 발사한 것으로 알려졌다.

대위 등 현역 9명이 사격을 통제하고 있었지만 최씨의 행동을 제지하지 못한 것으로 드러났다.

13일 총기 사고가 발생한 서울 내곡동 예비군훈련장에 들어간 과학수사대 수사관들이 조사 작업을 벌이고 있다. ⓒ연합뉴스

특히 최씨는 현역시절 B급 관심병사로 분류돼 부대를 여러차례 옮긴 것으로 나타는 등 특별관리가 필요했으나 일반 병사와 마찬가지로 마무런 안전대책 없이 실탄을 지급하고 사격 훈련을 하도록 한 것도 문제점으로 지적되고 있다.

특히 그는 병적기록상 우울증 치료 기록 등이 있는 것으로 알려져 '돌발 행동' 을 일으킬 가능성이 잠복해 있다는 지적도 나오고 있다.

현재 예비군 훈련장에서 실시되는 영점사격 훈련 때 실탄을 어떻게 지급해야 하는지 정확한 규정이 없는 것으로 알려졌다. 예비군 훈련을 관리하는 부대마다 실탄 지급 방식이 다르다는 것이다.

최씨가 훈련을 받던 부대는 영점사격을 위해 10발이 든 탄창을 지급했지만 다른 부대의 사정은 다르다고 군의 한 관계자는 전했다.

이 관계자는 "동원훈련장에서는 영점사격 때 실탄 3발을 지급해 25m 앞의 표적지를 조준해 사격하도록 한다"면서 "이어 실탄 6발을 지급해 측정사격을 하는 순으로 진행된다"고 설명했다.

다른 관계자는 "표적지를 조준하는 영점사격 때 3발을 먼저 쏘고 탄창을 바꿔서 측정사격 때 6발을 쏘도록 하는 것이 관례"라면서 "그러나 부대마다 실탄 지급 방식이 다르다"고 말했다.

영점사격 때 3발이 든 탄창을 지급하는 것은 우발적인 사고를 막으려는 의도도 있는 것으로 알려졌다.

그러나 3발 쏘고 탄창을 바꿔 6발이 든 탄창을 끼우는 방식이 시간이 걸리기 때문에 아예 한 번에 10발이 든 탄창을 지급하는 부대가 많은 것으로 전해졌다.

군 관계자는 "실탄 지급 방식이 현장 지휘관의 통제에 따라 제각각 다르다"고 전했다.

이와 함께 영점사격 훈련장에서 K-2 소총을 관리하는 방식도 부대마다 다른 것으로 알려졌다.

일부 부대에서는 총기를 움직이지 않도록 지상에 고정해 놓은 부대가 있고 이번에 사고가 난 내곡동 훈련장처럼 총기를 자유자재로 들 수 있도록 한 부대도 있다는 것이다.

군 관계자는 "총기를 지상에 고정해 두면 우발적인 사고를 막을 수 있겠지만 군부대에서 총기를 고정해 놓은 행위가 과연 적절한지에 대한 고민은 있었다"고 말했다.

예비군들의 실탄사격을 통제하는 안전조치도 도마 위에 오르고 있다.

내곡동 예비군 훈련장에는 6개의 사로(사격구역)가 있는데 각 사로마다 1명씩 사격통제 요원을 배치하도록 했다고 육군은 설명했다.

그러나 최씨의 사로에 사격통제 요원이 배치됐다면 즉각 최씨의 행동을 제지할 수 있었을 것으로 추정되지만 결과적으로 최씨의 행동을 막지 못했다. 이 때문에 각 사로에 사격통제 요원이 배치되지 않았을 것이란 주장도 나오고 있다.

국방부와 육군은 이번 사건의 진상을 규명 중이며 전 예비군 훈련장에 대한 실탄 지급 방식과 안전 조치 실태를 파악 중인 것으로 알려졌다.

일각에서는 동원훈련을 받는 예비군의 군기만큼이나 예비군 관리 부대의 군기가 엉망이라는 지적이 나오고 있다.

최근 5년간 예비군 훈련 중 발생한 사고 건수는 68건에 이른다. 2010년에는 공군 10전투비행단에서 예비역 중위가 권총사격 도중 자살하기도 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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