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인간 유전자 편집실험이 성공했다. 그러나 과연 반길 일일까?(동영상)

  • 박세회
  • 입력 2015.04.27 10:25
  • 수정 2015.04.27 10:31

<세줄 요약>

- 중국에서 인간의 수정란에서 빈혈을 일으키는 유전자만 정상으로 바꿔치기하는데 성공.

- 83개 중에서 극히 일부만 성공했고 의도하지 않았던 다른 부위에서도 돌연변이가 생성되어 안전성이 문제.

-생명 윤리에 대한 충분한 합의를 거치지 않은 상태에서 실제 실험을 진행하는 것 역시 문제.

준쥬황(Junjiu Huang) 등 중국 중산대학(Sun Yat-sen University)의 연구진이 인간의 유전자를 편집하는 데 성공했다.

이 연구에서 연구진은 "인간 수정란(배아)에서 빈혈을 일으키는 유전자만을 정상 유전자로 바꿔치기하는 데 성공했다"고 밝혔다.

이 연구진은 '유전자를 자르는 가위'라 불리는 크리스퍼 기법을 사용해 해당 실험에 성공했다고 한다. 크리스퍼 기법은 기존의 유전자 변형 기술에 비해 매우 간편하게 유전자를 편집할 수 있는 기술이다.

크피스퍼 기법은 두 요소로 이뤄진다. 표적 유전자를 찾아가는 크리스퍼(CRISPR)라는 아르엔에이(RNA)와 그렇게 찾은 디엔에이 염기서열 부위를 절단하는 효소(Cas9)가 결합해 특정 유전자 기능을 제거하거나 특정 염기서열들을 비교적 정확하게 교체할 수 있어 생명과학 분야에서는 최근 뜨거운 관심사가 되어 왔다. -사이언스 온(4월 24일)

이론 적으로는 성공적으로 유전자가 편집된 배아를 여성의 자궁에 착상 시키면 태아로 자라게 된다. 이 기술이 고도로 발전하면 인류는 원하는 코, 원하는 키의 아이를 만들어 낼 수가 있다는 뜻이다.

네이처지에 따르면 실험은 사전에 연구기관에서 연구윤리심의를 거쳤고, 헬싱키선언에 준하는 절차를 지켜 시행됐다. 이 연구진은 생명윤리의 관점에서 문제의 소지를 피해 생육불능의 수정란을 사용한 것으로 전해졌다.

그러나 세계 최초로 인간 배아의 게놈 편집에 성공한 만큼 많은 의문점이 제기되고있다. 그 첫째는 '치료 목적으로 쓰일 때의 안전성'에 대한 의문이다.

과학 전문 매체 사이언스 온은 국내 대학의 행명과학자에게 견해를 물었다. 그는 이렇게 답했다.

"인간에게 사용하려면, 치료 치료 목적이라 하더라도, 정확도와 반복 재연성은 과학적으로 확보되어야 한다."

실제로 이 실험에서 역시 성공의 확률이 매우 낮았기 때문이다.

86개 생육불능 수정란/배아를 대상으로 게놈 편집 ‘크리스퍼’ 기법을 사용해 표적 유전자의 일부 염기서열들을 절단해 제거하고 대체물을 집어넣는 작업을 수행한 뒤 배아가 8세포기에 달했을 때 제대로 유전자 절단과 대체가 이루어졌는지 검사하는 실험을 벌였으나. 그중 28개에서만 특정 염기서열 부위 절단이 이뤄졌으며 결국에는 극히 일부에서만 대체 염기서열이 삽입된 것으로 나타났다고 한다.

또한 표적으로 삼은 유전자 부위 외에 의도하지 않았던 다른 부위에서도 돌연변이(off-target mutation)가 생성된 것으로 나타나, 연구진은 비의도적 변이의 가능성도 상당한 정도로 확인했다고 전했다. -사이언스 온(4월 24일)

물론 윤리적이고 철학적인 논의도 필요하다. 이런 실험이 고도로 발전하면 어떻게 될 지에 대한 논의가 전혀 진행되지 않았기 때문이다. 앞서 인용한 생명 과학자 역시 "윤리적인 문제에 대한 정확한 가이드라인을 정한 후 연구가 시작되는 것이 맞다"고 전했으며, 유명 줄기세포 연구자 폴 크뇌플러 역시 " 실제 세계에서 논문으로 이런 연구를 보게 된다는 점이 윤리적 관점에서 매우 불편하다"고 전했다. -사이언스 온(4월 24일)

한편 해당 논문은 최초 <네이처>와 <사이언스>에 투고되었으나 거절당했으며 이후 <단백질과 세포(Protein & Cell)>라는 공개접근형 과학 저널을 통해 발표되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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