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의도하지 않은 결과에 대응하는 자세

최근 의도하지 않은 결과로 큰 행운 또는 낭패를 보는 사람들이 참 많다. 일생에 한번 얻어걸리기도 힘든 사건들을 만났을 때, 우리는 어떻게 대응해야 할까? 일단 이런 사건들의 공통점을 알아야 한다. 1) 유례없는 주목, 2) 중단 없는 확산, 3) 근거 없는 가감, 4) 예상 못한 실익 등이다. 최근 클라라와 이규태 회장의 사건, 예원과 이태임의 영상, 레진코믹스와 방심위의 갈등, 장동민과 무한도전의 선택, 총리와 비타500의 의혹 등이 그렇다.

  • 김우정
  • 입력 2015.04.23 12:00
  • 수정 2015.06.23 14:12
ⓒGetty Images

의도하지 않은 결과의 법칙(law of unintended consequences)이라는 개념이 있다. 애초의 의도와는 전혀 다른 방향으로 결과가 나오는 형국을 일컫는 용어다. 대표적인 사례는 미국의 '남북전쟁'이다. 애초 남부 주들의 연방 이탈을 막으려고 시작한 전쟁이 결국 노예해방이라는 좋은 결과로 매듭지어진다. 결과가 나쁜 경우도 있다. 중국의 대약진 운동에서 마오쩌둥의 한마디로 대량 숙청(?) 당한 참새떼 때문에 창궐한 대흉년이 그렇다.

최근 의도하지 않은 결과로 큰 행운 또는 낭패를 보는 사람들이 참 많다. 일생에 한번 얻어걸리기도 힘든 사건들을 만났을 때, 우리는 어떻게 대응해야 할까? 일단 이런 사건들의 공통점을 알아야 한다. 1) 유례없는 주목, 2) 중단 없는 확산, 3) 근거 없는 가감, 4) 예상 못한 실익 등이다. 최근 클라라와 이규태 회장의 사건, 예원과 이태임의 영상, 레진코믹스와 방심위의 갈등, 장동민과 무한도전의 선택, 총리와 비타500의 의혹 등이 그렇다.

이들의 공통점은 한 가지가 더 있다. 바로 두 주체의 극단적인 갈등이다. 위의 사건들 모두 아직 누가 피해자이고 누가 피의자인지 밝혀지지 않았다. 스토리텔링 관점으로 보면, 누가 프로타고니스트고 누가 안타고니스트인지가 명확하지 않다는 말이다. 마치 미드 '왕좌의 게임'에서 주인공과 적을 구분하는 일이 얼마나 어려운지처럼. 결국 이 스토리는 서로가 주인공이라 주장하다가 모두 파국을 맞이하는 막장으로 치닫는 경우가 대부분이다.

아직 진행 중인 사건들에 대해 또 다른 잡음(노이즈)을 만들 생각은 없다. 다만, 얻어걸린 마케팅에 대응하는 자세는 미리 길러두는 일이 현명하다고 생각한다. 일단 세 가지만 기억하자. 첫째, 팩트만이 진리다. 대중의 인식은 쉽게 바뀌지 않는다. 특히 이미 주목된 사건에 대한 태도는 더욱 그렇다. 증거가 확실한 사실이 아니라면 절대로 알려서는 안된다. 논리 정연한 주장도, 눈물 어린 호소도 결코 도움이 되지 못한다. 처음 주입된 정보가 이후 정보를 지배하기 때문이다.

둘째, 소통은 끊지 말자. 보통 이런 사건이 터지면 모든 대화채널을 닫는 경우가 대부분이다. 그럴 경우, 대부분의 언론은 의혹을 사실처럼 보도한다. 호미로 막을 일을 가래로도 못 막는 사태가 벌어진다. 언론과 대화하면서 대중과도 소통해야 한다. 단, 첫 번째 원칙을 잊지 말자. 오직 팩트만 이야기해야 한다. 얻어걸린 행운도 마찬가지다. 몇 년 전, 중동의 칠성급 호텔 요리사라고 주목받았던 한 셰프의 몰락과 대한민국을 학력위조 범죄국가로 만든 큐레이터를 기억하자.

셋째, 평소에 선행하자. 얻어걸린 마케팅은 나쁜 사람을 착하게, 착한 사람은 자만하게 만든다. 나쁜 사람이 급하게 착해진다고 대중의 인식이 바뀌지는 않는다. 모두 쇼라고 치부해 버릴 뿐이다. 착한 사람이 자만하면 그의 미숙했던 과거가 도마에 오르기 마련이다. 아무리 태어날 때부터 성인군자였다고 하더라도 털어서 먼지 나지 않는 사람은 없다. 과거의 김구라가 그랬고, 지금의 장동민이 그렇다. 이에 대한 대응책은 불행하게도 없다. 그저 평소 선행이라는 보험에 진심으로 많이 가입하라고 권유드릴 뿐이다.

불교 용어 중에 업(業)이라는 교리가 있다. 미래에 선악의 결과를 가져오는 원인이 된다고 하는, 몸과 입과 마음으로 짓는 선악의 모든 행동을 뜻한다. 지금 우리가 하는 모든 행동은 언젠가 반드시 업이 되어 돌아온다. 각자가 믿는 종교를 떠나서 선한 행동이 선행으로, 나쁜 행동이 악행으로 나에게 되돌아온다는 신념은 믿어볼 만하지 않을까? 얻어걸린 마케팅도 다 업의 결과다. 어떤 업이 돌아온 것인지는 오직 본인만이 안다. 그저 그에 합당한 태도로 더 나은 업을 쌓는 자세를 보일 뿐이다. 수리수리 마하 수리 수수리 사바하!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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