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이스라엘판 볼티모어? 경찰 흑인 폭행 영상에 항의시위

  • 허완
  • 입력 2015.05.04 08:43
  • 수정 2015.05.04 10:17

이스라엘에서 경찰이 에티오피아 출신 흑인 군인을 무자비하게 폭행하고 제압하는 영상이 공개되면서 격렬한 항의시위가 벌어졌다.

최근 미국에서 흑인 용의자가 이송 과정에서 경찰의 부당한 대우로 숨져 흑인 사회가 격분했던 볼티모어 사태와 여러모로 닮았다.

AP, AFP통신에 따르면 이스라엘 경제 수도 텔아비브에서 3일(현지시간) 경찰의 에티오피아 출신 군인 폭행에 항의하는 대규모 시위가 벌어져 경찰과 격렬히 충돌했다.

시위대는 돌과 물병, 의자 등을 집어던지며 관공서 진입을 시도했으며 경찰은 섬광탄과 물대포, 최루가스를 쏘며 대치했다.

이스라엘 일간 하레츠는 최소 46명이 부상했으며 이 중 23명이 경찰이라고 전했다.

경찰 대변인 루바 삼리는 "많은 시위대가 체포됐다"고 밝혔다. 경찰은 시위대를 3천명 규모로 추산했고 주최측은 1만 명이라고 주장했다.

시위대는 폭력 경찰이 구속돼야 한다며 평등한 대우를 요구했다. 이들은 행진하면서 두 팔을 엇갈리게 들어 수갑을 찬 모습을 연출하기도 했다.

에디 매코넨(34)은 AFP에 "흑인으로서 나는 오늘 시위에 나올 수밖에 없었다"면서 "개인적으로 경찰의 폭력을 겪은 적은 없지만 내가 속한 커뮤니티에 공격이 이뤄진 것"이라고 말했다.

앞서 시위대는 혼잡한 시간대에 고속도로를 막아 극심한 차량정체를 유발했다가 경찰에 강제 해산당했다.

항의시위는 최근 경찰 2명이 이스라엘 군복을 입은 에티오피아 출신의 흑인 다마스 파케데를 과도하게 제압하는 영상이 지난달 26일 공개되면서 촉발됐다.

영상에는 파케데가 자전거를 타고 경찰 통제구역을 지나가려다 제지당한 뒤 경찰 2명에게 심하게 맞으며 제압당하는 장면이 찍혔다.

파케데는 경찰 손에서 풀려난 뒤 옆의 돌을 집어들었다가 주변에서 경찰 2명이 더 뛰어와 4명과 대치하게 되자 돌을 내려놨다.

파케데는 현지 방송 채널2에 "이번 사건은 인종적 동기로 발생한 것이며 영상이 없었다면 나는 계속 구금됐을 것이고 아무도 나를 믿어주지 않았을 것"이라고 말했다.

이스라엘에는 13만5천 명의 에티오피아 유대인이 살고 있다. 이들 대부분은 1984년과 1991년 두 차례에 걸쳐 이스라엘로 넘어왔으나 주류 사회 진출에는 어려움을 겪고 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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