상단영역

본문영역

"사장이 섬에 데려가 노조탈퇴 회유했다"

ⓒAlamy

삼성전자서비스 협력업체 대표가 노동조합원을 섬에 데려가 노조 탈퇴를 회유했다는 증언이 나왔다. 또 지난해 노동자들의 삼성전자 본관 앞 농성 끝에 노사가 임금·단체협약을 체결했지만 여전히 일부 협력업체는 노조 활동을 이유로 조합원을 징계하는 등 노조탄압이 계속된다는 주장도 제기됐다.

삼성전자서비스 협력업체 설치·수리 기사 노조인 금속노조 삼성전자서비스지회는 11일 서울 서초구 삼성전자 본관 앞에서 기자회견을 열고 “협력업체의 노조 파괴 공작을 중단하고 원청은 재발 방지를 약속하라”고 밝혔다. 최명우 삼성전자서비스지회 울산센터분회장은 “지난해 2월20일 울산센터 대표가 조합 간부들을 ‘이야기 좀 하자’며 경남 거제 지심도에 데려가 ‘노조를 탈퇴하면 신설되는 법인의 주식 지분도 줄 수 있다’, ‘노조를 탈퇴하면 조합원들 중에 부정이 있는 이들을 전부 지켜주겠다’고 말하며 노조 탈퇴를 회유했다”고 밝혔다. 해명을 듣기 위해 <한겨레>는 울산센터 대표와 통화를 시도했으나 연락이 닿지 않았다.

삼성전자서비스지회가 11일 서울 서초구 삼성전자 본관 앞에서 기자회견을 열었다.

노조는 울산센터가 지난해 2월 노조 와해를 목적으로 만든 ‘조직 안정화 방안’, ‘이슈 사항 대응 활동 계획’에 따라 의도적으로 노조 탈퇴를 회유했다고 보고 있다. 노조를 ‘NJ’로 표기한 이 문건은 조합원·비조합원 현황을 분석한 뒤 활동 계획 내용으로 ‘핵심·강성 인력 대상 사규위반, 불법활동 징계조치 및 법적 대응’ ‘단순 가담인력 대상으로 심층 면담 지속 실시’ 등을 명시했다. 문건에는 “모든 것을 걸고 반드시 그린(Green)화(노조탈퇴) 하겠습니다. 반드시 목표 달성토록 하겠습니다”라는 각오도 들어 있다. 송영섭 금속노조 법률원장은 “열성 조합원은 회사에서 몰아내고 일반 조합원은 노조를 탈퇴시키겠다는 내용은 부당노동행위에 해당한다”고 지적했다.

한편 삼성전자서비스 양천센터에서 노조 활동을 이유로 지난 8일 징계위원회를 열어 조합원 2명에게 각각 견책·경고 처분을 내렸다. 서울남부지법은 지난달 양천센터 대표가 노조 탈퇴를 회유하거나 협박하는 부당노동행위를 했다며 벌금 150만원을 선고했다. 김문석 삼성전자서비스지회 양천센터 분회장은 “부당노동행위로 벌금형까지 받은 양천센터 대표가 또다시 노조원들을 탄압하고 있다”고 말했다. 양천센터 대표는 <한겨레>와의 통화에서 “징계가 아니다”라고만 밝혔다.

2012년 7월 삼성전자서비스지회 출범 뒤 협력업체들의 노조원 징계, 탈퇴 회유 등 부당노동행위 의혹은 끊이지 않았다. 조돈문 삼성노동인권지킴이 상임대표(가톨릭대 교수)는 “삼성의 무노조 경영 방침이 원청뿐 아니라 협력업체까지 이어지고 있다”며 “사회적 비판 여론에 밀려 노사 협의에 나서기도 했지만 노조에 적대적인 근본적인 태도는 변하지 않았다”고 말했다. 이에 대해 삼성전자서비스 관계자는 “노사 문제에 대해 원청이 관여하지 않는다”고 밝혔다.

저작권자 © 허프포스트코리아 무단전재 및 재배포 금지
이 기사를 공유합니다

연관 검색어 클릭하면 연관된 모든 기사를 볼 수 있습니다

#사회 #노조 #삼성 #삼성전자서비스 #삼성 노조 #노조탈퇴 #노동조합 #노조탄압 #뉴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