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리비아 해안서 난민선 전복

  • 김병철
  • 입력 2015.04.19 14:19
  • 수정 2015.04.19 18:15

[업데이트 4월 19일 10시 15분]

난민 700여명을 태운 것으로 추정되는 어선 한 척이 18일(현지시간) 리비아를 출발해 이탈리아를 향하다 지중해에서 전복됐다. 사고 직후 구조된 인원이 수십명밖에 되지 않아 대규모 인명 피해가 우려된다.

아랍권 위성방송 알자지라와 미국 CNN 등은 이날 밤 발생한 난민선 전복 사고로 500~700명이 사망한 것으로 추정된다고 19일 보도했다.

이번 사고는 이탈리아령 섬인 람페두사와 리비아 사이 지중해에서 일어났다. 리비아 해안에서 북쪽으로 약 112km 떨어진 지점이다.

이탈리아 해상구조대는 항해 중이던 포르투갈 상선이 구조 차원에서 가라앉고 있던 20m 높이의 선박에 접근해 28명을 옮겨 태웠을 때 해당 선박이 뒤집혔다고 밝혔다.

구조대는 또 지금까지 최소 24구의 시신을 확인하고 사망자 중에는 어린이도 다수 포함됐다고 전했다.

몰타의 '몰타타임스'도 지금까지 배에 탄 난민 가운데 28명만이 구조됐으며 나머지는 익사한 것으로 우려된다고 보도했다.

반면 국제이주기구(IOM) 대변인은 CNN에 49명이 구조됐다고 말하는 등 구조 현황에 혼선이 빚어지기도 했다.

전체 승선 인원은 정확하게 파악되지 않은 채 최소 500명에서 최대 800명 수준으로 보도되고 있다.

유엔난민기구(UNHCR)는 "이번 인명 피해가 사실로 확인되면 지중해에서 벌어진 최악의 참사 가운데 하나가 될 것"이라고 말했다.

현재 이탈리아와 몰타 해군은 뒤집힌 선박 주변에서 구조·시신 수습 작업을 진행하고 있다.

이탈리아 해상구조대 대변인은 "구조와 시신 수색 작업을 동시에 펼치고 있지만 지금 상황에선 시신만을 찾고 있다"고 말했다. 해군 경비정과 상선 등 20척의 배와 헬기 3대가 이번 작업에 참여 중이라고 그는 덧붙였다.

이 사고 소식이 알려지자 국제사회의 즉각적인 대응을 요구하는 목소리도 높아졌다.

프란치스코 교황은 이날 바티칸의 성 베드로 광장에서 행한 연설에서 "국제사회는 추가 비극을 막도록 신속하고 단호한 결정을 내려야 한다"고 촉구했다.

교황은 이어 "그들은 우리처럼 더 나은 삶을 갈망하는 사람들이자 굶주리고 박해받고 부상했거나 또는 전쟁의 피해자들"이라며 "그 비극을 접하면서 마음속 깊은 고통을 느낀다"고 말했다.

프랑수아 올랑드 프랑스 대통령은 이번 사태를 논의하고자 유럽연합(EU) 소속 외무, 내무 장관에게 긴급 회동을 요청했다고 AFP통신이 보도했다.

날씨가 따뜻해지면서 지중해를 거쳐 유럽으로 가는 난민의 수가 급증, 대규모 해상 사고도 잇따르고 있다.

앞서 지난 12일에는 리비아에서 이탈리아로 향하던 난민선이 지중해에서 전복돼 400명이 숨졌다고 국제 아동 구호단체 세이브더칠드런과 IOM이 밝혔다.

당시 이 난민선에는 550명 정도가 타고 있었으며 익사자들 가운데는 어린이들도 일부 포함됐다.

AP통신에 따르면 이날 발생한 사건을 제외하고 올해 들어 최소 900명이 난민선 전복 사고로 사망했다.

유럽연합(EU) 국경수비대는 여름이 다가오면서 약 50만명의 난민이 리비아를 떠나 유럽으로 가려고 대기하는 것으로 추정했다.

내전과 가난을 피해 새 삶을 꿈꾸는 난민들은 4년 넘게 내전을 이어온 시리아와 아프리카 에리트레아, 소말리아 출신이다. 정국 혼란이 이어지는 리비아에서도 난민이 급증하고 있다.

IOM에 따르면 지난해 지중해를 건너다 목숨을 잃은 난민은 3천72명으로 2013년의 700명보다 크게 늘었다. 2000년부터 계산하면 2만2천명의 난민이 지중해를 거쳐 유럽으로 가다 숨졌다.

지난해 유럽에 불법입국한 난민은 28만명에 달한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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