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원화 강세 : 엔환율 7년만에 800원대 들어섰다

  • 허완
  • 입력 2015.04.28 12:22
  • 수정 2015.04.28 12:32

원화가 나 홀로 강세를 보이면서 달러화와 엔화에 견줘 가치가 계속 오르고 있다.

원·엔 재정환율은 7년2개월 만에 100엔당 900원선이 무너졌고, 원·달러 환율도 반년 만에 장중 한때 달러당 1,070원선 아래로 떨어졌다.

28일 오후 3시 기준 원·엔 재정환율은 100엔당 898.56원으로 전일 오후 3시 기준 거래가격 대비 3.73원 하락했다.

원·엔 환율은 지난 23일 서울 외환시장 개장 전 비공식 재정환율(전일 원·달러 환율 종가 기준)이 100엔당 900원선 아래로 떨어진 적이 있지만 서울 외환시장 개장 중 800원대에 들어선 것은 글로벌 금융위기 직전인 2008년 2월 28일 이후 7년 2개월 만이다.

원화와 엔화는 시장에서 직접 거래되지 않아 달러화 대비 가치를 비교한 재정환율로 두 통화의 상대적 가치를 따진다.

이날 아시아 금융시장에서 엔·달러 환율은 달러당 119엔 초반대를 보이며 보합권에 머물렀다.

글로벌 금융시장에서 엔저가 특별히 더 심화된 것은 아닌데도 원화가 상대적으로 강세를 유지하면 원·엔 환율은 하락한다.

실제로 이날 서울 외환시장에서 원·달러 환율 종가는 1,070.0원으로, 전일 종가보다 3.0원 내렸다.

원화가 달러화에 비해 강세를 보이면서 엔화와 비교한 상대가치도 덩달아 상승한 것이다.

원·달러 환율은 개장 직후 한때 달러당 1,069.0원까지 떨어졌다가 당국의 미세조정(스무딩 오퍼레이션)에 대한 경계감으로 반등했으나 다시 하락 압력을 받아 간신히 1,070원 선을 지킨 채 거래가 끝났다.

원·달러 환율이 장중 달러당 1,070원선을 밑돈 것은 지난해 10월 31일 이후 6개월 만이다.

원화의 상대적 가치가 더 오른 것은 최근 국내 주식시장에서 외국인의 순매수가 증가하고 월말 들어 원화를 필요로 하는 수출업체의 달러화 매도(네고) 물량이 많아졌기 때문이다.

유가증권시장에서 외국인은 지난 7일 이후 27일까지 16거래일 연속 주식을 순매수해 이 기간에만 4조6천억원의 외국인 자금이 순유입됐다.

미 재무부의 환율보고서 발표 이후 당국의 미세조정(스무딩 오퍼레이션)에 따른 경계감이 약화한 것도 원화의 상대적 강세 배경이 됐다.

원·엔 환율이 28일 장중 100엔당 800원대에 진입했다. 이날 오후 3시 기준 원·엔 재정환율(외환은행 고시)은 100엔당 898.56원을 기록했다. 사진은 이날 오후 3시께 서울 을지로 외환은행 본점 딜링룸의 모습. ⓒ연합뉴스

전날 일본의 신용등급이 하향조정이 엔화의 상대적 약세에 영향을 미쳤다는 분석도 나온다.

이에 앞서 국제신용평가사인 피치는 27일 일본의 국가 신용등급을 기존의 'A+'에서 'A'로 하향 조정했다.

오정근 건국대 금융IT학과 특임교수는 "그동안 심리적 저지선이었던 900원 선이 뚫리고 엔화 약세가 이어지고 있다"며 "일본의 신용등급 하락도 엔화 약세 요인으로 작용했다"고 말했다.

외환시장은 이날부터 시작하는 미국의 4월 연방공개시장위원회(FOMC) 회의에 촉각을 곤두세우고 있다.

최근 미국 경제지표가 부진했던 점을 고려하면 연방준비제도(Fed)가 '비둘기파(통화완화 선호)'적인 신호를 보낼 것이란 관측이 나오는 상황이다. 이는 원화 강세를 부추기는 요인이다.

이진우 NH농협선물 리서치센터장은 "3월 FOMC 미 연방준비제도가 달러 강세 지속에 대해 강한 제동을 건 바 있다"며 "이번 회의 후 성명서에서 3월 회의 결과와 별다른 변화를 보이지 않는다면 원·달러 환율은 더 내려갈 수 있다"고 분석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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