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우리가 듣는 음악의 품질은 점점 나빠지고 있다

이 글은 아날로그 시절의 음악은 왜 디지털로 변환한 사운드와 소리가 다르게 들리는가에 대한 것이다. 아마도 반도체가 나오기 직전의 대중이 가장 좋은 소리를 들었을 것 같다. 디지털 음원이 없고 모두 진공관 앰프와 LP레코드뿐이니 당연히 감동도 더 클 것이다. 그 시절의 문제는 음악을 쉽게 접할 수 없다는 것이다. 오디오 가격이 비싸고, 크고 무거운 진공관 오디오를 들고 다닐 수도 없다는 문제가 있다. 게다가 자기 집에 오디오가 없는 사람도 있다. 역설적으로 현재 우리의 문제는 스마트폰으로 실행명령만 내리면 어떤 음악도 들을 수 있다는 데 있다.

  • 정승환
  • 입력 2015.05.14 13:33
  • 수정 2016.05.15 14:12
ⓒGetty Images

오디오와 음반 산업이 시작된 것은 대략 백 년 전부터다. 크게 봐서 오십 년은 진공관, 오십 년은 반도체로 음악이 재생되었다. 1920년대에 가구의 일종으로 분류되어 판매가 시작된 진공관 오디오는 음향공학이 발달하는 40, 50년대에 빠르게 발전해서 60년대까지 전성기를 누렸다. 70년대 이후에는 진공관보다 싸고 크기가 작은 반도체가 진공관을 대체했다. 그리고 IC 회로를 사용해서 다시 부품과 원가를 줄일 수 있었다. 이러한 변화는 더 작고 더 싼 제품을 만들어서 많은 사람이 사용할 수 있게 하기 위한 노력이었다. 그러한 발전은 현재 스마트폰을 통해서 개인이 하나의 오디오를 가지는 단계에 이르렀다.

맨 처음 진공관이 반도체로 바뀌면서 소리가 조금 나빠졌다. 그러나 크기와 가격을 고려하면 쓸 만한 기술이었다. IC회로를 쓰면서는 전선과 납땜을 줄이고, 네 개가 필요한 트랜지스터를 두 개만 쓰면서도 비슷한 소리를 내는 발전이 있었다. 그리고 80년대 후반이 되자 아날로그 음원을 디지털로 바꾸는 데 성공한다. mp3 파일 역시 그런대로 쓸 만한 소리를 냈다. 인간의 귀로 분간할 수 없는 완벽한 아날로그 사운드를 재생한다는 것이다. 이것은 사실이다. 실제로 LP 레코드를 틀어서 컴퓨터의 사운드 카드에 입력하면 귀로 구분할 수 없는 똑같은 소리가 녹음된다. 물론 잡음도 완벽하게 똑같이 녹음된다. 그런 이유로 정작 돈 주고 산 CD는 다른 소리가 난다. 엔지니어가 잡음을 제거하기 때문이다. 아날로그 녹음에는 미세한 잡음이 들어갈 수밖에 없는데, 엔지니어의 입장에서는 잡음이 섞여있는 소리를 용납할 수 없다. 디지털로 바꾸는 과정에서 잡음을 제거할 때 (처음 녹음했을 때의) 원음이 가지고 있는 미세한 소리들이 함께 깎여나간다. 이것은 90년대 이전에 녹음된 모든 음악에 해당하는 문제다. 아무리 리마스터링을 해도 같은 문제가 발생한다. 그리고 2000년 이후는 처음부터 디지털 방식으로 녹음되므로 그런 비교가 불가능하다.

이 글은 아날로그 시절의 음악은 왜 디지털로 변환한 사운드와 소리가 다르게 들리는가에 대한 것이다. 아마도 반도체가 나오기 직전의 대중이 가장 좋은 소리를 들었을 것 같다. 디지털 음원이 없고 모두 진공관 앰프와 LP레코드뿐이니 당연히 감동도 더 클 것이다. 그 시절의 문제는 음악을 쉽게 접할 수 없다는 것이다. 오디오 가격이 비싸고, 크고 무거운 진공관 오디오를 들고 다닐 수도 없다는 문제가 있다. 게다가 자기 집에 오디오가 없는 사람도 있다. 역설적으로 현재 우리의 문제는 스마트폰으로 실행명령만 내리면 어떤 음악도 들을 수 있다는 데 있다. 이것은 식욕과 음식의 관계와도 같다. 배가 고플 일이 없고 어떤 음식이든 아무 때나 먹을 수 있게 되었다. 모든 음악은 디지털 방식으로 녹음된다. 물론 mp3 파일과 스마트폰을 포기할 수는 없다. 아마도 고가의 오디오를 장만할 여유가 없는 사람들에게 남은 유일한 선택은 공연장으로 가는 일인 것 같다.

* 글의 오류를 바로잡기 위하여 글의 일부 수정하였음을 밝힙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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