정부가 들고나온 '국민연금 폭탄론(2배)'에 '공무원연금 개편'이 무산됐다.
과정은 이렇다.
1. 여야 지도부, 공무원연금 개편안에 합의
- 공무원연금을 매월 더 내고, 노후에 덜 받는 구조로 변경
- 대신 국민연금 소득대체율(노후에 받는 연금액) 인상 : 40% → 50%
*소득대체율 40% : 일할 때 100 벌면 노후에 40을 준다
2. 정부 '국민연금 폭탄' 주장
- 청와대, 공무원연금-국민연금 연계는 "월권"
- 문형표 복지부 장관 "50%로 인상하면 국민연금 두 배 더 내야"(보험료율 9% → 16.69%)
*보험료율 9% : 일할 때 100 벌면 9를 연금으로 낸다
3. 보수언론 맹공격
- [중앙일보 사설] 공무원연금 개혁안, 이대로 국회 통과해선 안 된다
- [조선일보 사설] 느닷없는 '국민연금 불입금 두 배 바가지' 국민을 뭐로 보나
4. 친박계, 지도부 비난
- 서청원 등 친박계 최고위원 "다시 협상하라"
- 여당 의원총회, 지도부-야당 합의안 거부
5. 본회의서 공무원연금 개편안 무산
- 보수언론, 정치권의 문제로 보도(조선일보 1면: 무책임‧무능‧무원칙 '3無 정치')
이제 누구 말이 맞는지 따져보자.
1. 왜 공무원연금 개편에 국민연금을 연계했는가?
- 합의안 : 공무원연금 개편하면 300조원대 재정 절감 추산. 재정 절감분의 20%를 국민연금 등 공적연금 강화에 사용.
- 새정치민주연합이 강하게 요구해, 여당 지도부가 마지못해 받아들였다. 김무성 대표는 "야당의 합의를 이끌어 내기 위해서는 어쩔 수 없는 선택이었다"고 말했다.
- 새정치연합 : 노후빈곤 문제가 심각해서 인상이 불가피하다.(노인빈곤율 OECD 1위, 노인 자살률 1위, 연금 소득 최하위) 노후에 국민연금을 더 받을 수 있다면 국민들도 보험료 인상에 동의할 것이다.
2. 국민연금 2배를 더 내야 하는가?
- 합의안대로 '국민연금 소득대체율'을 50%로 인상하면 국민연금 보험료를 2배 더 내야 한다는 게 정부의 주장.(보험료율 : 월 소득의 9% → 16.69%)
- 야당 주장은 다르다. 김용익 새정치연합 의원은 "1.01%밖에 안 오른다"고 반박.
- 쉽게 말해서, 매달 200만원을 버는 노동자가 월 18만원씩 내던 보험료를 20만200원으로 올리면, 예상 연금액이 월 80만원에서 100만원으로 뛴다.(한겨레)
- '월 2만원 더 내면 노후에 월 20만원 더 받는다'는 계산이다. 실제 국민연금 설계상 단명하지만 않는다면 무조건 낸 것보다 더 받아가는 구조다.
- 정부와 야당의 예측이 다른 이유는 '국민연금 기금 소진(고갈) 시기'를 다르게 설정했기 때문이다. 저출산 고령화에 따라 2060년께 국민연금 적립금이 소진된다는 게 정설이다.
- 정부는 2100년 이후에도 적립금을 유지한다는 조건으로 계산했고, 김 의원은 2060년에 소진될 것으로 계산했다.
- 한편 친박계 경제통으로 꼽히는 이혜훈 전 새누리당 의원은 7일 이렇게 말했다.(CBS 박재홍의 뉴스쇼)
"둘 다 너무 과장해서 얘기하시는 거예요. 진실은 이 중간에 있습니다. 한 4 내지 5% 정도 더 내면 되는 정도가 사실은 진실에 가깝습니다. 그런데 양쪽이 본인의 주장이 그럴 듯하게 들리게 하려고, 무리해서 얘기를 하시면서 추계 시점을 가지고 늘렸다 당겼다 하고 계시는 거예요."
"사실 여태까지 100년 후를 고갈시점으로 한 추계를 본 적이 없습니다. 저는 이번에 복지부 장관님에 대해서 굉장히 깊이 실망을 했습니다. 이렇게 여러 가지로 굉장히 무리한 전망치를 내신 것도 좀 적절하지 않았고, 이런 전망치를 내는 타이밍도 굉장히 적절치 않았다고 생각을 합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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