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무너진 문화유산을 배경으로 셀카를 찍었다(사진)

네팔 강진으로 3천700명 이상 사망한 가운데 27일(현지시간) 카트만두 시내에는 주민과 관광객 수천명이 무너진 빔센(다라하라) 타워를 보러 몰려들었다.

1832년 빔센 타파 총리가 군사 감시탑으로 만든 62m 높이의 이 타워는 1934년 카트만두 대지진 때 한번 무너졌다가 바로 복원됐는데 81년만의 강진에 다시 붕괴하자 주민과 관광객은 큰 허탈함을 나타냈다.

하지만, 일부 주민과 관광객은 무너진 타워를 배경으로 스마트폰 등으로 자가촬영(셀카)을 하는 모습을 보였다.

또, 여러 주민과 관광객은 무너진 타워의 벽돌을 기념품처럼 들고 가는 모습을 보였다.

벽돌마다 구운 연도가 기록돼 있어 일부는 벽돌이 얼마나 오래된 것인지 서로 비교하는 모습도 목격됐다.

무너진 타워 건물에서 쇠막대기로 벽돌을 뜯어내는 이도 있었다.

카트만두에 산다는 한 20대 남성은 기자에게 "이것도 역사이기에 기억할 거리로 삼으려고 벽돌을 들고 간다"고 말했다.

주변에 있던 경찰도 이 같은 모습을 보고 특별히 제지하지 않았다.

27일(현지시간) 네팔 카트만두 빔센(다라하라) 타워에서 한 남성이 이틀전 강진에 무너진 타워 벽돌을 깨고 있다. 여러 주민, 관광객이 무너진 타워의 벽돌을 기념삼아 들고 갔다.

네팔에서 15년간 거주한 한국 구호단체 '기아대책'의 문광진 선교사는 현장 상황을 파악하러 이곳에 왔다가 이 모습을 보고 "네팔 주민 대부분이 힌두교 신자로 윤회를 믿기에, 이곳이 며칠 전 100여명 이상 사망한 곳이어서 엄숙해야 한다는 생각이 덜한 것 같다"면서 "벽돌도 세계 문화유산의 일부인데 당국에서 아무런 제지를 하지 않는 것도 우리로서는 이해하기 어려운 모습"이라고 이 같은 분위기를 설명했다.

그는 또 "큰 재난을 겪은 다른 도시에서 벌어지곤 하는 약탈·강도·사재기도 카트만두에서는 드문 것으로 보인다"고 덧붙였다.

27일(현지시간) 오전 네팔 카트만두 도심에서 이틀전 강진에 무너진 빔센(다라하라) 타워를 주민들이 살펴보고 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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