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2015년 04월 20일 10시 13분 KST | 업데이트됨 2015년 06월 20일 14시 12분 KST

강원도의 밑 빠진 독, 평창동계올림픽

심의 과정에서 일부 삭감되어 총 1,000억원의 지방채가 2015년에 발행될 예정이다. 오로지 보름 남짓을 위한 경기장 진입도로 건설을 위해서 매년 30억원의 이자(변동금리로 2.934%)를 내야하는 빚을 얻었다. 강원도는 2013년까지 채무가 8,605억원에 달하고, 이와 별도로 강원개발공사의 부채는 1조2천억원이 넘는 것으로 나타났다. 여기에 동계올림픽 시설투자라는 이유로 매년 지방채를 발행하고 있고 앞서 금리 3%만 계상으로 해도 매년 2~300억원에 달하는 돈을 이자로 납입하는 셈이 된다. 지방의료원 부채 감소, 무상급식 예산지원, 대학생 장학금 지원 사업 등의 총합을 합쳐도 지방부채의 이자액에 훨씬 못 미친다는 사실을 기억하자.

한겨레

<기획연재> 평창동계올림픽 분산개최가 대안이다 (3) | 강원도의 밑 빠진 독, 평창동계올림픽

2014년 12월 11일 오전 10시, 강원도의회 본희의장에서는 2015년 강원도 예산을 심의하기 위해 강원도의회 예산결산특별위원회 제7차 회의가 열렸다. 회의가 개최되고 7분이 지난 무렵, 7명으로 구성된 계수조정소위원회를 구성하고 바로 정회에 들어간다. 그리고 다시 속개된 시간이 밤 11시 36분이다. 현행 지방자치법 제127조에는 광역정부의 예산안을 회계연도 시작 15일 전까지 의결하도록 정해놓았다. 즉, 그 주 일요일인 14일까지 예산안을 의결하지 못하면 법 위반이 되는 상황이었다. 같은 날 밤 11시 36분에 다시 모인 예산결산특별위원회 위원들은 일사천리로 안건을 처리하고자 하지만, 한 의원이 별도의 사업 증액을 요구하면서 회의가 엉키게 된다. 별도의 수정안에 대한 제청에 이어 상정된 사항에 대해 의결을 하였으나, 그것은 안건성립에 대한 것임에도 이를 안건 통과로 하는 바람에 증액사업에 대한 집행부의 동의 절차를 누락한 것이다. 의원들의 의사진행발언이 이어지고 결국 위원장은 12시 전에 회의 차수를 변경해야 되는 규정에 의거하여, 산회를 개최하고자 하지만 회의 개최안건을 상정하지 않은 절차상의 하자가 발생하고 같은 날 12시 57분이 되어서야 아슬아슬하게 기존 회의를 산회한다. 뒤이어 개최된 제8차 회의록을 잠시보자.

위원장 김기홍: 다음은 의사일정 제2항 2015년도 강원도 세입ㆍ세출예산안, 의사일정 제3항 2015년도 강원도 기금운용계획안, 의사일정 제4항 2014년도 제2회 강원도 추가경정예산안, 이상 3건을 일괄하여 상정합니다. 위원님들께 양해 말씀드리겠습니다. 회의 진행상 착오로 제7차 위원회에서 가결 처리한 의사일정 제1항 2015년도 강원도 세입ㆍ세출예산안은 취소하고자 하는데 위원 여러분, 이의가 없으십니까?

(「없습니다」하는 위원 있음)

취소되었음을 선언합니다. 그럼 지방자치법 제127조 제3항의 규정에 의거 예산증액 부분에 대하여 집행기관으로부터 동의 여부를 확인하고자 합니다.

이렇게 난리 통에 처리된 2015년 강원도 예산은 강원도의회 의장의 공언대로 '평창동계올림픽을 위한 예산편성'이 되었다. 최문순 도지사의 역점사업이었던 도내 대학생 등록금 지원 재정보전사업 30억원, 지방의료원 지역개발기금 융자상환금 지원 30억원이 삭감되었고, 무상급식 예산에서도 24억원 가량이 삭감된 반면 당초 제출했던 원안에 포함되어 있던 스피드 스케이팅, 피켜 쇼트트랙, 아이스하키 1경기장, 아이스하키 2경기 등에 따른 도비 부담액 352억원은 원안대로 통과했다. 하지만 예산안과 함께 통과된 안건 중에서 2가지 사항을 눈여겨 볼 필요가 있다. 하나는 2015년 지방채 발행계획 동의(안)으로, 알펜시아 경기장 진입도로 및 지방도 건설을 위해 1,200억원 규모의 지방채를 발행하겠다는 내용이다. 행정자치부가 지방정부의 방만한 부실 경영을 막겠다며 도입한 지방채 발행한도제에 따르면, 강원도가 2015년에 지방채를 발행할 수 있는 한도는 417억원에 불과하다. 결국, 강원도청은 한도 내의 200억원은 지방도 예산으로 지방채를 발행하고 나머지 1,000억원은 2018 평창동계올림픽경기장 및 진입도로 개설에 따른 시설비로 발행하겠다는 꼼수를 낸다. 현행 '2018 평창 동계올림픽대회 및 장애인동계올림픽대회 지원 등에 관한 특별법' 제28조 6항에는 "지방자치단체는 대회관련시설에 대한 사업비 지원을 위하여 지방채를 발행할 수 있다. 이 경우 「지방재정법」 제11조에도 불구하고 지방채 발행 한도액의 범위를 초과하여 지방채를 발행할 수 있다."라는 예외를 규정하고 있는데 이의 예외규정을 활용하기로 한 것이다. 심의 과정에서 일부 삭감되어 총 1,000억원의 지방채가 2015년에 발행될 예정이다. 오로지 보름 남짓을 위한 경기장 진입도로 건설을 위해서 매년 30억원의 이자(변동금리로 2.934%)를 내야하는 빚을 얻었다. 강원도는 2013년까지 채무가 8,605억원에 달하고, 이와 별도로 강원개발공사의 부채는 1조2천억원이 넘는 것으로 나타났다. 여기에 동계올림픽 시설투자라는 이유로 매년 지방채를 발행하고 있고 앞서 금리 3%만 계상으로 해도 매년 2~300억원에 달하는 돈을 이자로 납입하는 셈이 된다. 다시 2015년 예산안 심의 과정으로 돌아가 살펴본다면, 소위 최문순 지사 사업이라 분리되었던 지방의료원 부채 감소, 무상급식 예산지원, 대학생 장학금 지원 사업 등의 총합을 합쳐도 지방부채의 이자액에 훨씬 못 미친다는 사실을 기억하자.

채무와 부채 현황(결산기준)

다음으로 눈여겨 볼 안건은 안 그래도 강원도 재정이 골칫거리인 알펜시아와 관련된 내용이다. 안건의 내용은 '알펜시아리조트 면세점 사업 강원도개발공사 현물출자 동의(안)'으로, 알펜시아 리조트내 '(주)디엘이노베이션'이라는 출자회사를 만들어 면세점을 운영하겠다는 내용이다. 방식은 강원도의 공유재산인 알펜시아 내 부동산 710제곱미터 규모를 10년간 현물출자하면서 발생하는 임대료의 평가금액인 7억원 가량을 상환전환우선주를 취득하는 방식으로 매입하겠다는 것이다. 쉽게 말하면, 알펜시아 리조트 내에 면세점을 짓는데, 땅을 10년 공짜로 빌려주는 대신 임대료에 준하는 주식을 받아서 사실상 별도의 '출자회사'를 만들겠다는 내용이다. 흥미로운 것은 강원도의 자체적이 타당성 조사 결과, 2014년까지 총 매출액을 2,191억원 올릴 예정이고 당장 2015년부터도 169억원 이익을 예상했다. 참고로 위의 업체는 2005년 만들어진 회사로 연 매출액이 62억원인 사업체다. 그런 사업체가 알펜시아에 면세점을 개설해서 자신들의 연매출액에 배에 달하는 매출이익을 얻겠다는 것이다. 이것의 전제는 외국인 1만 4,000명과 내국인 1만 8,000명이 이 면세점을 이용해야 한다. 지방정부가 자신들의 세입원을 줄여서 배당이익을 추구하겠다는 이런 사고방식을 어떻게 이해해야 할지 잘 모르겠지만, 총 3만명에 달하는 면세점 이용자의 추정숫자부터 신기하다. 슬프게도 이런 노력에도 불구하고 강원도 재정의 잠재력은 점차 떨어지고 있다고 볼 수 있다.

통합재정수지 현황

통합재정수지는 간단하게 표현하면 한해 강원도의 살림살이가 어땠는지를 보여주는 지표라고 할 수 있다. 통상 통합재정수지 1은 세입(여기에는 세금으로 걷어들인 돈과 함께 보조금, 교부금 등 중앙정부로부터 받는 돈까지 포함된다)에서 지출과 융자를 제외한 금액이다. 여기에 들어올 돈을 사용하지 않고 예산항목으로 잡아놓게 되면 잉여금이 되는데, 이런 잉여금을 더한 지표가 통합재정수지 2가 된다. 재정의 탄력성이 떨어지는 우리나라 지방정부의 재정특징상 잉여금을 확보함으로서 자체 재원을 늘리려는 유인이 있기 때문에, 통합재정수지 1은 적자여도 통합재정수지 2는 흑자인 것이 일반적이다. 강원도의 재정지표도 2014년까지는 이런 일반적인 추세를 보여준다. 통합재정수지 1은 지속적으로 나빠져서 2014년에 972억원의 흑자를 봤음에도 불구하고 이를 상쇄하는 잉여금 덕분에 통합재정수지 2는 나빠지지 않았다. 하지만 2015년(예측치)부터는 둘 다 적자를 면치 못할 지경이다. 당장 통합재정수지의 지난 5년간 흐름을 봐도 강원도 재정 구조가 나아질 것이라는 희망을 갖는 건 무리다.

그렇다면 이런 강원도 재정의 어려움이 정말 평창동계올림픽 때문일까? 미안하지만 그렇다고 말할 수 밖에 없다. 전국 지방공기업 중 최악의 재정구조를 가지고 있는 강원도개발공사의 부채 대부분은 올림픽 부대시설인 알펜시아 리조트로 인해 발생한 것이다. 또한 현재 강원도가 지방채를 발행하는데 있어 대부분이 경기장 건설 및 진입도로 건설비용에 의한 것이라는 것도 드러났다. 많은 이들이 평창동계올림픽의 문제와 재정문제를 연관시켜 말하면 되묻는 말이 있다. "그러면 올림픽을 안한다고 강원도 재정상황이 좋아지겠는가?" 솔직히 말하면 잘 모르겠다. 어떤 방법을 통해서 상대적으로 열악한 강원도의 지방산업구조를 비롯한 경제구조를 개선할 수 있을지는 말이다. 하지만, 기존의 부산, 인천의 2차례 아시안게임과 해외의 동계올림픽 사례를 통해서 확실하게 말할 수 있는 것은 평창동계올림픽은 그런 어려운 강원도 재정구조를 개선해줄 핵심 사업은 되지 못한다는 사실만은 확실하게 장담할 수 있다. 이미 앞서 언급한 에피소드를 통해서 볼 수 있듯이 '안되는 것 없는' 평창동계올림픽 사업의 심의 과정을 보라. 재정건전성은 결과가 아니라 과정과 관련되는 개념이다. 이미 평창동계올림픽이라는 딱지가 붙는 순간, 그동안 오랜 시행착오를 거쳐 성립된 재정평가 도구들이 무력화되었다.

재정자립도와 재정자주도 현황

재정자립도와 재정자주도의 추이를 보면 현재 강원도 재정의 추세를 확인할 수 있다. 미안하지만 각종 경기장 건설 및 기반시설 공사가 시작된 2013년과 2014년 사이에도 지역 세수가 늘거나 혹은 지역총생산의 증가로 인해 지방재정에 영향이 미치지 않는 것으로 나타나고 있는 것이 현실이다. 이상하지 않은가. 이미 쓴 돈의 효과는 어디로 간 것일까. 평창동계올림픽은 '잘하면 성공할 수 있는' 단계는 지났다. 오히려 재정투자의 효과를 면밀하게 추적해서 강원도민들의 비용이 누구의 수익으로 갔는지, 그리고 그것들이 제대로 환수되고 있는지를 살펴야 한다. 그렇지 않으면 강원도는 강원도 전체 무상급식 지원액보다 더 많은 이자를 내는 우스꽝스러운 살림살이를 살아야 할지도 모른다. [끝]

<기획연재> 평창동계올림픽 분산개최가 대안이다

1회 : 국가체면 살리는 평창동계올림픽 분산개최

고광헌 / 평창올림픽분산개최촉구시민모임 상임대표

2회 : 올림픽 경제효과의 진실

임정혁 / 스포츠칼럼니스트

3회 : 평창동계올림픽, 강원도 재정의 밑빠진 독

김상철 / 나라살림연구소

4회 : 여론조작, 왜곡된 의사결정

박지훈 / 변호사, 스포츠문화연구소 사무국장

5회 : 500년 원시림, 가리왕산의 울음

이병천/ 산과자연의친구 우이령사람들

6회 : 어젠다 2020과 근대올림픽의 미래전망

정용철 / 서강대학교 교수

7회 : 평창동계올림픽 분산개최와 방안

배보람 / 녹색연합 정책팀장

"평창동계올림픽분산개최를촉구하는시민모임"은 평창동계올림픽 및 메가스포츠 이벤트의 반복되는 문제점을 지적하고, 평창동계올림픽의 폐해를 최소화할 수 있는 방안을 찾기위해 만들어진 시민모임입니다. 시민모임은 강원도 지역, 체육, 환경, 문화 시민단체 50여개가 함께하고 있습니다.

평창동계올림픽분산개최를촉구하는시민모임 후원계좌

하나 : 159-910003-63404 (문화연대)

* 후원금은 평창동계올림픽 분산개최 추진을 위한 시민모임의 활동에 사용됩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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