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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로또' 진주운석 어떻게 됐나

  • 김병철
  • 입력 2015.04.19 05:58
  • 수정 2015.04.19 06:01

경남 진주시에 사는 김만식(59·회사원)씨가 2014년 3월 17일 경남 진주시 집현면 덕오리 한 도로변 작은 개울에서 발견한 운석

작년 '운석 로또' 열풍을 몰고 오며 국내외 운석 사냥꾼까지 등장하게 했던 '진주 운석'은 어떻게 됐을까.

19일 한국지질자원연구원 운석신고센터에 따르면 지난해 3월 9일 전국적으로 유성 낙하 현상이 목격된 다음 날 진주 대곡면 한 비닐하우스에서 첫 번째 운석이 발견된 데 이어 17일까지 진주 일대에서 모두 4개의 운석이 나왔다.

'운석을 팔면 큰돈을 벌 수 있다'는 소문이 나면서 운석을 전문적으로 찾는 사냥꾼(Meteorite Hunter)에 더해 일반인까지 운석 찾기에 가세하면서 주말이면 진주 일대는 외지인들로 북적거리는 상황이 연출되기도 했다.

일본강점기 때 발견된 국내 첫 운석인 '두원 원석' 이후 71년 만에 나온 운석 4개에는 발견지를 이름으로 짓는 국제적 관례에 따라 모두 '진주 운석'으로 명명됐다.

진주 운석은 모두 '오디너리 콘드라이트(ordinary chondrite) H5' 종류다.

화성과 목성 간 소행성 대에 있다가 우주 공간으로 튕겨져나간 뒤 지구 중력에 의해 잡아 당겨져 진주로 떨어진 것으로 추정됐다.

원래는 하나의 운석이었으나 대기권을 거치며 쪼개져 낙하한 것으로 분석됐다.

가장 무거운 것은 20.9㎏에 달하지만 가장 가벼운 운석은 420g에 불과하다.

나머지 2개는 각각 9㎏, 4.1㎏의 무게가 나간다.

지질자원연구원 측은 진주 운석을 본격 연구하고자 소유자 4명에게 '1g당 1만원'의 가격을 제시했으나 아직 별다른 답을 듣지 못했다.

운석 가격은 '희소성'이 기준이 된다. 오디너리 콘드라이트는 전 세계적으로 몇 점 없는 '달운석'이나 '화성운석'에 비해서는 가치가 떨어지는 편이다.

오디너리 콘드라이트 H5의 국제 거래시세는 1g당 1만원에 미치지 못한다. 하지만, 국내에서 71년 만에 발견된 점 등을 고려해 매입가를 조금 높게 책정했다는 게 운석신고센터 센터장을 맡은 이승렬 박사의 얘기다.

이 박사는 당시 운석 소유자들이 보물이나 다름없었던 운석을 얼마에 팔 지가 초미의 관심사로 떠오르며 정부에 거액을 요구했다는 말이 돌았지만, 이는 모두 사실이 아니라고 했다.

연구원이 제시한 가격에 운석 소유자들이 아직은 묵묵부답이라 정확히 어떤 가격에 팔고 싶어하는지, 실제 팔려고 하는지조차 알 수 없다는 것.

현재 운석은 소유자들의 거주지인 진주와 부산에 나눠 있는 것으로 전해졌다.

이 박사는 "우주 공간에는 물이나 산소가 없지만, 운석이 지구로 오게 되면 산소를 만나 산화가 된다든지 물과 접촉해 변성될 수 있다"며 "운석 매입이 성사되면 많은 사람이 보고 알 수 있는 전시·교육 용도로 활용하고자 한다"고 말했다.

한동안 일었던 운석 찾기 열풍은 수그러들었지만 자신이 찾은 돌이 혹시 암석이 아닐까 하는 호기심에 감정을 요청하는 경우는 잇따르고 있다.

작년 9월부터 올해 4월 현재까지 지질자원연구원이 접수한 운석 감정 건수는 모두 465건으로 이 중 2개가 진짜 운석으로 판명됐다.

그러나 운석으로 감정된 2개도 소유자가 외국에서 사들여 가져온 것으로 실제 국내에서 발견해 가져온 돌이 운석으로 판명된 경우는 단 한 번도 없었다.

이 박사는 "국내에서 일반인이 '운석 같다'며 감정을 의뢰할 때 실제 운석으로 판명되는 일은 없다고 보면 된다"고 전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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