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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PC방 가려고' 아들 살해혐의 20대: 항소심서 '살인은 무죄'

  • 김병철
  • 입력 2015.04.30 18:24
  • 수정 2015.04.30 18:26

PC 게임을 하러 외출하는데 방해된다며 생후 26개월 된 아들을 살해한 혐의로 기소된 20대가 항소심에서 살인 혐의를 벗었다.

항소심 재판부는 살인죄에 대해서는 원심과 다르게 무죄를, 나머지 사체유기와 아동복지법 위반 부분에는 유죄로 판단했다.

대구고법 제1형사부(이범균 부장판사)는 30일 살인 등 혐의로 기소된 정모(23)씨에게 이같이 선고했다. 검찰은 항소심 결심공판에서 무기징역을 구형했다.

앞서 1심 재판부는 지난해 11월 정씨에게 징역 15년을 선고했다.

정씨는 지난해 3월 7일 오후 경북 구미시 자신의 집에서 PC방에 가려는데 아들이 잠을 자지 않고 보챈다는 이유로 아들 배를 때리고, 손바닥으로 입과 코를 막아 살해한 혐의로 재판에 넘겨졌다.

그는 공과금을 내지 않아 전기와 난방이 끊긴 아파트에 수시로 아들을 혼자 남겨 두고 외출한 것으로 드러났다.

정씨는 아들을 살해한 뒤 시신을 한 달여간 방치하다가 쓰레기봉투에 담아 길가에 유기한 혐의도 받고 있다.

그는 가정 불화로 아내와는 별거한 뒤 아들과 단둘이 살았다.

1심에서는 정씨의 경찰 진술과 시신 부검결과 등을 바탕으로 살인 혐의를 인정했지만, 항소심 재판부는 "증거가 부족하다"며 이를 받아들이지 않았다.

재판부는 "피고인이 살인했을 가능성도 배제할 수 없다는 의심은 가지만 전기와 난방이 끊긴 상태에서 아동이 돌연사했을 가능성 등 다른 사인 가능성에 대한 합리적인 의심을 배제하기 어렵다"며 살인 혐의 무죄판결 취지를 설명했다.

재판부는 "피고인이 수사기관에서 처음에는 굶겨 죽였다고 했다가 부검결과 음식물 흔적이 나오자 번복하는 등 진술 신빙성을 인정하기 어렵다"면서 "특히 부검도 아동 사망 뒤 한 달여가 지나 이뤄져 사망원인 파악이 어려웠던 점이 인정된다"고 덧붙였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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