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비리 의혹 때마다 단골 등장 '대여금고'

ⓒ한겨레

홍준표 경남지사가 2011년 당대표 경선 때 냈던 기탁금 1억2000만원의 출처를 해명하면서 “집사람이 비자금 3억원을 만들어 대여금고에 보관했다”라고 밝혀 눈길을 끌고 있다. 대여금고는 유력인사들의 비리 의혹 수사 때마다 단골로 등장해 ‘검은 돈 보관소’로 지목된다.

시중은행 대여금고는 작은 철제 금고다. 은행이 개설자에게 내용물을 묻지 않아, 정치인·기업인 등 유력 인사들이 현금·금괴 등 실물 형태의 재산을 보관하거나 비자금 등을 감춰두는 데 사용하는 경우가 많다.

2009년 박연차 태광실업 회장의 정관계 로비 수사 과정에서 검찰은 박 회장이 자신과 회사 임직원 명의로 개설한 금융기관 대여금고 여러 개를 찾아냈다. 여기서 박 회장의 홍콩 계좌가 발견됐는데, 검찰은 이 계좌에서 500만달러가 빠져나가 노무현 전 대통령의 조카사위인 연철호씨의 계좌로 들어간 사실을 확인했다.

2013년 전두환 전 대통령 일가의 미납추징금 환수 수사 때에도 검찰은 은행 등 금융기관 압수수색을 통해 전두환 전 대통령 소유의 대여금고 7개를 확보하고, 이 안에 있던 예금통장 50여개와 귀금속 40여점을 압수했다. 검찰은 이 압수물을 토대로 전두환 전 대통령의 은닉 비자금을 추적했다.

또 지난해 8월에는 ‘입법로비’ 의혹으로 수사를 받던 신학용 새정치민주연합 의원의 시중은행 대여금고에서 억대 뭉칫돈이 발견되기도 했다. 검찰은 현금에 주목해 출처를 집중 조사했는데, 신 의원은 출판기념회 때 받은 축하금과 자녀 결혼식 축의금 중 일부라고 해명한 바 있다.

이밖에 신한은행 횡령 사건에서도 검찰은 이백순 전 은행장 집무실 압수수색을 통해 엔화를 포함해 모두 5억3000만원이 든 대여금고를 발견하고 이를 몰수했다.

검찰 관계자는 “대여금고는 사람이 사는 집과 달리 수사기관에서도 존재 자체를 파악하기가 힘들어 ‘검은 돈’을 숨기려는 사람들에겐 안성맞춤의 장소”라고 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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