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스코틀랜드독립당(SNP) 돌풍 : 영국 제3당으로 급부상

  • 허완
  • 입력 2015.05.08 12:44
  • 수정 2015.05.08 13:37

7일(현지시각) 치러진 영국 총선에서 스코틀랜드독립당(SNP)이 돌풍을 일으키면서 한차례 무산됐던 분리독립 주민투표 재추진 가능성에 관심이 집중되고 있다.

지난해 9월 주민투표에서는 55% 반대에 44% 찬성으로 분리독립이 성사되지 않았지만 8개월 만에 이뤄진 총선에서 SNP가 스코틀랜드 의석을 싹쓸이하면서 재차 주민투표 바람이 불 가능성이 커진 것이다.

이날 출구조사 결과 SNP는 스코틀랜드 지역 의석 59석에서 단 1석을 뺀 58석을 차지할 것으로 예상됐다.

의석수를 기존 6석에서 무려 52석을 늘리는 쾌거를 눈앞에 둔 셈이다. 총선을 앞두고 실시된 정당지지도 여론조사 결과들에서 예상한 50석 안팎을 뛰어넘는 의석수다.

고든 브라운 전 노동당 총리의 지역구였던 스코틀랜드 커크칼디도 SNP에 넘어갔다. 남부 페이즐리·렌프레셔 지역에서는 20세 여대생인 마리 블랙 SNP 후보가 노동당 유력 정치인 더글러스 알렉산더(47)를 꺾는 이변을 연출했다.

니콜라 스터전(44) 당수는 "선거 과정에서 SNP 의원들이 의회에 입성해 스코틀랜드의 목소리를 전하겠다고 말해왔다. 꼭 그렇게 할 것"이라면서 기쁨을 감추지 못했다.

스코틀랜드는 전통적으로 노동당의 텃밭이었으나 지난해 주민투표 과정에서 분리독립에 반대하는 노동당과 멀어져 분리독립 주민투표를 이끈 SNP로 대거 기울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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에드 밀리밴드 영국 노동당 당수. ⓒAP

How the SNP annihilated Labour - The Telegraph

스터전 당수는 선거과정에서 이번 총선이 분리독립에 대한 것은 아니라고 선을 그었다. 그는 "SNP가 스코틀랜드 의석을 전부 차지한다고 해도 또다른 분리독립 주민투표를 한다는 뜻은 아니다"고 밝혀왔다.

그러나 이번 총선 결과를 계기로 스코틀랜드 분리독립을 노리는 SNP가 제3당 지위를 토대로 영향력을 행사해 자치권을 더욱 늘리는 한편 본격적으로 다시 주민투표를 추진하고 나설 것이라고 보는 시각이 상당하다.

정치평론가 매그너스 링클레이터는 로이터통신에 "분리독립이 최종 목표인 SNP 의원들이 의외에 대거 입성할 것"이라며 "(분리독립) 압박이 생길 것"이라고 말했다.

텃밭 스코틀랜드가 떨어져 나갈 위기에 분리독립에 반대했던 노동당은 이번에 톡톡히 대가를 치르게 됐다.

노동당 그림자 내각 재무장관인 에드 발스는 "출구조사 결과가 맞다면 스코틀랜드의 끔찍한 결과 때문"이라며 선거 패배 원인으로 SNP를 지목했다.

보수당에는 역사적으로 잉글랜드와 적대 관계에 있었던 스코틀랜드가 불모지나 다름없다. 잉글랜드 정당이라는 인식이 퍼진 탓이다.

지난해 9월 분리독립 주민투표를 계기로 SNP 바람을 몰고 온 주인공은 스터전 당수 겸 스코틀랜드 자치정부 수반이다.

그녀는 "스코틀랜드의 목소리가 없는 영국 정부는 불법"이라며 스코틀랜드의 민족 감정을 자극했다.

사실 스터전 당수는 알렉스 새먼드 SNP 당수 겸 스코틀랜드 자치정부 수장이 주민투표 실패의 책임을 지고 퇴진하기 전까지만 해도 잘 알려지지 않은 정치인이었다.

그러나 총선전이 시작되고 정당대표들이 참여한 공동 TV토론에서 주목을 받기 시작해 단숨에 데이비드 캐머런 총리와 에드 밀리밴드 노동당 당수와 어깨를 나란히 하는 정치인으로 부상했다.

글래스고 대학을 나와 변호사로 활동하다 SNP에 입당한 그녀는 1999년 스코틀랜드의회에 처음 입성하면서 정치인의 길에 들어섰다.

2004년 SNP 당수에 도전했다가 출마를 철회하고 새먼드를 지지해 SNP 2인자로서 자리매김했다.

전기공의 딸인 그녀는 2010년 SNP 고위당직자인 남편과 결혼했다. 니트옷과 하이힐을 즐기는 그녀의 옷차림을 놓고 '스터전 패션' 분석기사들이 나올 정도로 인기를 누리고 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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