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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성적보다 부모와 관계가 아동 행복감에 더 큰 영향"

ⓒShutterstock / Pixel 4 Images

초중생 5명 중 1명, 자살 충동 경험"…이유는 '부모와의 갈등' 최다

주관적 행복도는 OECD 하위권…2006년 첫조사 이후 처음으로 '탈꼴찌'

어린이와 청소년의 행복도에는 가정의 생활수준이나 학업 성적보다는 부모와의 행복도가 더 큰 영향을 미친다는 연구 결과가 나왔다.

연세대 사회발전연구소 염유식 교수팀이 1일 발표한 '2015 어린이 청소년 행복지수 국제비교 연구'에 따르면 제주도를 제외한 전국에서 초등 4학년∼고교 3학년을 대상으로 한 설문조사에서 이 같은 결과가 나왔다.

사회발전연구소는 2009년 이후 매년 한국방정환재단의 지원을 받아 같은 연구를 수행하고 있는데, 이번 연구는 지난 3∼4월 초등학생 2천91명, 중학생 2천611명, 고등학생 2천829명을 대상으로 진행됐다.

연구팀은 '매우' 혹은 '대체로' 행복하다고 응답한 정도를 따져 1점 만점으로 '행복도'를 조사했다.

가정형편이 '중'이더라도 부모와의 관계가 나쁜 경우(0.78점)와 부모와의 관계가 좋은 경우(0.91점) 사이 차이가 컸다.

가정형편이 '하'이더라도 부모와의 관계가 좋은 경우의 행복도는 0.82점으로, 가정형편이 '상'인데 부모와의 관계는 나쁜 경우의 0.80보다 높았다.

마찬가지로 성적이 좋을 때보다도 부모와의 관계가 좋을 때 행복도가 높았다. 성적이 좋지만 부모와의 관계가 나쁠 때의 행복도는 0.81점이었고, 성적은 나쁘지만 부모와의 관계가 좋은 응답자의 행복도는 이보다 0.1점 높은 0.91점이었다.

조사 대상 5명 중 1명꼴인 19.8%는 자살 충동을 느낀 적이 있었다.

초등학생의 14.3%, 중학생의 19.5%, 고등학생의 24.0%는 자살 충동을 경험한 적 있다고 답했다.

자살 충동을 경험한 이유로는 '부모와의 갈등'(초등학생 44.0%·중학생 44.4%·36%)이 가장 많았다. 초등학생들은 '주위 무관심'(10.1%)을, 중학생은 '친구 갈등'(12.7%)을, 고등학생은 '성적하락'(19.3%)을 각각 자살 충동의 두 번째 이유로 들었다.

한편 초등학생의 경우 스마트폰을 적당하게 사용하면 공부 스트레스가 줄어든다는 조사 결과도 나왔다.

공부스트레스를 느낀다고 답한 학생들은 스마트폰을 3시간 이상 사용하는 경우(12.4%) 뿐 아니라 전혀 사용하지 않는 경우(8.4%)도 높은 편이었다. 반면 스마트폰 사용시간이 1시간 미만(5.1%)이거나 1∼3시간(5.8%)일 때는 상대적으로 낮았다.

초등학생들은 잠을 자는 시간이 길수록 자살이나 가출 충동이 낮았다.

가출충동은 수면시간이 8시간 미만인 경우 25.9%이나 됐지만 8∼9시간인 경우는 16.4%, 9시간 초과일 때는 13.9%로 수면시간이 길수록 낮았다.

마찬가지로 자살 충동도 수면시간 8시간 미만일 때 20.4%, 8∼9시간일 때 12.8%, 9시간 초과일 때 12.3% 등으로 자는 시간이 길면 낮았다.

연구팀은 자신의 건강 상태에 대한 판단, 학교생활에 만족하는 정도, 삶에 대해 만족하는 정도, 소속감·외로움을 느끼는 정도를 파악해 '주관적 행복도'를 조사했는데, 한국은 2006년 첫 조사 이후 처음으로 올해 최하위를 면했다.

OECD 평균을 100점으로 할 때 한국 어린이·청소년의 주관적 행복도는 90.4점으로 조사돼 작년 조사때의 74점보다 16.4점이나 상승했다. 한국은 그동안의 조사에서는 60점대 중반~70점대 중반의 점수에 머무르며 가장 낮은 점수를 받았었다.

경제협력개발기구(OECD)의 23개 회원국 중 19위에 해당하는 점수로, 16~18위인 프랑스, 영국, 벨기에와 20~22위인 캐나다, 헝가리, 폴란드 사이에 있었다.

주관적 행복도가 가장 높은 국가는 스페인이었으며 네덜란드, 스위스가 2∼3위에 올랐다. 가장 낮은 점수를 얻은 국가는 미국이었다.

염유식 교수는 "한국의 점수가 상승한 것은 한국 어린이·청소년이 스스로 느끼는 행복도가 향상된 것과 기준이 되는 다른 OECD 국가의 행복도가 낮아진 것이 복합적으로 작용한 결과"라고 설명했다.

자살충동을 경함한 비율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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