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영국 캐머런이 발표한 보수당 '블루칼라 내각' (사진)

  • 허완
  • 입력 2015.05.12 14:17
  • 수정 2015.05.12 14:31

'우유배달원 아들, 주차장 집 딸, 파키스탄 버스운전사 아들'

데이비드 캐머런 영국 총리의 새 내각에서 가장 두드러지는 것은 귀족이나 부유층을 위한 고급 사립학교가 아니라 일반 공립학교 출신이 크게 늘었다는 점이다.

캐머런 총리는 앞으로 5년 임기 동안 보수당을 '일하는 사람들을 위한 진짜 정당'으로 만들겠다는 기치를 내걸고 평범한 서민 가정 출신 인물을 많이 승진시켰다.

2010년 캐머런 총리의 첫 번째 연정 내각에선 공립학교 출신 비율이 21%였지만 이번에는 두 배 이상으로 높아져 43%에 달한다.

대표적 인물 가운데 한 명이 무임소장관 겸 보수당 부당수로 승진 임명된 로버트 할폰이다. 하원의원 시절 주로 생활비 관련 이슈에 집중했던 할폰은 조지 오스본 재무장관에게 연료세 등의 폐지를 촉구한 것을 계기로 '의회에서 가장 비싼 의원'이라는 별명이 붙기도 했다.

8일, 데이비드 캐머런 영국 총리가 총선 승리 직후 기자회견을 하는 모습. ⓒAP

고용부장관에 임명된 프리티 파텔의 부모는 우간다 이디 아민 정권을 피해 영국으로 이주한 뒤 가게를 열어 생계를 꾸렸다. 파텔은 존 메이저 전 총리 시절 보수당에 합류해 조사업무를 맡은 이력을 갖고 있다.

그레그 클라크 지역사회·지역정부 장관도 공립학교 출신이다. 우유배달원이었던 아버지를 뒀다.

1980년대 지역 TV방송 기자였던 애나 소우브리 신임 소기업담당 장관은 링컨션 주에 있는 주차장 집 딸이고, 사지드 자비드 기업·혁신·기술부장관의 아버지는 파키스탄의 버스 운전사였다.

교통부 장관에 임명된 패트릭 매클로플린은 본인이 전직 광부다.

이밖에 리즈 트러스 환경장관, 마크 하퍼 원내총무, 저스틴 그리닝 국제개발장관, 필립 해먼드 외교장관 등도 모두 공립학교 출신들이다.

David Cameron's Cabinet reshuffle: Who's who? - The Telegraph

이번 내각에서는 또 여성들의 약진과 함께 캐머런 총리의 후임으로 유력한 오스본 장관의 측근들이 대거 승진한 점도 눈에 띈다.

캐머런 총리는 12일 새 내각 첫 회의에서 발표할 향후 국정운영 계획을 통해 '블루칼라 보수당'으로서의 정체성을 밝힐 것으로 보인다.

그는 "우리는 이 나라의 모든 이들에게 일자리와 월급, 주택 그리고 가족부양 능력에서 오는 마음의 평화에 대한 기회를 주기 위해 모였다. 우리는 일하는 사람들의 진짜 정당이다"라고 말할 것으로 알려졌다.

이런 캐머런 총리의 모습을 보고 전문가들은 '블루칼라 보수주의 내각'으로 부를지 모른다.

캐머런 총리는 이날 노동자 계층 지원을 위한 두 가지 법안을 신속처리하겠다는 계획도 발표할 예정이다.

이달 말로 예정된 엘리자베스 2세 여왕의 연설에도 영국을 선진국 가운데 가장 고용률이 높은 나라로 만들겠다는 계획이 포함될 것이라고 총리실은 전했다.

노동자 가정을 위한 무료육아 시간을 2배로 늘리고 구직훈련이나 직업연수를 거부하는 젊은이들에게는 실업수당을 주지 않는 방안 등도 포함될 것으로 알려졌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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