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파란만장 무한도전 10년史 "도전은 계속된다"

  • 남현지
  • 입력 2015.04.25 06:29
  • 수정 2015.04.25 06:34
ⓒMBC

대한민국 대표 예능 프로그램 MBC TV '무한도전'이 방송 10년을 맞았다.

'무한도전'은 2005년 4월23일 '강력추천 토요일' 속 코너 '무모한 도전'으로 출발해 '무리한 도전' '무한도전-퀴즈의 달인'을 거쳤다. 현재와 같은 단독 프로그램으로 편성된 것은 2006년 5월 6일 방송부터다.

요즘은 수많은 카메라가 출연진을 따라다니는 '관찰 예능'이 대세지만 '무한도전'이 방송을 시작한 2005년 당시만 해도 촬영 현장에는 카메라 2대와 붐 마이크 1개가 전부였다.

연출자인 김태호 PD가 카메라를 추가해달라고 요청했다가 "웃기지 마라"는 답변을 들었다는 일화는 이미 방송가에서 유명하다. 하지만, 곧 그의 생각대로 수많은 카메라가 배치되고 출연진들이 카메라를 의식하지 않게 되면서 '리얼 버라이어티' 예능이 시작됐다.

◇다사다난 10년 '남다른 위기관리법' = 대한민국 평균 이하라고 자조하며 연애 고민을 나누던 이들은 10년 새 육아 문제를 논하는 대한민국 '스타 가장'이 됐고, 존폐의 기로에서 포맷을 이리저리 바꾸던 '무한도전'은 대한민국 예능의 새 역사를 써나가고 있다.

하지만 '무한도전'의 지난 10년이 탄탄대로였던 것은 아니다.

프로그램 콘셉트 표절 의혹부터 멤버들의 태도 논란, 욕설 논란, MBC 파업에 따른 결방, 비속어 사용 논란 등으로 방송통신심의위원회의 징계까지 수많은 논란과 위기를 거쳤다.

지난해에는 멤버 중 유일한 노총각인 노홍철의 결혼상대를 찾기 위해 기획된 '홍철아 장가가자'가 여성 비하 논란으로 통편집됐고 길과 노홍철이 음주운전으로 잇달아 하차하면서 큰 위기를 맞기도 했다. 멤버들이 인기에 취해 자기 관리를 제대로 하지 못했다는 비난이 이어졌다.

하지만 '무한도전'은 변명하기보다는 잘못한 것을 즉각 인정하고 공개 사과한 뒤 참신한 기획으로 시청자의 마음을 다잡는 '정공법'을 택했다.

'홍철아 장가가자' 논란 때는 출연진과 제작진이 곤장을 맞으며 사과했고, 길과 노홍철의 음주운전 때도 방송 시작 전 정중하게 사과해 논란이 커지는 것을 방지했다.

최근 '식스맨 프로젝트' 때도 방송 중 불거진 장동민의 여성비하 발언 논란이 '무한도전'을 촬영하기 전인 지난해의 일임에도 멤버 모두 고개 숙여 사과했다.

시청률 하락으로 위기론이 일었던 지난해 5월에는 차세대 리더를 뽑는 '무한도전 선택 2014'로 반전을 이뤄냈다.

각종 참사가 터지면서 우리 사회의 위기관리 시스템에 대한 지적이 쏟아지는 가운데 6·4 지방선거를 앞둔 상황에서 현실을 절묘하게 풍자해 "역시 무한도전"이라는 반응을 이끌어냈다. 45만명이 넘는 시청자의 참여까지 이끌어내면서 '무한도전'의 영향력을 재확인시키기도 했다.

최근 끝난 '식스맨 프로젝트'도 같은 맥락에서 시작됐다. 물의를 빚은 멤버들이 연달아 하차하자 5명의 멤버로 프로그램을 끌어가는 것이 무리라는 점을 인정하고 공개적으로 새 멤버를 찾았다. 시청자는 새 멤버를 뽑는 과정을 세세히 지켜보며 '무한도전'에 대한 충성심을 되찾았다.

◇'무한도전의 힘' 참신한 기획 = 한국방송광고진흥공사가 발표한 2014년 프로그램몰입도(PEI) 결산 자료에 따르면 '무한도전'은 지난해 지상파 방송 프로그램 중 시청자들의 몰입도가 가장 높은 프로그램이다.

월별로 진행된 12회 PEI 조사에서 6번 1위를 차지했고 특히 큰 화제가 됐던 '토요일 토요일은 가수다'편은 PEI 측정 이래 역대 가장 높은 수치(161.0)를 기록했다.

10년째 방송 중인 '무한도전'이 아직도 이렇게 시청자의 마음을 사로잡을 수 있었던 동력은 바로 참신한 프로젝트.

'매회가 특집'이라는 표현처럼 '무한도전'은 한 콘셉트에 머무르지 않고 계속해서 새로운 프로젝트를 발굴해낸다.

무한상사, 가요제 특집처럼 반복되는 아이템이 있긴 하지만 방송 시기나 내용은 고정적이지 않다.

올해 초 방송가를 휩쓴 '토요일 토요일은 가수다'(토토가)는 제작진이 방송 400회를 기념해 기획한 '비긴 어게인' 특집에서 박명수와 정준하가 장난스레 내놓았던 아이디어에서 시작됐다.

'토토가'는 잊고 지냈던 1990년대의 감성을 자극하며 언젠가부터 지상파 예능 마의 시청률이 돼버린 전국 시청률 20%를 가뿐히 넘어 전국 22.2%, 수도권 24.9%를 기록했다.

한동안 경쟁 프로그램은 물론 음원차트에 복고 열풍이 부는 등 반향도 엄청났다.

2007년 댄스스포츠에 도전한 '쉘 위 댄스 특집'을 시작으로 에어로빅, 봅슬레이, 레슬링, 조정, 스피드레이싱 등 비인기 스포츠 종목에 도전하는 장기 프로젝트도 '무한도전'의 가치를 높였다.

멤버들이 일일 라디오 DJ가 되어보는 '라디오데이' 특집은 해당 라디오 프로그램에 대한 관심까지 불러일으키는 시너지 효과를 냈다.

"이번엔 어떤 프로젝트를 가지고 올까?"하는 궁금증이 토요일 저녁마다 시청자를 TV 앞에 앉게 하는 힘이다.

'무한도전'은 10주년을 맞아 이미 방송된 '식스맨' 이외에도 '10주년 기념 포상휴가' '무한상사 액션 블록버스터' '무한도전 가요제' '우주여행 프로젝트' 등을 준비하고 있다.

◇새 멤버 광희와 '케미' 기대 = 1인자 유재석, 유재석의 자리를 호시탐탐 노리는 박명수, 눈치 없지만 착한 형 정준하, '미존개오' 정형돈, '무한재석교' 하하.

'무한도전'의 최대 강점은 단단한 팀워크, 그리고 오랜 시간 쌓아온 캐릭터다. 논란이 있을 때마다 이들의 팀워크는 더욱 빛났다.

지난해 길, 노홍철의 잇따른 하차가 '무한도전 위기론'으로 이어진 것도 잘 짜여진 캐릭터와 그들의 '합'이 '무한도전'의 감상포인트였기 때문이다.

'식스맨 특집'을 통해 이번에 '무한도전'의 새 멤버가 된 광희는 우선 가시밭길을 가야 한다.

게스트가 아닌 멤버로서 촬영은 시작도 하지 않았는데 이미 온라인에서는 '하차 서명'이 진행되고 있다. 열혈 팬이 많은 '무한도전'의 멤버 자리는 '독이 든 성배'라는 말은 틀린 말이 아니었다.

데뷔 이후 솔직하고 당당한 모습으로 인기를 얻었던 광희지만 신화의 전진, 리쌍의 길이 무한도전 멤버로 합류해 어려움을 겪었던 것을 보면 단단한 팀워크를 비집고 존재감을 드러내기는 쉽지 않아 보인다.

하지만, 스스로를 '꼬꼬마' 부르며 2005년 '무리한 도전'에 합류했던 26살 하하가 30대 중반의 가장이 됐을 만큼 이제 멤버들의 나이가 많아졌다. 조정, 레슬링 같은 격한 스포츠에 도전하던 예전 모습을 기대하기는 어려워졌다.

'무한도전'의 도전 정신, 열정, 무모함을 잃지 않으려면 광희의 젊은 피가 필요하다.

기존 멤버의 팀워크에 광희가 어떤 변화를 줄지도 관전포인트다.

김태호 PD는 최근 "(무한도전은) 모든 스태프가 톱니바퀴처럼 함께 돌아가 완성되는 프로그램"이라면서 "앞으로 힘을 합쳐 '무한도전'을 10년 동안 더 하고 싶다"고 밝혔다.

'무한도전'이 지금까지의 10년처럼 앞으로의 10년을 알차게 꾸며나갈 수 있을지 기대된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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