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뉴욕 대법원이 침팬지를 '법적인 인간'으로 인정했다고? 환호하기에는 이르다

  • 김도훈
  • 입력 2015.04.24 10:37
  • 수정 2015.04.24 10:40
Chita, a female chimpanzee, peers from within her new enclosure at a zoo in Asuncion, Paraguay, Friday, May 2, 2014. Chita came to Paraguay from Argentina in 1972, with another chimp named Congo, and they have been caged since. The chimpanzees haven’t reproduced despite being together for 44 years. Veterinarians say it could be due to the stress of being in captivity. (AP Photo/Jorge Saenz)
Chita, a female chimpanzee, peers from within her new enclosure at a zoo in Asuncion, Paraguay, Friday, May 2, 2014. Chita came to Paraguay from Argentina in 1972, with another chimp named Congo, and they have been caged since. The chimpanzees haven’t reproduced despite being together for 44 years. Veterinarians say it could be due to the stress of being in captivity. (AP Photo/Jorge Saenz) ⓒASSOCIATED PRESS

의료 연구용으로 감금된 침팬지 두 마리의 변호에 나선 변호사들은 지난 월요일에 발표된 결정문을 축하하고 있다. 그런데 일부 법조계 전문가들은 변호사들과 동물단체들의 자축 행위가 시기상조 일 수 있다고 지적한다.

비영리 단체 ‘비인간 인권 프로젝트 (Nonhuman Rights Project – NRP)’의 변호사들은 스토니브룩 뉴욕주립대학 연구실에 갇힌 헤라클레스와 레오라는 두 마리의 침팬지를 풀어달라고 뉴욕 주 대법원에 항소했다. 법원은 이번 소송을 받아들이기로 했다.

뉴욕주 법원은 두 침팬지를 '데리고 있던' 스토니브룩 뉴욕주립대학에 "불법구금에서 사람을 풀어주는 인신보호영장을 헤라클레스와 레오에게 발부해서는 안 되는 이유를 설명하라"며, 이 사안에 대한 청문회를 오는 5월 6일 열겠다고 발표했다. 만약 청문회를 거쳐 인신보호영장이 발부되면, 이것은 법적으로 유인원에게 인간과 같은 인격을 부여하는 미국 역사상 최초의 결정이 된다.

NPR 대표이자 변호사인 나탈리 K.프로식은 허핑턴포스트에 “이번 결정은 침팬지인 헤라클레스와 레오에게 인신보호영장을 부여했다는 것을 의미한다.”라고 말했다. “우리의 비인간 동물 친구들이 법정에 발을 디딜 수 있게 된 거다. 소송 자체의 결과와 뭐가 되든 이번에 수립된 전례를 완전히 되돌리기는 불가능해진다.”

NRP는 침팬지에게 인간과 같은 지능과 자아 인지 능력, 또 정서적인 복잡성이 있기 때문에 법적인 인격으로 인정되어야 하며, 따라서 감금이 불법이라는 주장을 하고 있다. NRP는 법원에게 침팬지들에 대한 인신보호영장을 지시해 달라고 주장하며, 레오와 헤라클레스를 해방시켜 플로리다의 영장류 보호구역에 보낼 수 있는 방안을 추구하고 있다.

프로식은 “헤라클레스와 레오가 불법 감금 상태에서 풀려 자유 권리를 누리게 될 것이라고 기대한다"고 했다. 스토니브룩 대학은 이 사건에 대한 허핑턴포스트의 질문에 아직 응답하지 않은 상황이다.

NPR이 월요일에 발표한 보도자료에는 “뉴욕 주 법에 의하면 ‘법인격’만이 ‘이유 입증 인신보호영장(order to show cause and writ of habeas corpus)’에 해당된다. 따라서 법원은 헤라클레스와 레오가 법인격이라는 사실을 암시한 거다.”라고 쓰여있다. 그 보도자료는 매우 흥분된 헤드라인으로 장식되었다. “두 마리의 침팬지를 법인격으로 인정한 판사가 인신보호영장을 허가하다.”

그런데 다른 변호사들은 법원의 이번 결정문이 그런 뜻을 내포한 것은 아니라고 한다.

퀴니이악 대학 법대의 형사법 교수인 린다 마이어는 “지금 이 순간, 침팬지가 인간 취급을 받고 있는 것은 맞다."라고 했다. 하지만 마이어는 "판사가 자기의 결정을 나중에 번복할 수 있으며, 법적으로 침팬지가 인간이 아니기 때문에 스토니 브룩 대학의 행위가 불법이 아니라고 결판 내릴 수 있다"고 경고했다.

또 뉴욕 주 대법원은 사실심 법정이기 때문에 그 판결이 다른 상위 법정에 의해 번복될 수도 있다. 헤라클레스와 레오를 대상으로 한 다른 소송도 이미 이전에 존재했으나, 결국 절차상의 이유로 무효화됐었다. '법원 뉴스 서비스'는 지금까지 일어난 다른 침팬지 관룐 소송들도 다 취하되었다고 보도했다.

인권 변호사인 매튜 D. 브링커호프 역시 침팬지들의 변호인들이 승리에 흥분하기에는 아직 이르다고 말한다. 브링커호프는 “법원이 이번 사건을 고려하기로 한 건 맞다”고 허핑턴포스트에 설명했다. “하지만 법원이 인신보호영장을 부여한 것은 아니다. 만약에 그게 사실이라면 두 마리 침팬지는 지금 플로리다 보호 지역에 있어야 한다.”

브링커호프는 판결이 어떻게 나든 이번 소송이 가져올 파장은 클 거라고 예측한다. 그는 “우선 정책적으로나 사회적으로 많은 관심을 받는 문제다. 따라서 이런 문제에 대해 일단 논쟁을 갖는 것 자체가 중요하다.”며 “다른 해석보다는 고소인 측이 ‘우리의 발언을 들어주세요’라고 요구를 한 것이고, 법원은 그런 발언 요청에 대해 ‘알았습니다. 이 날짜에 당신의 입장을 밝히세요. 그리고 이때까지 피고인이 자기들의 입장을 밝히게 됩니다.’라고 했다고 보는 것이 가장 옳다.”라고 말했다.

마이어 역시 “내가 알기로는 미국의 다른 어느 법원도 이 문제에 대해 이만큼의 문도 열어준 적이 없다.”고 동의했다. “침팬지가 뉴욕 주나 연방부 차원에서 법인격이라는 것을 인정받기까지는 아직도 먼 길이 남았지만, 이번 케이스가 매우 흥미로운 사건인 것은 사실이다.”

*이 기사는 허핑턴포스트US의 Did A Court Just Recognize Chimpanzees As 'Legal Persons'? It Depends Who You Ask를 번역, 가공한 글입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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