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메이웨더의 여성 폭력이 파퀴아오를 영웅으로 만드는 건 아니다

  • 박세회
  • 입력 2015.05.02 11:04
  • 수정 2015.05.02 15:11
Boxers Floyd Mayweather Jr., left, and Manny Pacquiao pose for photographers during a press conference Wednesday, April 29, 2015, in Las Vegas. The pair are slated to square off Saturday in Las Vegas. (AP Photo/Chris Carlson)
Boxers Floyd Mayweather Jr., left, and Manny Pacquiao pose for photographers during a press conference Wednesday, April 29, 2015, in Las Vegas. The pair are slated to square off Saturday in Las Vegas. (AP Photo/Chris Carlson) ⓒASSOCIATED PRESS

매니 파퀴아오와 플로이드 메이웨더 주니어의 역사적인 결전을 앞두고 많은 언론이 이를 '창과 방패'의 싸움이라며 호들갑을 떨고 있다. '세기의 대결'이라는 데는 이견이 없다. 그러나 몇명 사람들이 이를 '선과 악'의 대결로 몰아가는데는 문제가 있다.

메이웨더를 사람들이 싫어하는 데는 이유가 있다. "내가 무하마드 알리보다 못하다고 생각하지 않는다"는 메이웨더의 건방진 발언과 오만한 태도는 애교 수준이다. 2002년 가정폭력으로 유죄 판결을 받았고, 2004년에는 나이트클럽에서 여성들을 폭행했다.

2011년에는 자기 세 아이의 엄마인 전 여자친구 조시 해리스를 폭행한 혐의로 90일 형을 받기도 했으며 더욱 무서운 건 이 남자가 자신의 이런 행동에 대해 크게 뉘우치는 태도를 보여준 적이 별로 없다는 사실이다.

그러니 파퀴아오 얘기를 하기 전이 분명하게 못을 박고 넘어가야겠다. 그 누구도 메이웨더가 범법자이며 인간말종이라는 데 토를 달지 않는다는 것이다.

그러나 허핑턴포스트 US의 루시 맥칼몬트(Lucy McCalmont)는 메이웨더의 악행으로 파퀴아오를 '선의 상징' 또는 '영웅'으로 추앙하는 건 위험하다고 지적한다.

그녀가 말한 바로는 첫째, 파퀴아오는 여성의 인권에 대해 심각하게 잘못된 견해를 지지하는 정치가다. 파퀴아오가 필리핀의 국회의원이던 시절 그가 피임과 가족계획에 대한 예산을 늘리자는 법안에 반대하며 어떤 발언을 했는지 살펴보자.

신은 우리에게 '생육하고 번성하라'고 하셨습니다. 그는 절대 한두명의 아이를 가지라고 말하지 않았습니다.

(중략)

콘돔을 사용하고 임신 중절을 하는 건 죄악입니다. 우리 부모님은 가난했지만 4명의 아이를 길렀습니다. (생육은) 매우 힘든 일이지만 우리가 감내해야 할 의무입니다. -USA TODAY(2011년 5월 20일)

둘째, 기독교에 대한 신앙심으로 거듭 태어난 파퀴아오는 동성결혼과 동성애에 대해서도 매우 잘못된 견해를 가지고 있다.

신은 남자와 여자만이 함께하고 합법적으로 결혼할 수 있기를 원합니다. (중략) 전 동성연애를 반대하는 게 아닙니다. 제겐 게이인 친척도 있습니다. 그들이 그런 식으로 태어났다면 우리가 어떻게 하겠습니까? 그러나 제가 지적하고 싶은 것은 이런 행위가 신의 명령을 거스르는 것이란 점입니다. 제 견해를 말하라면 동성결혼이 신의 법을 어기는 거라는 점만 밝히겠습니다.-ABC NEWS(2012년 5월 16일)

그러니 이 천재 복서 둘의 싸움을 정치와 가치관으로부터 멀어지게 하라. 자칫 하다 파퀴아오가 이런 프레임 속에서 이기는 날에는 선의 상징으로 자리매김해서 필리핀의 여성 인권이 20년 전으로 되돌아갈지도 모른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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