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안드레아 페직, '보그'의 첫 트랜스젠더 모델이 되다

  • 남현지
  • 입력 2015.04.22 14:39
  • 수정 2015.04.24 19:50

톱모델 안드레아 페직(Andreja Pejic)이 패션잡지 <보그>에 등장한 첫 트랜스젠더 모델이 됐다.

보스니아-헤르체코비나 출신의 안드레아 페직은 앤드로지너스 모델의 대표 아이콘이다. 그녀는 16살때 호주 멜버른 맥도날드에서 아르바이트를 하다가 에이전시의 눈에 띄어 데뷔했다. 이후 패션 브랜드 장 폴 고티에의, 마크 제이콥스, 톰 브라운과 같은 브랜드부터 웨딩, 란제리 화보까지 성별을 넘나들며 활발하게 활동해왔다.

<보그> 미국판은 2015년 5월호에서 안드레아 페직의 유동적 성 정체성, 성전환 수술, 모델로서의 삶, 패션에 있어서 모호한 성 정체성 등의 이야기를 담은 인터뷰를 공개했다. 인터뷰는 4페이지에 걸쳐 실렸으며 제목은 '새로운 세계(The New World)'다. 인터뷰를 진행한 에디터 앨리스 그레고리는 '성적 유동성이 런웨이를 지배하고 정치적 논쟁에 영향을 주고 있다'며 글을 시작한다. 그레고리는 브랜드 후드바이에어의 디자이너 쉐인 올리버, 브랜드 지방시의 디자이너 리카르도 티시, 패션 사진가 브루스 웨버의 코멘트를 언급하며 패션계에서 '양성성'이 전환점을 맞은 것은 부정할 수 없는 사실이라고 설명한다. 또한 드라마 '오렌지 이즈 더 뉴블랙', 영화 '더 대니쉬 걸' 등 트랜스젠더를 소재로 한 작품을 예로 들며 우리가 살고 있는 세계를 패션을 넘어 커다란 관점에서 바라보고자 한다.

보그 5월호에 등장한 안드레아 페직, 사진은 패트릭 드마쉴리에

보그는 인터뷰에서 남성과 여성이 옷을 바꿔입는다거나 양성성(androgyny)을 지니는 건 성을 바꾸는 것(트랜스젠더)와는 절대 같을 수 없다고 지적한다. 그만큼 페직의 성전환은 패션계에서 중요한 의미를 지니기 때문이다. 페직이 수술을 결심했을 때 주변에서는 다들 그녀를 말렸다. 한 에이전트는 페직에게 "트랜스젠더가 되는 것보다는 양성인 게 낫다"고 말했으며 '너만의 특별한 장점을 잃을 거야. 더 이상 흥미롭지가 않을 거라고. 패션계에는 예쁜 여자애들이 얼마나 많은데.'라고 말하는 사람도 있었다. 주변의 만류에도 페직은 성전환 수술을 했으며 앞으로는 '여성 모델'로만 활동한다고 공표했다.

하지만 성전환 수술 이후에도 페직은 전처럼 승승장구 중이다. 올해에는 글로벌 화장품 브랜드 메이크업포에버의 광고모델로 발탁되었으며, 무엇보다 '여성모델'로 보그에 화려한 신고식을 치렀으니 말이다.

페직은 자신의 인스타그램에 보그에 실린 인터뷰 사진을 올리며 다음과 같이 덧붙였다.

"(새로운) 역사를 만들고, 또 그 일원이 되게 해주셔서 감사합니다. 하지만 더욱 중요한 것은 (이 인터뷰가) 사회적 소수의 전체, 종종 잊혀지는 여성의 사회를 대변했으며 (보그를 제외한) 나머지 패션업계에도 가능성을 열어주었다는 것입니다. "

안드레아 페직의 인터뷰는 보그 홈페이지에서 더 자세히 볼 수 있다.

- 관련기사: '톱모델 안드레 페직, 트랜스젠더 커밍아웃'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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