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학생 20명이 성병에 걸린 텍사스의 '금욕' 고등학교

  • 박세회
  • 입력 2015.05.07 10:44
  • 수정 2015.05.07 11:10

금욕주의는 아이들의 올바른 성 가치관을 키우는 데 도움이 될까?

최근 텍사스에서 한 고등학교 학생 20명이 성병에 걸린 사실이 드러나 금욕적 성교육에 대해 다시 의문을 던지게 됐다. 허핑턴 포스트 US는 이 학교의 성병 창궐로 해당 학군의 중학교에서 ‘아이들이 성병에 걸리지 않게 조심하라’는 가정통신문을 학부형들에게 보내야 했다고 전했다.

문제의 고등학교는 텍사스 주의 크레인 학군에 위치한 학교로, 관리 당국은 성병에 걸린 학생이 전체 학생 15명 중 1 명꼴이라고 전했다.

무엇보다 중요한 건 이 학교가 지금까지 어떤 성교육을 해왔느냐는 거다.

허핑턴포스트 US에 따르면 이 학교는 일 년에 3일 성교육을 시행하는데, 그 논점은 철저하게 ‘금욕’을 강조하는 데 맞춰져 있다고 한다.

크레인 자치 학군의 2014~2015년 편람에는 “특별히 성교육에 대한 방침을 가지고 있지는 않다”고 적혀 있다. 그러므로 이 학교가 따라야 하는 텍사스 주의 성교육 방침을 보면 이렇다.

-미혼인 학생이 이성 관계에서 우선으로 선택해야 할 것은 금욕이란 걸 강조하라.

-성적인 모든 활동으로부터 떨어져 금욕적인 태도를 가르치는 데 헌신하라.

-금욕이야말로 혼전 임신을 방지하는 100% 효과적인 유일한 방법임을 강조하고 미성년자의 성적인 행위에는 트라우마가 따른다는 점을 주지시켜라.

-학생들에게 혼전에 성관계하지 않는 것이 성병과 혼전 임신을 막는 가장 효과적인 방법임을 지도하라.

-만약 성교육 과정 중에 콘돔과 피임기구의 성공률에 대한 내용이 들어간다면, 실험실에서 이론적으로 낸 통계가 아니라 현실에서 실제 사람들이 피임과 콘돔 사용에 성공하거나 실패하는 비율을 넣어라.

학생 15명 중 1명이 클라이미디아에 걸렸음에도 이 학교의 교장은 ‘금욕주의’를 또다시 강조했다. 교장이 Jim Rumage는 샌 안토니오의 ‘Express-News’와 지난 월요일에 나눈 대화에서 이렇게 말했다.

“금욕주의는 전혀 나쁜 게 아닙니다.” 그는 이렇게 이야기했다. “어린아이들은 성적인 활동을 전혀 안 하므로, 이런 질병에 안 걸리는 겁니다. 그게 나쁜 건 아니죠.”

성병을 방지하는 가장 좋은 방법이 성교를 안 하는 것이라는, 놀랍도록 단순한 그의 논리 회로로는 앞으로도 예민한 나이의 복잡한 십대들을 이해하기 힘들어 보인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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