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나치수용소 해방 기념식 참석한 메르켈, "과거 잊지 않겠다"

  • 허완
  • 입력 2015.05.04 10:38
  • 수정 2015.05.04 11:21

앙겔라 메르켈 독일 총리가 3일(현지시간) 최초의 나치 강제 집단수용소인 바이에른주 다하우 수용소를 찾아 나치 과거사를 잊지 않겠다고 또 다짐했다. 독일 현직 총리가 수용소 해방 기념식에 참석한 것은 처음이다.

메르켈 총리는 이날 연설에서 "나치와 생각, 신념 등이 다르다는 이유로 수용소에 갇히고 고문받고 죽임을 당했다"면서 "우리는 희생자들을 위해, 또한 우리 자신을 위해, 그리고 미래 세대를 위해 이를 기억하겠다"고 말했다.

메르켈 총리는 나치의 유대인 대학살과 관련해서는 유대인에 대한 맹목적 적대감의 배격도 강조하고, 법이 허락하는 한 인종차별과 반유대주의 같은 것이 설 자리가 없게끔 하겠다고 덧붙였다.

그는 수용소 생존자들에게도 나치 과거사를 생생하게 들려주는 산증인이라며 사의를 표했다.

그는 2차 세계대전 종전 70돌 기념일(8일)을 앞두고 전날 내놓은 주간 팟캐스트 영상에서 역사에는 결말(Schlussstrich·종지선)이 없다는 견해를 밝히며 다시 한 번 과거사 직시와 반성을 강조했다. 이 언급은 영상에서 질문자가 나치에 점령당해 피해를 본 그리스가 제기한 배상 문제를 예로 들면서 후대 세대들의 과거사 부담 거부 정서를 거론한 데 대해 답하는 과정에서 나왔다.

이날 기념식에는 당시 수용소 생존자 138명과 해방군으로 역할한 미군 퇴역군인 6명도 참석했다.

이들 중 프랑스, 체코, 이스라엘인 생존자는 연설에서 미군이 수용소 해방군으로 당도했을 당시의 희열과 수용소의 처참했던 실상을 전하기도 했다.

다하우 수용소는 1933년 3월 만들어져 20만 명이 거쳐갔다. 1945년 4월 29일 미군에 의해 해방되기까지 공식적으로 3만 2천 명이 이곳에서 숨졌다. 그러나 당시 기록 누락이 많아 실제 숨진 이들은 4만 1천 500명을 헤아린다고 독일 언론은 전했다.

연간 80만 명이 방문하는 기념관으로 탈바꿈한 다하우 수용소는 작년 11월 '노동이 너희를 자유롭게 하리라'라는 뜻의 출입문 간판 원본이 사라지는 사건을 겪었지만, 지난달 29일 복원했다. 다하우 해방 기념행사는 매년 해방일을 지난 첫 일요일에 개최돼 왔다.

앞서 메르켈 총리는 기념식과 관계없이 2013년 8월 현직 총리로는 처음 이곳을 찾아 "깊은 슬픔과 수치심을 느낀다"고 밝혔으나, 당시는 총선을 앞둔 때라 '선거용 이벤트'라는 비판을 받았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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