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세월호 1주기 2차 추모제, ‘차벽' 없으니 ‘충돌'도 없었다

ⓒ한겨레

경찰의 차벽도, 시민과 경찰의 충돌도 없었다. 지난해 1년간 경찰이 사용한 캡사이신 최루액의 2.4배(465.75ℓ)를 단 하룻밤에 쏴버린 지난 18일 세월호 1주기 추모집회와는 판이했다.

지난 25일 오후 서울 광화문광장 등지에서 세월호 1주기 2차 추모행진 및 추모문화제가 열렸다. 앞서 청량리역, 용산역, 홍익대 입구, 성신여대 입구 등 네곳에서 각각 출발한 시민 3000여명(경찰 추산 1800여명)은 희생자들을 추모하는 노란 우산과 풍선, 국화를 들고 광화문광장 분향소까지 행진했다. 유모차를 끌고 나온 주부, 고등학생, 성직자 등은 1개 차선을 이용해 평화롭게 행진했다.

광화문광장 추모문화제에는 5000여명(경찰 추산 2300명)이 참여했다. 이들은 지난 18일 1차 추모집회 당시 차벽으로 도심을 원천봉쇄해 교통대란과 시위대와의 충돌을 빚은 경찰의 과잉 대응을 비판했다. 경기도 부천에서 왔다는 김성애(47)씨는 “지난 집회에서 ‘우리가 가해자냐’고 절규하며 연행당하는 유가족의 모습을 보고 오늘 행진에 참가하게 됐다”고 했다. 시민들은 정부의 세월호특별법 시행령안 폐기 등을 요구했다.

우려했던 충돌은 벌어지지 않았다. 세월호 국민대책위원회는 26일 “지난 18일 집회와 달리 경찰 차벽이 없었고 문화제를 할 수 있는 공간도 확보돼 경찰에 항의할 일도 없었다. 집회가 끝난 뒤에 행진을 했던 지난 1차 집회와 성격도 달랐다”고 했다.

경찰은 이날 67개 중대 5300여명과 차량 20여대를 광화문광장 주변에 배치했지만 차벽을 설치하지는 않았다. 앞서 경찰은 차벽 과잉 사용에 대한 비판 여론이 일자 “불법·폭력시위가 발생할 경우에만 제한적으로 차벽을 설치하겠다”고 밝힌 바 있다. 경찰청 경비과 관계자는 “시민들이 광화문 북단이나 청와대로 진출하려 하지 않았기 때문에 차벽을 설치하지 않았다”고 했다.

한편 새달 1~2일 노동자와 시민들이 참여하는 세월호 철야집회 참가자들이 청와대로의 행진을 예고한 상황이어서 경찰의 차벽 설치와 충돌이 우려된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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