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이승우 논란 : 히딩크가 말하는 유망주의 조건

  • 허완
  • 입력 2015.05.06 13:23
  • 수정 2015.05.06 14:19

어린 선수이기 때문에 얼마든지 경기 중에 자신의 움직임을 놓친 동료에게 짜증 섞인 제스처를 보이고, 감독의 교체 사인에 기분 나쁜 표정을 지으며, 대표팀 경기 후에 “소속팀에서는 이렇게 축구를 하지 않는다”고 말할 수 있다. 골 기회를 놓치고는 광고판을 걷어차고, 최연소 국가대표가 되고 싶다고도 할 수 있다.

그러나 이 사랑스러운 어린 선수의 행동에 대한 우리의 대답은 얼마나 중요한가. (조선일보 5월5일)

며칠 새 축구팬들 사이에서 널리 회자되고 있는 칼럼 중 일부다. 이영표 KBS 해설위원의 글이다. 이 글은 한국 축구의 유망주로 꼽히는 이승우(17)가 최근 수원에서 열린 JS컵 국제청소년대회에 출전해 보여준 모습과 맞물려 적지 않은 반향을 일으키고 있다.

1일 수원월드컵경기장에서 열린 2015 수원 JS컵 U18 국제청소년 축구대회 대한민국과 벨기에의 경기에서 한국 이승우(오른쪽)가 후반 교체되고 있다. 왼쪽은 안익수 감독. ⓒ연합뉴스

이영표 위원은 2002년 당시 네덜란드 최고의 유망주로 꼽히던 아르연 로번을 히딩크 감독이 어떻게 조련했는지 소개하며, “우리는 이승우에게 경기력 외적인 부분에서 더 많은 것을 요구해야 한다”고 지적했다.

이번에는 거스 히딩크 네덜란드 축구대표팀 감독이 직접 입을 열었다. 때마침 한국을 찾은 히딩크 감독이 6일 연합뉴스 취재진과 만나 꺼낸 얘기다.

“창조적인 유망주에게는 어른의 사랑도 중요하지만 강한 규율이 필요하다.” - 거스 히딩크

세계적 명문 구단인 FC바르셀로나의 유스팀 소속인 이승우는 단 하나의 공격포인트도 기록하지 못한 채 대회를 마쳤다. 평가는 냉정하다.

우루과이전과 벨기에전에서 드리블 능력을 선보여 팬들의 눈을 사로잡았지만, 국내 지도자들의 생각은 다르다. 축구대표팀의 핵심 관계자는 “피지컬도 문제지만 바르셀로나급 선수에게 기대했던 것만큼의 플레이는 아니었다”며 냉정한 평가를 했다. 사실상 울리 슈틸리케 감독의 대표팀 발탁 가능성은 사라졌다. 올림픽팀도 마찬가지다. (한겨레 5월4일)

경기력에 대한 평가와 함께 이승우의 거침없는 언행을 놓고도 논란이 이어진다. 히딩크 감독은 이영표 위원과 비슷한 견해를 피력했다. 유망주들에게는 일정한 ‘가이드라인’이 필요하다는 것.

히딩크 감독은 이에 대해 “로번을 거칠게 다루려고 한 게 아니라 야망과 재능을 가진 한 어린 선수를 바르게 인도하기 위한 것이었다”고 설명했다.

그러면서 “유망주들도 실수를 저지르게 마련이며 그 실수를 통해 다음 단계로 나아간다”고 덧붙였다.

히딩크 감독은 축구계의 어른들이 유망주들을 사랑과 열정으로 보살펴줘야 한다면서도 그들을 바른 방향으로 인도해야 할 책임도 있다고 강조했다.

(중략)

히딩크 감독은 “내가 어린 로번을 엄격하게 대한 것은 그게 로번이어서가 아니다. 젊은 유망주라면 누구나 그런 가이드라인이 필요하기 때문이었다”고 재차 강조했다. (연합뉴스 5월6일)

이영표 위원의 칼럼에는 이런 대목이 있다.

히딩크 감독은 매 경기 맹활약을 펼친 로번에게 칭찬은커녕 왜 올바른 마음가짐을 가지고 경기를 해야 하는지 끊임없이 말해주었다. 나는 가끔 로번이 독단적이고 팀 전체를 생각하지 않는 행동을 할 때에도 엄청난 잠재력과 어린 나이를 생각하면 어느 정도 눈감아 줄 수 있다고 생각했다. 하지만 히딩크 감독은 경기장 안팎에서 17세짜리 선수가 축구 선수의 기본을 지키지 않는 모습을 단 한 번도 허락한 적이 없었다. (조선일보 5월5일)

그러니까, 이건 어쩌면 축구선수의 ‘기본’에 대한 얘기일지도 모른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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