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지중해 난민 사태를 제대로 이해하기

An Italian forensic police officer holds a numbered tag as he identifies a man who disembarked from the Italian Coast Guard ship ' Fiorillo ' at the Catania harbor, Sicily, southern Italy, Friday, April 24, 2015. The European Union's border agency Frontex is to send its ships further into the Mediterranean Sea in response to a deadly exodus of migrants leaving Libya. (AP Photo/Alessandra Tarantino)
An Italian forensic police officer holds a numbered tag as he identifies a man who disembarked from the Italian Coast Guard ship ' Fiorillo ' at the Catania harbor, Sicily, southern Italy, Friday, April 24, 2015. The European Union's border agency Frontex is to send its ships further into the Mediterranean Sea in response to a deadly exodus of migrants leaving Libya. (AP Photo/Alessandra Tarantino) ⓒASSOCIATED PRESS

몇 년 전 그리스 해양경찰 안보처 사무실에 악명 높은 마피아 두목의 얼굴이 붙어있었다. 그리고 당시 자주 이용되던 문구가 사진 옆에 적혀있었다. “무기 거래는 끝났고 마약 거래는 위험하다. 하지만 가장 쉽게 돈을 버는 방법은 인신매매다.”

안보처 관계자는 이 냉소적인 문구에 3개의 진실이 담겨있다고 허핑턴포스트 그리스에 설명했다. 즉, 인신매매를 방지하기 위한 법률이나 정책이 불충분하다는 것이다. 인신매매는 그 어느 때보다 수익성이 좋은 사업이고, 조직범죄가 그 네트워크를 조종하고 있다.

지난 몇 달 동안 지중해에서 많은 난민들이 목숨을 잃으면서 드러난 사실이 하나 있다. 유럽 국가들 사이에 동맹의식이 결핍됐다는 것, 그리고 인접 국가 주민에 대한 인도적인 책임을 외면하고 있다는 것이다.

국제 이주 제단(International Organization of Migration)에 의하면 지금은 2차세계대전 이후 가장 이주민이 많은 시대다. 조국을 버린 사람 수가 1천 6백만을 넘었다. 3천 3백만 명이 자기 나라 내에서 이주를 해야만 하는 상태에 놓여있다.

지중해를 가로지르는 죽음의 항해

지난 2년 간 유럽의 통로로 여겨지는 이탈리아와 그리스 해안에 특히 많은 난민이 당도했다. 터키와 북아프리카를 거쳐 이탈리아와 그리스를 통해 결국 유럽으로 진출하려는 난민 수가 적지 않다. 그리스 해양경찰과 유럽 국경 관리 조직인 프론텍스(Frontex)에 의하면 에게해와 중앙 지중해를 거쳐 이주하려는 난민 수는 최근 들어 극심하게 상승하고 있다.

그리스 해양경찰은 2014년 그리스에 불법으로 입국한 난민 수가 3만 4천명이었다며, 2013년의 9,357명 보다 훨씬 높은 숫자라고 지적했다. 265%나 증가한 숫자다. 특히 4개의 그리스 섬(레스보스, 사모스, 치어스, 에로스)에 2만 7,378명의 난민이 찾아왔다. 이 섬들이 수용할 수 있는 한계를 훨씬 넘은 숫자다.

그 숫자는 계속 상승하고 있다. 그리스 정부는 2015년에 약 10만 명의 난민이 그리스 땅을 찾을 거라고 예측한다. 이제까지의 추세를 보면 그 예측이 틀리지 않을 수도 있다. 2015년 1분기에만 이미 1만 명이 넘는 난민이 그리스에 도착했다고 국제 이주 재단 그리스 사무실 담당이 허핑턴포스트 그리스 밝혔다. 이 숫자에 주목해야 할 이유는, 난민 활동이 가장 두드러지는 시기인 6월에서 11월이 아닌 기간에 급상승한 현상이기 때문이다.

이탈리아 역시 많은 난민을 수용해야 하는 처지다. 2015년 1분기에 적어도 18,000명의 난민이 이탈리아로 피신했다. 지중해 난민 사망 숫자가 늘면서 난민 조치에 대한 근본적인 질문이 다시 떠오르고 있다. 이탈리아의 난민 구조 프로젝트인 메어 노스트럼(Mare Nostrum)이 중단된 것도 사망자 숫자가 늘게 된 원인 중 하나다.

난민들이 이주하는 목적

사망률이 높아지는 것에는 이유가 있다고 그리스 해양경찰은 설명한다.

우선 시리아 내전이 5년째 지속되면서 수많은 희생과 고통과 공포를 비무장인들이 겪고 있다. 그 중 대다수가 터키(약 160만 명의 시리아 난민을 수용했다), 이집트, 레바논 그리고 요르단으로 피했다. 그런데 지난 몇 달 동안 이 국가들의 상황도 많이 악화됐다. 이집트는 이민법을 개정하면서 비자를 필수화했고 거주 자격을 박탈했다. 레바논과 요르단도 비슷한 정책을 최근에 택했다. 또 이란의 새로운 이민 정책으로 아프가니스탄 난민도 이웃 이란을 포기하고 유럽을 찾아 나서게 됐다.

IS 사태도 중동인 이주에 지대한 영향을 미치고 있다. 특히 시리아와 이라크 난민들은 안전한 유럽을 지향한다. 통계에 의하면 그리스에 불법으로 입국한 인구 중 65%가 시리아 내전이 빚은 난민이다.

조직범죄의 역할

조직범죄와 난민 밀입국 네트워크를 생각해보면 이 현상이 터키나 아프리카에 국한된 문제가 아니라는 것을 깨닫게 된다. 거대한 지역을 넘어 수천수만 명을 잇는 하나의 ‘고리’ 네트워크다. 시작은 이렇다. 터키 이주를 알선할 수 있다고 어느 밀입국 알선자가 난민에게 제시한다. 다른 밀입국 알선자는 그리스나 이탈리아까지의 이동을 책임진다. 또 다른 알선자는 목적지까지의 이동을 책임진다. 일반적으로 북유럽 국가들이 난민들의 궁극적 목적지다.

분쟁과 전쟁, 특히 중동 사태 덕분에 밀입국 알선자들은 큰 이익을 챙기고 있다. “수억 유로 수준의 돈이 연간 왔다 갔다 하는 거다.”라고 해양경찰 관계자는 말한다.

밀입국 조직은 모든 방법을 동원해 이익을 챙기는 동시에 위험 요소를 낮추고 있는데, 문제는 난민이 겪는 위험 요소가 아니라 자기들 보안에 대한 위험 요소만 낮추고 있다는 거다.

최근처럼 난민의 숫자가 급속하게 상승하기 전까지는 별다른 보안 조치나 관리 없이 어린이와 어른을 고무보트에 태워 터키에서 그리스까지 이동시키는 것이 일반적인 방법이었다. 밀입국 조직원들은 그리스 해변에 근접하면 일부러 고무보트에 구멍을 낸 뒤 해양경찰의 구조 대상에 끼어야 한다는 지시를 난민들에게 내렸다.

때로는 작은 배, 노를 젓는 배와 도우미(보통 미성년자)가 포함될 때도 있다. 그럴 경우에 1인당 비용이 약 3,000유로로 치솟는다. '표' 값은 위험 수준, 즉 어떤 이동 수단을 선택하느냐, 도우미가 있느냐 없느냐, 승객 수, 터키와 그리스 해변 사이의 거리, 그리고 날씨에 따라 달라진다.

그런데 표 값에 연연할 수 없을 정도로 난민들의 상황이 점점 더 필사적으로 바뀌면서 최근에는 밀입국 알선자들의 수법도 바뀌고 있다.

유럽 연합 보고에 의하면 이제는 화물선이 최선의 난민 이동 수단이 됐다. 2014년 9월 이후 벌써 12건의 화물선 조난이 보고됐고, 그 중 7건이 지난 12월에 발생했다. 평균 5,000달러에서 7,500달러의 통행료가 부가된다는 사실을 고려할 때 누군가에게 엄청난 사업이라는 사실을 무시하기 어렵다.

그리스 해양경찰은 화물선 이동을 난민 이동 네트워크의 주요 수단이라고 단정할 수는 없지만 추세가 그렇다는 것은 시인했다. “밀입국 알선자도 잘 아는 사실인데, 화물선 이용의 가장 큰 문제는 특별한 문제가 의심되지 않는 한 검찰 당국이 화물선이나 큰 어선을 제지하고 조사할 근거가 없다는 거다.”라며 “자유 운항을 보장하는 규칙이 있기 때문이다. 또 배에는 타국의 국기가 늘 걸려있는데 배가 공해 지역에 있을 땐 더 문제가 애매하다.”고 말했다.

*이 글은 허핑턴포스트 그리스의 Τα «ταξίδια θανάτου» στη Μεσόγειο, η αδυναμία διαχείρισης του μεταναστευτικού και οι λόγοι που οδήγησαν στην έξαρση του φαινομένου를 번역, 가공한 글입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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