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75분 잘 싸우던 뮌헨, 메시의 5분에 무너지다

75분부터 80분까지 메시가 맹활약을 펼치면서 뮌헨은 이 5분을 막아내지 못하며 무너졌다. 이전까지 자신의 발끝에서 전달되는 패스가 모두 차단되거나 자신에게 오는 패스 길목이 차단되어 마무리에 가담하지 못했던 메시는 두 번의 결정적인 기회에서 확실한 마무리 능력을 보여줬다. 그의 첫 골은 77분에 터졌다. 무실점으로 경기를 마치는 것이 중요했던 뮌헨 선수들에게는 뼈아픈 실점이었고, 선수들은 실점 이후 급격히 흔들리기 시작했다. 결국, 80분에도 메시의 골이 터졌다.

  • 임형철
  • 입력 2015.05.07 05:44
  • 수정 2016.05.07 14:12

로벤과 리베리, 알라바가 부상 명단에 이름을 올리면서 공격진을 정상적으로 구성하기 어려웠던 뮌헨은 75분 동안 비교적 원하는 대로 경기를 잘 풀어갔다. 물론 공격 작업에서 좋은 경기력을 보여준 것은 아니었다. 주축 선수들이 대거 빠진 공격에서는 별다른 힘을 쓰지 못했지만, 오히려 상대 공격에 대해 많은 준비를 마친 수비진의 맹활약으로 경기를 잘 버텨냈다.

전반전에 나선 뮌헨은 애초 공개된 4-4-2 포메이션의 선발 라인업과는 달리 선수들의 위치에 많은 변화를 주며 3-4-3 포메이션에 가까운 전형을 보여주었다. 오른쪽 풀백 하피냐는 오히려 왼쪽 중앙으로 이동해서 보아텡, 베나티아와 스리백에 가까운 수비 전형을 갖추었고, 왼쪽 풀백 베르나트는 윙어에 가까운 위치까지 올라가며 팀의 왼쪽 공격을 이끌었다. 또한, 람과 티아고도 중앙으로 이동해 플레이에 관여하는 빈도가 높았고, 레반도프스키와 투톱으로 나설 것이 예상됐던 뮐러도 오른쪽 측면으로 이동해 윙 포워드로 활약했다.

과르디올라 감독은 MSN 트리오를 막아내기 위해 많은 노력을 기울였다.

예상을 벗어난 뮌헨 선수들의 움직임에 바르셀로나 선수들은 당황했다. 공격에 힘을 쓰지 못하는 뮌헨에 비해 바르셀로나는 경기 내용을 지배하고 있었지만, 뮌헨의 수비벽을 뚫지 못하며 MSN(메시, 수라레스, 네이마르) 트리오가 고전한 것이다. 하피냐, 보아텡, 베나티아 그리고 그들을 돕는 슈바인슈타이거, 알론소 등의 활약으로 뮌헨의 수비벽은 준비한 대로 MSN 트리오의 패스 길목을 모두 차단했고, 바르셀로나 선수들은 결정적인 상황에서의 패스가 차단되어 마무리를 연결하지 못했다. 여기에 눈부신 선방을 보여준 최후방 수비수이자 골키퍼인 노이어의 존재감도 돋보였다. 이날 뮌헨의 수비벽은 견고했고, 그만큼 바르셀로나에 대해 많은 준비를 해왔음을, 또한 친정팀을 상대하는 과르디올라 감독이 바르셀로나를 누구보다도 잘 이해하고 있음을 반영했다.

전반 중반에 접어들자 과르디올라 감독은 또다시 포메이션에 변화를 주었다. 이번에는 애초 선발 라인업에 소개된 4-4-2 포메이션으로의 변화였다. 최소한의 인원으로 공격수를 구성한 채 전반전 내내 바르셀로나의 공격을 틀어막은 뮌헨은 체력을 비축하고 나선 후반전에 전반전보다 볼을 소유하는 시간을 늘리며 볼 점유율을 회복했다. 전반전에는 별다른 활약이 없었던 람과 티아고가 달라진 움직임을 가져가며 공격 작업에 가담하는 빈도를 늘렸고, 이로 인해 상대 진영에서 많은 패스를 주고받으며 잠시나마 경기 흐름을 지배하기도 했다. 전반전보다 수비에만 집중하지 않았던 뮌헨은 이로 인해 상대의 역습에 위기를 맞을 가능성도 커졌지만, 중요한 순간마다 반칙으로 상대의 역습을 끊어내며 역습 공격도 모두 차단했다.

이렇게 75분을 잘 버텨낸 뮌헨의 남은 시간은 20분 남짓이었다. 하지만 경기의 주인공이 서서히 모습을 드러내기 시작했다. 75분부터 80분까지 메시가 맹활약을 펼치면서 뮌헨은 이 5분을 막아내지 못하며 무너졌다. 이전까지 자신의 발끝에서 전달되는 패스가 모두 차단되거나 자신에게 오는 패스 길목이 차단되어 마무리에 가담하지 못했던 메시는 두 번의 결정적인 기회에서 확실한 마무리 능력을 보여줬다.

그의 첫 골은 77분에 터졌다. 상대가 측면 빌드업을 진행하는 과정에서 볼을 탈취한 알베스는 직선적인 돌파 후 메시에게 패스를 건넸고, 이를 받은 메시는 깔끔한 왼발 슈팅으로 굳게 닫혀 있던 뮌헨의 골문을 열었다. 무실점으로 경기를 마치는 것이 중요했던 뮌헨 선수들에게는 뼈아픈 실점이었고, 선수들은 실점 이후 급격히 흔들리기 시작했다. 결국, 80분에도 메시의 골이 터졌다. 이번에는 라키티치의 패스를 받은 메시가 보아텡과의 1대 1 상황을 제쳐낸 뒤 침착한 오른발 슛으로 두 번째 골에 성공했다. 결국, 추가 시간에 접어든 93분에는 메시의 패스를 받은 네이마르가 완벽히 무너진 뮌헨의 수비벽을 뚫어내 쐐기 골을 넣으며 3대 0 완승을 했다.

1차전을 0대 0 무승부로 마쳤을 시 뮌헨이 유리해질 가능성도 분명히 존재하고 있었다. 바르셀로나는 5월 13일 뮌헨 원정에서 챔피언스리그 준결승 2차전을 치른 뒤, 4일 뒤인 17일 일요일에 리그 우승의 판도가 걸린 AT 마드리드와의 원정 경기를 준비해야 했다. 일정에 대한 부담이 있는 상황에서 자칫 바르셀로나가 준결승전에 흔들릴 가능성도 존재했고, 일찍 리그 우승을 확정지은 뮌헨은 주말 경기에 대한 부담 없이 경기를 준비하는 것이 가능했기 때문에 결과에 대한 기대를 걸어볼 수 있는 상황이었다.

하지만 75분간 견고한 수비벽으로 좋은 경기를 펼친 뮌헨은 이후 80분까지의 5분을 막아내지 못하며 애초 준비한 계획을 수포로 만들었다. 홈에서 펼쳐질 2차전을 앞둔 뮌헨은 훨씬 어려운 상황에 놓이게 됐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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