엄마가 나를 침대에서 재워주던 시절, 나는 엄마가 방을 나가기 전에 이렇게 꼭 부탁했다. "뭔가 생각할 만한 거리를 말해주세요." 엄마가 던져준 생각할 거리에 집중해 머릿속이 통제불가가 되는 것을 막고자 하는 의도였다. 당시에는 몰랐지만 이미 그때부터 불안감을 탈피하려는 수십 년의 노력이 시작된 것이었다. 나는 꼬마 때부터 이런 불안 증세를 겪은 것 같은데 최근 5년 사이 겨우 나의 상태를 인정하고 불안장애에 대해 대화할 수 있는 단계가 되었다.

미국에서만 해도 연간 4천만 명이 불안장애를 겪는다. 그런데 사회적 불안장애 같은 불안장애는 남녀가 공통으로 느끼지만, 범불안장애(Generalized Anxiety Disorder)와 공황장애(Panic Disorder)의 경우 여성환자가 남성환자의 두 배라고 한다.

불안장애를 직접 겪지 않았다면 그 삶이 어떤 것인지 이해할 수 없다. 하지만 불안장애를 겪는 여성(물론 남성도)이 있지만, 그런 여성을 이해하고 돕고자 하는 지인들도 있다.

아래는 당신이 사랑하는 사람이 불안장애를 앓는다면 알아두어야 할 15가지 사항이다.

1. 불안은 신체적인 증상이다. 가슴이 답답해지고 머릿속이 몽롱해지며 숨을 쉬는 것이 힘들어진다. 어린아이가 내 몸을 박차고 나오려는 것 같은 기분을 무시하기 불가능하다.

2. 시간과 에너지가 소모된다. 불안은 신체적인 불편으로 이어지며 다른 일에 집중하기 어렵다.

3. 손, 가슴, 머리, 눈, 배, 손가락 발가락 끝으로 불안을 느낀다. 불안은 몸에서 탈출하고자 몸 여기저기에서 아우성친다.

4. 치료는 가능해도 완치는 불가능하다. 만성 장애가 다 그렇듯 수년에 걸친 치료에도 불구하고 불안장애는 꾸준히 관리해야 한다. 불안감을 완전히 제거하려는 노력보다는 장애를 관리하는 방법을 아는 것이 더 좋다.

5. 치료, 운동 그리고 불안방지 약물은 모두 각각 효과가 있다. 하지만 개인에 따라 어떤 것이 가장 효과적인지는 다르다.

6. 불안함이 사람을 생산적으로 만들 수도 있다. 논문을 늦게 제출한다? 회사 업무를 끝내지 않고 퇴근한다? 약속한 행사에 참석하지 않는다? 있을 수 없는 일들이다.

7. 불안은 매우 유익한 생존 도구로 작동할 수 있다. 초능력을 묘사한 이 만화(클릭)를 보면 이해가 될 거다. 불안감은 타인에 대한 이해심을 키우며, 열정적이게 해주며 주변에 대한 촉각을 세우게 한다.

8. 불안장애를 앓는 사람이 자신의 증상을 당신과 상의한다는 것은 정말 중요한 결정이다. 정신건강에 대한 이야기는 아직도 우리 사회에서는 쉬쉬하는 부분이다. 따라서 이 문제를 공유하는 것 자체가 매우 어색할 수 있다. 다음 사항을 참고하라.

9. 우린 '미치지(crazy)' 않았다. 당신의 단어사전에서 '미쳤다'는 단어를 될 수 있으면 빨리 지워라. 역사적으로 미쳤다는 말은 여성의 생각과 욕구를 부정하는 단어로 이용되어왔다. 덧붙이자면, 모든 사람은 '뭐'같은 부분이 있다.

10. 불안장애를 앓는 사람을 그냥 울게 내버려둬라. 그 모든 눈물을 내버려둬라. 감정표현을 하는 건 사과할 일이 아니다.

11. 합리적이지 않은 이유로 불안해한다는 사실을 우리도 안다. 아무리 고양이가 많다고 해도 고양이 때문에 죽을 가능성은 없고 또 지금 이 순간 익사할 가능성도 없다는 사실을 우리도 지능적으로는 안다. 그러나 그렇게 인지한다고 해도 조절이 안 되는 감정적(또 신체적) 반응을 어쩔 수 없다.

12. 그러니 우리를 바보 취급하지 마라. 그냥 불안감이 사라질 때까지 옆에서 참고 인내해주기 바란다.

13. 때로는 등을 쓰다듬어 주는 것이 최고다. 그런데 때로는 소용이 없을 수도 있다.

14. 당신의 문제가 아니다. 우리의 문제다.

15. 하지만 당신의 지지와 인내가 필요하다. 늘 함께 있어줘서 고맙다. 정말로 우리에게 큰 도움이 된다.

*이 글은 허핑턴포스트US의 '15 Things Anyone Who Loves A Woman With Anxiety Should Know'를 번역, 편집한 것입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