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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바바리맨'을 112경찰이 잡았다

ⓒ몽정기2 스틸컷

“한 남자가 제 앞에 차를 세우더니 차창을 열고 바지를 벗은 채 음란행위를 해요.”

한적한 농촌 마을에 ‘바바리맨’이 나타났다. 충북 괴산경찰서에는 지난 2월에만 바바리맨 신고 전화가 세 차례나 걸려왔다. 웬 남자가 증평군 일대에서 지나가는 여성들을 바라보며 음란행위를 한다는 내용이었다. 신고자 중에는 여중생도 있었다. “흰색 자동차를 탄 아저씨가 입던 속옷을 팔면 5만원을 주겠다고 하다가 어른들이 오니 도망쳤다”는 내용이었다. 교회 앞, 기찻길, 국밥집 근처를 가리지 않고 증평군 일대에 출몰한 이 바바리맨을 잡아달라는 신고전화는 최근까지 다섯 차례나 이어졌다.

경찰이 출동할 때마다 바바리맨은 이미 차를 몰아 줄행랑을 치고 없었다. 늦은 밤에만 나타나는 그의 인상착의를 정확히 기억하는 목격자도 없었다. 범행 상황을 물으면 신고자들은 “너무 놀라 자세히 못 봤다”거나 “그런 걸(음란행위) 어떻게 이야기하느냐”며 손사래를 쳤다. 그나마 경찰은 바바리맨의 차량번호 두 자리를 알아낼 수 있었다.

범인은 뜻밖에도 현장에 출동한 경찰관이 아니라 112종합상황실 직원에게 덜미가 잡혔다. 괴산경찰서 이희준 경위는 지난 1년6개월간 경찰서에 신고된 4만1946건에 주변 다른 경찰서에 접수된 신고까지 포함해 ‘변태’ ‘성기’ ‘바지’ 등의 단어를 검색했다. 차량번호 두 자리가 일치하는 차량도 검색했다. 이 과정에서 인근의 다른 경찰서에 유사 사건이 찍힌 폐회로텔레비전(CCTV) 녹화영상이 있다는 사실을 확인했다. 녹화영상 속에는 차량번호 네 자리가 온전히 들어 있었다.

이 경위는 17일 “17년 경찰 경력으로 보면 바바리맨은 자신의 행위를 멈추지 못하고 인근 지역에서 지속적으로 하는 경향이 있다. 관련 데이터를 분석하면 잡을 수 있는 사건이라고 판단했다”고 말했다. 경찰은 지난 10일 열두 차례 바바리맨 행각을 벌인 혐의(공연음란)로 황아무개(43)씨를 불구속 입건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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