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영국 노동당 노선 투쟁 치열 : '제3의 길'로 리턴?

  • 허완
  • 입력 2015.05.11 10:24
  • 수정 2015.05.11 10:30

영국 노동당이 총선에서 집권 보수당에 과반 의석을 내주고 참패하자 패배 원인과 정책 노선 등을 놓고 격렬한 당내 공방이 벌어지고 있다.

이런 논란은 에드 밀리밴드의 당수직 사임과 맞물려 새 당수의 인물상 논란으로 이어지면서 5년 전 그에게 패한 뒤 정계를 떠난 형 데이비드 밀리밴드의 복귀설마저 나온다.

영국 일간 텔레그래프는 노동당이 적어도 2025년까지는 권력을 잡지 못할 것이라는 경고 메시지가 당내 최고위급 인사들로부터 나온다고 10일(현지시간) 보도했다.

노동당의 이번 총선 성적은 30년 만의 최악의 결과다. 232석을 확보하는 데 그쳐 보수당에는 99석 뒤졌고 2010년 고든 브라운 시절보다도 26석이나 적었다.

토니 블레어 전 총리는 노동당이 다시 권력을 잡으려면 분명한 방향 전환이 필요하다고 강조했다.

블레어 전 총리는 "열정과 관심뿐 아니라 야망과 포부를 위해 당이 어디에 서 있는지 보여줘야 했다"며 "노동당은 정치적 중도를 다시 회복해야 한다"고 주장했다.

1996년, 토니 블레어의 모습. ⓒGettyimageskorea

1980년 노동당 선거운동을 이끌었던 피터 만델슨은 에드 밀리밴드를 직접 겨냥해 거침없는 혹평을 쏟아냈다.

만델슨은 "파괴적인 자본주의자들에 대한 밀리밴드의 공격은 전혀 쓸모가 없었다"면서 "신노동당 노선을 포기한 것은 끔찍한 실수였다"고 비난을 퍼부었다.

노동당원인 댄 호지스는 BBC 인터뷰에서 "노동당은 권력에서 밀려나 18년을 보냈던 1980년대 이후 가장 큰 도전을 맞고 있다. 우리는 중간지대에 있는 많은 사람들은 무시한 채 가난한 이들의 편이며 부자들을 증오한다고 외쳐댔다"고 말했다.

당내 일부 의원들은 '구식 사회주의자' 스타일의 반기업 어젠다가 유권자들을 돌아서게 만들었다고 주장한 반면, 충분한 좌파 정책을 펴지 않아 패했다는 의견도 있었다.

그림자 내각의 한 장관은 선거공약을 에드 밀리밴드의 이름에 빗대어 '에드스톤', '재앙에 가까운 술책'이라고 조롱했다.

런던 출신 다이앤 애벗 의원은 이런 주장을 반박하면서 더 급진적이고 친이민 정책을 펼 것을 촉구했다. 애벗은 트위터에 "에드 밀리밴드가 지나치게 좌파적이었기 때문에 선거에서 졌다는 허무맹랑한 믿음에 충격을 받았다. 바로 이게 이민통제를 주장하는 얼간이들의 선거전략이었다"는 글을 올렸다.

논란은 어떤 인물이 새 당수가 돼야 하는가에 대한 논쟁으로 번졌다.

블레어 총리 시절 문화부 장관을 지낸 벤 브래드쇼는 새 당수와 전략을 결정할 때 더 왼쪽으로 휘청거려선 안 된다고 호소했다.

AP통신은 에드 밀리밴드가 사퇴한 뒤 미국에 살고 있는 그의 형 데이비드 밀리밴드가 영국 정계에 복귀해 다시 한 번 노동당 당수를 맡을 수도 있다는 소문이 돈다고 보도했다.

이런 전망은 노동당의 후원자이자 데이비드의 열혈 지지자인 해리포터의 저자 J.K. 롤링의 트위터 글로 더 관심을 끌었다.

데이비드에 관해 집착에 가까운 롤링의 생각은 이렇다. "에드(밀리밴드)가 열심히 했지만 형편없는 선거운동가임이 증명됐고, 데이비드였다면 훨씬 더 강력했을 것이다. 일부 당원들은 2010년 당수 선거에서 두 형제 중 잘못된 사람을 뽑았다는 신드롬에 시달린다."

에드 밀리밴드는 2010년 당권 경쟁에서 옥스퍼드 동문이자 4살 터울 형인 데이비드 전 외무장관을 이기고 마흔 살에 당수에 올라 최연소 기록을 세웠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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