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이완구 전 측근, "성완종 안 만났다는 건 거짓말"

  • 허완
  • 입력 2015.04.16 16:54
  • 수정 2015.04.16 16:59

성완종 리스트 / 이완구 의혹 검증

이완구에 돈 줬다는 그날 무슨 일이?

이완구 총리 2013년 당시 선거사무실 & 성 전 회장측, 돈 전달 주장 추정 장소 (※클릭하면 확대됩니다.)

2013년 4월4일 충남 부여·청양 재보궐선거에 출마한 이완구 총리가 성완종 전 경남기업 회장과 선거사무실에서 단둘이 만나 3000만원을 받았을까. 이완구 국무총리를 둘러싼 ‘성완종 리스트’의 핵심 쟁점이다.

2013년 4월4일 오후 두 사람의 행적을 둘러싼 논란은 이 총리가 키우고 있다. 지난 10일부터 16일까지 이 총리가 상황이 바뀌면 말을 바꿔 의혹을 자초하기 때문이다.

이 총리는 ‘2년전 4월4일 성 전 회장이 다녀간 것을 기억 못한다’고 버티고 있다. 하지만 이 총리와 성 전 회장의 당일 동선과 당시 수행원들의 진술의 종합하면 두 사람이 만난 쪽에 무게가 실린다. 이날 <한겨레>와 만난 이 총리의 전 수행원은 “이 총리가 (선거사무실에 성 전 회장이) 안왔다고 하는건 거짓말”이라고 밝혔다.

■ 4월4일, 이 총리·성 전 회장

2013년 4월4일 오후 2시에 충남도청 개청식이 충남 홍성 충남도청사에서 열렸다. 또 이날은 4·24 충남 부여·청양 재선거의 후보등록 첫날이었다. 성완종 당시 새누리당 국회의원의 일정표에는 오후 2시 충남도청 개청식 참석, 오후 4시30분 이완구 후보 사무실 방문이 적혀 있었다.

전 충남도지사 자격으로 이 총리는 이날 오후 1시30분께 충남도청사 개청식에 도착했다. 성 전 회장도 새누리당 서산·태안 지역구 국회의원 자격으로 행사에 참석했다. 이날 두 사람의 동선이 처음으로 겹쳤지만, 둘이 만났는지는 알려지지 않고 있다.

개청식 본 행사는 오후 2시에 시작돼 40여분 만에 마무리됐다. 이 총리는 오후 3시30분께, 성 전 회장은 이 총리보다 20분여 앞서 각각 부여로 출발했다.

만남에 대해 성 전 회장은 “3천만원을 주었다”고 주장한 반면, 이 총리는 “성 전 회장에게서 돈을 받은 건 고사하고 만난 기억이 없다”고 강변하고 있다.

‘성완종 리스트’ 관련 이완구 총리 의혹 및 해명 (※클릭하면 확대됩니다.)

■ 엇갈리는 선거사무소 행적

이완구 총리가 충남 부여군 부여읍 구교리의 건물 2층에 있는 선거사무소에 도착한 건 충남도청을 출발한지 1시간여 뒤인 오후 4시30분께였다. 이 총리의 한 수행원은 지난 15일 “이 지사님은 멈칫거리는 걸 싫어하셔서 빨리 이동했고, 도착하자 바로 선거사무소로 올라 가셨다”고 말했다.

당시 선거사무소에서 이 총리와 성 전 회장의 독대가 이뤄졌는지 여부는 엇갈린다. 성 전 회장 쪽은 ‘독대하고 3천만원을 주었다’는 것이고, 이 총리 쪽은 “만난 기억도 없다”는 것이다. 먼저 성 전 회장은 지난 9일 <경향신문>과의 인터뷰에서 “지난번 재·보궐선거때 이 총리의 선거사무소에 가서 이 양반에게 3천만원을 주고 왔다”고 밝혔다. 성 전 회장 수행원도 최근 언론에 “일정인 오후 4시30분보다 이른 시각에 부여 사무소에 도착했다. 회장님 지시로 비타 500박스 하나를 들고 사무소 건물 계단을 올라갔다. 회장님은 홍아무개 전 도의원과 인사한뒤 한쪽 칸막이 안에서 이 총리를 만났다. 박스를 탁자 위에 놓고 나왔다”고 말했다.

이에 대해 신 선거사무장은 16일 “주요 인사들이 방문하면 저와 김아무개 국장이 안내하는데 4일날 성 의원님이 오셨는지 기억나지 않는다. 홍 전 도의원이 선거기간 동안 사무소에 자주오긴 했지만 4일날 계셨는지 역시 기억나지 않는다”고 밝혔다. 이 총리는 14일 국회 대정부 질문 답변 등에서 “성 전 회장과 돈거래는 없었다. 성 전 회장이 다녀간 것도 기억 못한다. 돈받은 증거가 나오면 목숨을 걸겠다”고 강변했다.

■ 4월4일 선거사무소 사람들

성 전 회장이 이 총리와 독대하고 돈을 줬다는 시간대는 4월4일 오후 4시30~오후 5시 안팎으로 추정된다. 그러나 이 시간대에 선거사무소에 있었던 이들 역시 성 전 회장의 방문, 이 총리와의 독대 여부에 대해 주장이 엇갈린다.

성 전 회장 수행원은 “선거사무소는 넓은 홀에 여직원 둘이 있었던 것으로 기억한다. 성 전 회장은 1시간 넘게 선거사무소에 들러 이 총리를 만났다”고 했다. 이 총리는 15일 국회에서 기자들과 만나 “4일은 후보등록 첫날이어서 기자들이 저를 인터뷰하러 왔기 때문에 정황상으로 볼 때 맞지 않다”며 “독대도 하지 않았다”고 해명했다. 신 선거사무장도 “적어도 5~6명은 사무소에 상근한다. 여직원 2명만 있었다는 성 전 회장 수행원의 말에 신빙성이 떨어진다”고 주장했다.

그러나 성 전 회장 방문을 뒷받침하는 주장도 잇따르고 있다. 부여지역 언론매체의 한 기자는 “이날 인터뷰를 요청했더니, 신 사무장이 중요한 분이 오실 예정이어서 어렵다고 해 인터뷰를 미뤘다”며 “성 전 회장 일정표에 이 총리 면담시간이 4시30분으로 정해져 있었다는 건 이 총리 쪽과 일정을 조율한 것 아니냐”고 의혹을 제기했다. 또 다른 기자는 “이날 다른 기자 한명은 ‘사무소 계단에서 성 전 회장을 만나 악수하고 성 전 회장이 승용차를 타고 떠나는 모습도 봤다’고 한다”고 전했다.

이 총리를 지지하는 모임인 완사모(이완구를 사랑하는 사람들의 모임)의 부여쪽 핵심인사는 “(언제인지 모르지만 선거사무소에) 성완종이 왔다갔다는 얘긴 들어봤다. 나는 보지 못했다. 이완구는 돈 갖고오게 만들지 돈 달라고 하지 않는 스타일”이라고 귀띔했다.

이 총리의 전 수행원은 “이 총리가 (선거사무실에 성 전 회장이)안왔다고 하는건 거짓말”이라고 밝혔다. 그는 “4일 오후 4시30~40분께 선거사무소 지사님실 앞에서 성 의원님 수행원을 만나 같이 음료수를 마시며 이야기를 나눴다. 성 의원님이 오셨으니 수행원이 앞에 있었던 것 아니냐. 의원님 대신 ‘회장님’이라고 호칭해 왜 그렇게 부르느냐고 물었던 기억이 있다. 선거사무소의 방은 왼쪽부터 지사님실, 총괄본부장실, 회계·전략회의실 등 3개가 있는데 의원님이나 중요한 손님은 지사님실에서 독대가 이뤄졌다”고 말했다. 그는 “노란색 드링크상자는 기억나지 않는다. 선거철 사무소에 흔한게 드링크상자여서 봤다고 해도 특별히 관심을 두지 않았을 것”이라고 덧붙였다.

■ “말만 하면…” 못믿을 총리

이완구 총리의 거짓말 논란도 커지고 있다. 이 총리는 15일 대정부질의 전 기자들이 ‘3천만원 수수설’을 캐묻자 “정황상 맞지 않는 말”이라며 금품수수 의혹을 부인했다. 그러나 이어진 국회 대정부질의에서는 “기억이 안 난다”고 대답하더니 16일 대정부질의에서는 “증언이 혼재돼 있다”고 말을 바꿨다. 이어 17일 전 운전사의 증언이 나온 뒤에는 “선거사무소에는 운전기사 뿐 아니라 여러 분들이 있는데 당시 상황을 알아보니 많은 분들이 성 전 회장과의 독대를 기억하지 못하고, 한두 분은 기억하고 있다고 해서 알아보고 있다”고 해명했다.

이 총리의 거짓말은 이 뿐이 아니다. 성 전 회장과의 관계에 대해 13일에는 “도지사 시절인 2007년과 2008년에 송사를 해서 상당히 험한 관계였고, 2013년 선진당과 합당해 작년까지 동료의원 관계일 뿐”이라고 말했다. 그러나 성 전 회장의 일정표에서 23차례 만난 것으로 나타나자 “충청 의원들과 같이 만난 것이지 개별적으로는 만난 적이 없다”고 밝혔다. 이 총리 측근은 이에 대해 “성 의원님이 2013~2014년 국회 의원회관의 이 총리님 방으로 1~2차례 찾아와 두분이 만난 적이 있다”고 확인했다. 결국 이 총리는 16일 “11차례 만났으며, 독대는 4차례”라고 말했다.

이경현 국무총리 정책보좌관은 “너무 많은 일을 겪으셔서 혼란스러워 실수하시는 것 같다”고 해명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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