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아동 학대의 주범은 계모 아닌 친부모

ⓒshutterstock

‘다니엘 페우카(펠카) 사건’(2013년), ‘카롤리나 사건’(2007년), ‘릴리 퍼노 사건’(2012년). 차례대로 영국, 독일, 미국에서 크게 이슈가 됐던 사건들이다. 사건은 계부나 계모가 저질렀지만, 사건명은 모두 학대 피해자인 아동의 이름을 땄다.

일러스트레이션 박민희

비슷한 시기(2013년 10월), 울산 울주에서 숨진 만 일곱살 서현이 사건을 기록하는 우리의 방식은 조금 다르다. ‘울산(울주) 계모 아동학대 살해 사건’. 외국과 달리 피해자가 아닌 가해자, 그것도 가해자가 피해자와 어떤 관계에 있는지를 따져서 사건에 이름을 붙인 것이다. 이는 울산지방검찰청이 서현이 사건과 관련해 500여쪽에 이르는 방대한 수사공판자료집을 내면서 붙인 공식 사건명이기도 하다.

실제 계모는 아동학대 하면 가장 먼저 떠올리는 단어 중 하나로 꼽힌다. 장화홍련, 콩쥐팥쥐 등 동화 속 계모의 학대는 현실에서 언론 등을 통해 확대재생산되고 있다. 김지혜 남서울대 교수(사회복지학)는 “매스컴을 통한 아동학대 사망 사건은 계모나 게임중독자 등 특이한 사람에 의해 발생하는 것이라는 편견을 갖게 한다. 하지만 실제 사망 사건을 분석해 보면 친부모에 의한 학대 사망 사건이 제일 많다”고 말했다.

6일 <한겨레>가 2008~2014년 아동학대 사망 사건 107건(가해자 확인 불가 5건 제외)을 분석해봤더니, 계모가 가해자인 경우는 8건으로 전체의 7.5%에 그쳤다. 나머지는 대부분 친부모가 저지른 것이다. 사망 사건을 아우르는 전체 아동학대 수치를 봐도 마찬가지다. 2014년도 중앙아동보호전문기관의 ‘2014년도 아동학대 통계(속보치)’를 보면, 계모에 의한 건 전체의 2.4%(240건)에 그쳤다.

계모가 아동학대의 상징, 잔인한 가해자로 묘사되는 건 현실과 동떨어진 ‘신화’에 가깝다. ‘계모 콤플렉스’는 되레 가해자 대부분이 친부모인 현실을 왜곡하고 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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