상단영역

본문영역

폴 매카트니의 친구가 되는 방법

"전세계 투어공연을 하며, 매년 수만관중들 앞에서 3시간 동안 콘서트를 할 수 있는 에너지는 어디서 나오는가?" 그는 간단하게 대답한다. "채식을 하고 동물을 사랑하며 친환경적인 생활을 하기 때문이다" 이번 한국 공연을 계기로 박원순 시장, 박찬욱 감독, 배철수씨, 윤도현씨 등이 폴 매카트니의 에코프렌즈가 됐습니다. 일주일에 하루 채식하면, 당신도 폴의 친구가 될 수 있습니다.

  • 이현주
  • 입력 2015.05.07 07:38
  • 수정 2016.05.07 14:12

사람들은 구소련을 붕괴시킨 주역이 고르바초프의 '페레스트로이카'가 아니라 비틀스의 락앤롤이었다고 말한다. 그들의 음악에는 영혼을 자유롭게 만드는 마약과도 같은 뭔가가 있었기 때문이다. 나는 이번에 폴 매카트니 공연에 에코프렌즈 행사를 진행하면서 지난 비틀스의 명반들과 동영상들을 매일 밤마다 공부하듯 틀어놓았다. 도대체 무엇이 이토록 전 인류를 열광케 하고 자유롭게 하는가 궁금하기도 했고, 폴 매카트니의 사상에 가장 적합한 에코프렌즈는 어떤 사람들이어야 할까에 대한 답을 얻기 위함이었다.

폴 매카트니 공연에 박원순 시장, 박찬욱 감독, 배철수씨, 윤도현씨가 초청된 이유는?

우리나라처럼 초고속인터넷이 발달한 문화환경 속에서 유명인들이 자신의 소신을 발언하기란 쉽지 않다. 특히 '고기없는월요일'운동과 같이 국내에서 아직 잘 알려져 있지 않은 환경이슈에 목소리를 내는 것은 더욱 어렵다. 이번 폴 매카트니의 내한공연에 한국고기없는월요일(Meat Free Monday Korea)의 에코프렌즈로 선정된 분들을 섭외하는 것은 그만큼 쉬운 일이 아니었다.

사람들은 유명인들이 가진 것들을 부러워하지만, 유명한 만큼 치러야 하는 세금도 만만치 않다. 말 한마디 잘못하면 실시간 검색어 1위에 몇 초도 안되어 올라가는 우리나라 연예계는 보통 정신력으로는 버티기 힘든 곳이 아니던가. 이러한 상황 속에서 우리의 활동에 대해 지지의사를 표명해줄 것과, 공식적인 초청에 응하는 것은 유명인들로서는 쉽지 않은 선택이었으리라.

제일 처음 초청리스트에 오른 박원순 서울시장은 잘 알려진 그대로 소탈하고 꾸밈 없는 분이다. 지난 3월13일 서울시청을 방문했을 때, 우리에게 주어진 시간은 식사를 함께 하고 난 후 30분 정도였다. 그러나 그는 우리와 함께 식사를 하면서부터 시작된 다양한 채식정책에 관한 아이디어들을 두 시간이 넘도록 쏟아냈다. 이미 예상을 뒤엎는 파격적인 행보로 유명한 그였지만, 이 정도일 줄은 정말 몰랐다. 마치 어린아이가 자신이 좋아하는 놀이에 대해 열정적으로 몰입하여 설명을 하듯, 그는 "나의 건강비결은 채식이고 고기없는월요일의 활동가로 자원하겠다"며 동석한 사람들에게 용기와 희망을 줬다.갑자기 명함을 꺼내보이더니, 멸종위기에 처한 새들을 명함에 넣어 다니는 이유를 아느냐고 물었다. 알리기 위해서라고 했다. 이제부터는 명함 한쪽에 '일주일에 하루 채식하면 환경과 건강을 살린다는 Meat Free Monday'를 넣어 다녀야겠다고 했다. 이런 시장이라면, 정말로 서울시를 친환경도시로 만들 수 있겠구나 싶었다. 그로부터 한 달 뒤, 그는 서울에서 열린 이클레이 세계총회(ICLEI World Cograss)에서 회장으로 선출되었고, 서울시는 '글로벌 최우수 도시상'을 수상했다. 그런 그를 폴 매카트니의 에코프렌즈 넘버원으로 선택하는 것은 주저할 필요가 없는 일이었다.

비가 내리는 공연장에서 폴 매카트니의 팬이 되어 공연을 즐기는 박원순 시장 부부

[올드보이]로 깐느영화제 심사위원대상을 거머쥐었던 박찬욱 감독이 그 다음 리스트에 올랐다. 나는 기존에 잘 알려진 채식연예인들보다는, 세계적 인지도를 가진 유명인들 중에서 보다 많은 대중들에게 어필할 수 있는 강렬한 카리스마가 있는 분을 초청하고 싶었다. 얼핏 생각하면, 최민식씨가 열연했던 장면, 살아 있는 문어를 통째로 먹방하는 씬은 정말로 채식하는 사람들과는 정 반대에 서 있는 사람처럼 느껴질지도 모른다. 그러나 그의 작품들은 하나같이 인간본성에 대해 우리가 아직 두려워서 밟아보지 못했던 영역을 두드리는 무언가가 있었다. 그건 딱딱하게 굳어져버린 타성에 젖은 사고를 흔들어 깨우는 일종의 경고일지 모른다. 그는 우리에게 마치 잠들기 어려운 깊은 밤에 쓴 글처럼, 아니 남들이 아직 일어나지 않은 이른 새벽에 쓴 글과 같은 느낌으로 메시지를 보내왔다.

미세먼지농도가 높아지는 날이면 우리는 늘 중국을 비난하곤 했습니다.

하지만 절반 정도의 미세먼지가 국내에서 만들어진다는 사실이 밝혀졌습니다.

남 탓만 해서는 아무 일도 해결되지 않는다는 사실까지 덩달아 밝혀진 셈입니다.

황사마스크 쓰고 몇 날 며칠 고생하던 중 드디어 비가 내립니다.

자고 나니 날이 갰습니다.

깨끗해진 하늘을 우러르고 신선한 공기를 마시면서 우리는 생각합니다.

'그래, 이런 게 진짜 봄이지.'

봄입니다.

우리가 당장 할 수 있는 일부터 합시다.

더 이상 남 탓은 말고.

폴 매카트니 OutThere 콘서트장에 모인 에코프렌즈들

​오랫동안 팝의 거장들과 소통해오면서 관련 방송을 진행하며 꾸준한 인기를 얻고 있는 방송인 배철수씨는 내가 사춘기 시절 좋아했던 그룹 [송골매]의 껄렁껄렁한 오빠였다. 세상에 저렇게 생긴 사람은 정말 단 하나밖에 없을 거라는 확신이 들 만큼 독특한 스타일의 그가 최근 우리에게 보여주는 젠틀하고 멋스러운 중년신사의 모습은 나이가 든다는 것도 꽤 괜찮은 일이구나를 느끼게 해줬다. 추억을 떠올리게 하는 아티스트를 내가 진행하는 환경운동을 통해 만나게 된다는 것, 그 자체만으로도 내겐 행복한 일이다. 그는 비틀스의 거리로 알려진 [에비로드]를 방문하고 관련 특집방송을 여러 번 진행했던 비틀스와 폴 매카트니의 마니아다. 사랑하면 모든 게 다 이해가 되는 그런 것처럼, 그는 폴 매카트니가 진행하는 활동에 대한 지지의사를 밝히는 것에 주저하지 않았다.

비틀스, 폴 매카트니의 음악은 처음 들었을 때부터 지금까지 세상과 또 제 자신에게 큰 영향을 미쳤습니다.

폴 매카트니의 열렬한 팬으로서 그의 모든 활동을 전적으로 지지하며 동의를 표합니다.

특히 meat free monday 운동은 간결하면서도 누구나 할 수 있는 행동입니다.

무엇보다 지금 생각해봐야 하는 일입니다.

환경에 대한 인식의 전환과 실천은 더 이상 늦출 수 없습니다.

박원순 시장 내외, 현대카드 정태영 사장과 유희열씨가 MFM 피켓을 들고 인증샷을!

요즘처럼 음원이 나오자마자 차트에 오르는 초고속 인터넷 문화권에서는 사라진 홍보방법 중 하나. 80, 90년대 음악들은 방송에 노출되기 전, 사람들이 많이 다니는 신촌이나 종로, 명동과 같은 음악카페에 먼저 데모CD를 돌려 자신의 음악을 알리곤 했다. 90년대 중반, 나는 신촌의 카페에서 시원하게 터지는 목소리로 '타잔'을 외치는 어떤 낯선 목소리를 들었던 기억이 난다. 동석했던 지인들끼리 '저 가수 누구냐, 분명 크게 될 거다 '라며 이구동성으로 탄성을 자아내게 했던 목소리의 주인공은 바로, 윤도현씨였다. 방송에서 그를 지켜볼 때마다 늘 처음 들었던 그 신선함이 떠올랐고 저절로 응원을 하곤 했었다. 최근 폴 매카트니는 한 인터뷰에서 한국 젊은이들의 락을 좋아한다고 말한 적이 있다. 나는 그 젊은 락이 윤밴이기를 바랬다. 윤도현밴드는 영국을 비롯하여 유럽 여러 곳에서 공연을 하며 한국락을 알리고 있다. 비틀스의 락과 윤밴의 락은 음악인이 아닌 내가 들어도 많이 다르게 들린다. 하지만, 락스피릿(Rock Spirit)이란 손가락을 치켜들지 않아도 영원한 법이다. 락이 추구하는 자유와 해방의 메시지는 시대를 초월한 사랑의 메시지가 아니던가. 최근까지 [애니멀즈] 방송을 통해 동물을 사랑하는 모습을 보여주었던 그는 유기견 보호활동에도 적극적으로 참여하는 동물애호가다. 그의 박력 넘치는 메시지는 역시 그다웠다.

폴 매카트니의 공연을 한국에서 볼 수 있다는 엄청난 흥분감은 말로 표현하기 힘듭니다.

비틀스의 음악은 ...아마 지구가 존재하는 한 전세계인들에게 영원히 살아 있을 것 같습니다.

음악을 만드는 여정은 길고도 험하지만, 세상이 사랑한 음악을 만들고 가지고 있다는 건 긴 여정만큼 행복한 일일 겁니다

또한 폴 매카트니의 음악활동과 더불어 그의 환경활동 Meat free monday 운동에도 동참해 볼 생각입니다

지구는 우리가 지금도 살아가고 있고, 우리의 미래에도 살아가야 할 땅이니까요.

MJ Kim / MPL

폴 매카트니, " 내 건강의 비결은 채식"

올해 73세의 폴 매카트니는 매 공연마다 무대를 뛰어다니며, 일렉기타, 클래식기타, 전자키보드, 업라이트피아노를 옮겨다니며 혼신의 힘을 다해 노래한다. 그는 비틀스 시절의 원곡들 키를 전혀 낮추지 않고, 그대로 부르기로 유명하다. 이번 한국공연에서 그는 3시간 동안 물 한번 마시지 않고, 게스트 한 명 없이 무대위를 뛰어다니며 30여곡의 곡들을 열창하고, 떼창을 하는 팬들을 리드하여 많은 사람들을 놀라게 했다. 사람들은 열광하여 전철이 끊긴 시간까지 비 내리는 잠실운동장을 떠나지 않았다.

그는 최근 런던에서 열린 건강포럼에 유명한 의료진들과 함께 연사로 초청되었는데, 강연주제는 "내가 전세계 투어공연을 하며, 매년 수만관중들 앞에서 3시간 동안 콘서트를 할 수 있는 에너지는 어디서 나오는가?" (How does Paul McCartney have the energy to put on epic 3-hour music concerts in front of tens of thousands of people year after year on international tours?) 였다. 그는 간단하게 대답한다. "채식을 하고 동물을 사랑하며 친환경적인 생활을 하기 때문이다"

그의 채식주의자로서의 행보는 유명하다. 세계투어를 위해 함께 이동하는 그의 스텝들만 해도 거의 90여명, 한국 공연의 경우 전체 스텝만 700여명인데, 이들은 공연전달, 당일, 다음날 총 3일은 무조건 채식을 해야 한다. 심지어는 때로 관객들조차도 육식을 공연장에 반입시키지 못하도록 하기도 한다. 그는 "도살장이 유리벽으로 둘러쌓여 있다면 세상의 모든 사람들은 채식주의자가 되었을 것이다" 라고 말했고, Glass Wall 이라는 동영상을 제작하고 나레이션을 직접 맡기도 했다. 그리고 2009년 유럽의회에서 '일주일에 하루 채식을 하면, 기후변화를 늦출 수 있다'고 제안한 뒤 36개국에서 고기없는월요일을 진행하게 만든 장본인이다.

Meat Free Monday 론칭 행사에서 폴과 에코프렌즈들

폴 매카트니의 에코프렌즈들

세계적으로 가장 유명한 채식주의자이자 동물운동가인 폴 매카트니의 주변에는 너무나 많은 에코프렌즈(Eco Friends)들이 있다. 가장 가까운 예로는 유방암으로 사망한 린다 매카트니(현재 대림미술관에서 사진전이 열리고 있다)와 사이에 태어난 스텔라 매카트니로, 그녀는 폴과 함께 Meat Free Monday 운동을 진행하며 모피반대 캠페인도 적극적으로 전개하고 있다.

폴 매카트니와 떼려야 뗄 수 없는 비틀스의 존 레논이 살아있었다면 그는 지금쯤 어떤 활동을 하고 있었을까? 존 레논 사망 이후, 미망인 오노 요코는 폴이 진행하는 Meat free monday 운동의 서포터로 폴을 돕고 있다. 존 레논과 오노 요코는 반전, 반핵의 메시지를 담은 평화퍼포먼스(Give peace a chance)로 유명하다. 그들의 세기적인 사랑은 많은 이들을 울리고 설레게 했는데, 특히 침대 위에서 벌렸던 Peace 퍼포먼스로 더 유명하다. 아마 존 레논이 살아있었다면, 지금쯤 폴과 함께 Meat Free Monday 운동을 하며 전세계 투어공연을 하지 않았을까? 갑자기 그가 그리워진다.

나는 한국고기없는월요일(Meat FreeMonday Korea) 을 통하여, 채식이냐, 육식이냐의 논쟁에서 벗어나 건강과 환경을 생각하는 일주일의 하루 쉼표를 찍어보는 에코라이프스타일을 제안하고 싶었다. 우리의 활동을 위해 유명인들의 지지가 대중적 공감대를 형성하는 데 중요한 역할을 해줄 수 있을 것이다. 우리의 초청에 흔쾌하게 응해주신 박원순 시장, 박찬욱 감독, 배철수씨, 윤도현씨께 다시 한 번 감사의 뜻을 전한다. 또한 이 모든 활동의 장을 마련해주신 폴 매카트니경께 무한한 존경과 감사의 마음을 바친다.

폴 매카트니는 박원순 시장과 면담을 통해 세월호 참사 유가족들을 위해 애도의 메시지를 전했다. "강해지세요, 사랑을 담아, 폴"

지구를 위한 아름다운 실천 , Meat Free Monday!

이번 한국 공연을 계기로 박원순 시장, 박찬욱 감독, 배철수씨, 윤도현씨 등이 폴 매카트니의 에코프렌즈가 됐습니다. 일주일에 하루 채식하면, 당신도 폴의 친구가 될 수 있습니다.

* 관련 글 : 일주일에 하루 채식하면 어떤 변화가 올까?

www.meatfreemonday.co.kr

www.facebook.com/mfmkorea

저작권자 © 허프포스트코리아 무단전재 및 재배포 금지
이 기사를 공유합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