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푸틴 대통령, 스탈린 두둔 발언 논란

Russian President Vladimir Putin listens for a question while speaking to the media after a nationally televised question-and-answer session in Moscow in Moscow, Russia, Thursday, April 16, 2015. Putin sternly urged the West to respect Russia's interests in global affairs and defended his move to sanction the delivery of a long-range air defense missile system to Iran during a marathon TV call-in show with the nation Thursday. (AP Photo/Alexander Zemlianichenko)
Russian President Vladimir Putin listens for a question while speaking to the media after a nationally televised question-and-answer session in Moscow in Moscow, Russia, Thursday, April 16, 2015. Putin sternly urged the West to respect Russia's interests in global affairs and defended his move to sanction the delivery of a long-range air defense missile system to Iran during a marathon TV call-in show with the nation Thursday. (AP Photo/Alexander Zemlianichenko) ⓒASSOCIATED PRESS

블라디미르 푸틴 러시아 대통령이 소련 독재자 이오시프 스탈린을 두둔하는 듯한 발언을 해 논란이 일고 있다.

BBC 방송 러시아어 인터넷판에 따르면 푸틴 대통령은 16일(현지시간) 연례 '국민과의 대화'에서 나치즘과 스탈린주의를 동일시해서는 안 된다는 입장을 밝혔다.

푸틴 대통령은 "나치주의자들은 유대인, 집시, 슬라브인 등 여러 인종을 말살하는 정책을 공공연히 추구했었다"며 "스탈린 체제는 모든 기형적 특성과 여러 인종에 대한 탄압 등에도 불구하고 한 번도 인종 말살을 목표로 설정한 적은 없었다"고 강조했다.

그러면서 두 체제를 나란히 두려는 시도는 근거가 없다고 주장했다. 독재와 공포정치로 비판받는 스탈린을 두둔하는 듯한 발언을 한 것이다.

상트페테르부르크 유럽대학 교수인 정치학자 블라디미르 겔만은 푸틴 대통령의 발언 배경을 설명하면서 "스탈린주의와 나치즘에 등가 표시를 한다면 러시아인들 공통의 유일한 민족적 자존심의 근거인 제2차 세계대전 승리가 무의미해진다"며 "쉽게 말해 한 불량배가 다른 불량배를 이긴 꼴이 되기 때문"이라고 설명했다.

실제로 대다수 러시아인들은 스탈린의 독재와 폭정을 비판하면서도 그가 2차 세계대전을 승리로 이끌고 단기간에 경제를 발전시킨 점은 긍정적으로 평가하고 있다.

러시아는 그동안 서방이 제2차 세계대전 승전에서 소련의 공적을 과소평가한다는 불만을 제기하면서 이는 사실상 나치즘을 옹호하는 것이나 마찬가지라는 주장을 펴왔다.

푸틴 대통령의 발언은 스탈린에 대한 일반적 평가의 궤를 벗어나는 것이다.

앞서 지난 12일 프란치스코 교황은 스탈린 정권의 범죄를 나치 정권의 인종학살, 제1차 세계대전 당시 터키의 아르메니아인 대학살 등과 함께 20세기의 최대 비극이라고 비판한 바 있다.

푸틴 대통령의 발언에 대해 모스크바 역사학자 안드레이 주보프는 "스탈린 정권을 비롯한 공산주의 체제는 일부 인종을 말살하는 정책을 추구하진 않았지만 일부 사회 계층과 집단을 제거하는 목표를 설정했었다"며 "레닌-스탈린 정권에서 수백만 명의 사람들이 단지 지주, 자본가, 지식인, 장교, 성직자 등의 계층과 집단에 속한다는 이유만으로 살해 당했다"고 지적했다.

그는 "사람을 태워 죽이는 것과 질식사시키는 것은 서로 다르지만 모두 끔찍한 일"이라며 "히틀러와 스탈린에 대해서도 같은 얘기를 할 수 있다"고 꼬집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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