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남편과 나는 2008년부터 섹스를 하지 않았고, 이보다 더 행복할 순 없다

  • High50
  • 입력 2015.04.29 10:24
  • 수정 2024.03.22 14:45
ⓒShutterstock / HannaMonika

클레어가 남편을 처음 만났을 때, 그들은 정말 근사한 섹스를 했다. 지금은 전혀 섹스를 하지 않는다. 그럼에도 섹스리스 결혼 생활에 아주 만족하고 있다. 아래는 클레어와 남편의 이야기다.

존과의 결혼 초기를 떠올리는 건 참 웃기는 일이다. 우리 서로에게 섹스는 무엇보다도 중요했기 때문이다. 우리가 그랬다는 사실을 지금은 상상하는 것도 어렵다.

직장에서 처음 만났을 때 존과 나는 즉각 육체적으로 끌렸다. 그의 얼굴을 보기도 전에 리바이스 청바지를 입은 그의 엉덩이를 먼저 눈치챘다는 농담을 종종 하곤 한다. 결혼 첫 10년간 우리의 섹스 라이프는 역동적이었고, 모험적이었고, 우리의 관계를 유지해주는 단단한 접착제였다.

결혼한 지 18년이 지난 지금, 우리 결혼은 여전히 강력하게 유지되고 있다. 물론 몇몇 힘든 일들이 있긴 했지만(이를테면, 지금은 17살이 된 아들 알렉스를 낳았을 때 내가 가진 산후우울증이나, 존이 48살이 됐을 때 겪었던 중년의 위기 등등), 그럼에도 불구하고 우리는 평균적으로 사랑이 가득한 커플이다.

섹스 없는 결혼

우리는 지난 2008년부터 섹스를 하지 않았다. 우리는 여전히 영국 요크셔에 있는 우리 집의 킹사이즈 침대에서 함께 잔다. 여전히 키스도 하고 껴안기도 한다. 여전히 육체적인 애정을 만끽한다. 그러나 실제로 섹스를 한 것은 7년 전이 마지막이다.

그래서 뭐가 잘못됐냐고? 어떻게 53살의 젊은 나이에 섹스를 등지고 살 수 있냐고? 남편이 나를 더 이상 육체적으로 원하지 않느냐고?

사실을 말하자면, 지금 이 상황이 이보다 더 기쁠 수 없다. 존도 그렇게 느낀다. 성욕이 사라져서 서로에게 거절당했다는 느낌은 전혀 없다.

섹스는 우리가 서로를 사랑하는 유일한 방법이 아니게 된 것이다. 우리 관계를 유지시켜주는 중요한 파트도 아니다. 존과 내가 모두 그렇게 느끼기 때문에 여기에는 아무런 문제도 없다. 이건 마치 우리 두 사람이 섹스를 넘어선 영역으로 이동한 듯하다.

나는 폐경기로 다가가는 와중에 섹스를 멈췄다. 폐경기가 예사가 아닌 일은 아니었다. 불편했고, 불쾌했다.

나는 존에게 폐경기에 대해서 내가 느끼는 감정을 말했고, 그는 이해했다. 당시 그는 엔지니어로 일하던 직장에서 해고당했고, 자신의 삶을 다시 찾아가던 상황이었다. 그러니 당시 그에게도 섹스는 그다지 중요한 일이 아니었을 것이다.

폐경기 이후에는 나의 리비도가 돌아올 것이라고 생각했다. 그렇지 않았다. 나는 어느날 밤 존에게 "만약 내 성욕이 돌아오지 않는다면 어쩌지?"라고 물었다.

그는 "걱정할 것 하나도 없어"라고 말했다. "우린 50대잖아. 우리는 서로 어울리고, 건강하고, 여전히 서로를 사랑하잖아. 만약 우리가 섹스를 원하지 않는다면 굳이 섹스에 안달해야 할 이유를 전혀 모르겠는걸."

관계의 새로운 단계

그의 답변은 이성적이고 편안했다. 우리 둘 중 하나라도 밤마다 섹스를 갈구하며 샹들리에에 나체로 매달릴 필요가 있다고 느꼈다면 결혼은 큰 문제에 봉착했을 것이다. 그러나 다행히도 우리 둘 다 관계의 새로운 단계로 이동한다는 사실을 행복하게 받아들였다.

어쩌면 이 모든 게 너무 쉽게 진행된 일인것 처럼 들릴지도 모르겠다. 그러나 나는 존과의 결혼생활이 언제나 안전하다고 믿었고, 마음속에 있는 불편한 점들을 서로에게 쉽게 나눌 수 있는 사이였다.

결혼 초기에는 새벽이 올 때까지 사랑을 나누곤 했다. 요즘 우리는 섹스를 하느니 부츠를 신고 산책을 하거나 펍에서 런치를 먹거나, 혹은 비행기를 타고 파리나 부다페스트로 주말여행을 가는 게 더 좋다.

섹스리스 결혼 속에서 행복을 찾다

우리는 계획과 꿈이 있다. 그걸 채우기 위해 섹스를 할 이유는 없다. 물론 우리는 여전히 같은 침대에서 서로를 가까이 느끼고, 소파에서 서로를 껴안고, 손을 잡고 걷는 일들은 필요하다고 느낀다.

나 역시 우리가 선택한 길을 어떤 사람들은 비난할지도 모른다는 사실을 안다. 뭔가 분명히 잘못됐고, 뭔가 분명히 비어있고, 뭔가가 매우 부자연스럽다고 말하는 사람들이 있을 것이다.

그러나 나에게는 섹스야말로 불필요한 것이다. 사실, 존이 다른 사람과 섹스를 했다고 해도 크게 개의치 않을 것이다.

물론 존이 다른 사람과 섹스를 하면 나도 충격을 받긴 할 것이다. 왜냐면 그 역시 나처럼 섹스에 더 이상 흥미가 없다고 말했으니까. 그러나 존이 나로부터 얻을 수 없는 뭔가를 다른 곳에서 얻었다고 해서 결혼 생활을 끝내야 할 이유는 손톱만큼도 없다.

어쨌거나 나는 자신감이 있다. 나처럼 존도 우리의 관계를 소중히 여기고 존중하며, 우리 두 사람이 만들어 온 뭔가를 위험에 빠뜨리지 않을 것이라고 자신한다.

*이 글은 허핑턴포스트US의 블로그 My Husband And I Haven't Had Sex Since 2008 -- And We Couldn't Be Happier를 번역, 가공한 글입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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