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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4대 1 대승', 스틸타카를 되돌려놓은 포항의 3인방

모든 것이 대단했다. 이전까지 지탄받던 팀 전체의 조직력이 확실히 살아난 모습이었다. 4월 15일 열린 K리그 클래식 6R을 맞아 전남을 홈으로 불러들인 포항은 다시 부활한 스틸타카를 앞세워 4대 1 대승을 거뒀다. 리그 5경기에서 2실점을 내주며 1승 4무로 무패 행진을 달리고 있던 전남의 짠물 수비는 이날 포항의 공격 앞에 한없이 작아졌다. 다시 돌아온 스틸타카의 조직력에 팬들은 환호했고, 이날 경기를 승리로 이끈 주요 선수들에 대한 아낌없는 찬사가 쏟아졌다. 팬들의 찬사가 집중된 선수는 모두 공격진에 있었다. 공격형 미드필더 문창진과 측면 공격수 이광혁 그리고 중앙 미드필더 손준호가 팬들로부터 많은 칭찬을 받은 3인방이었다.

  • 임형철
  • 입력 2015.04.17 14:41
  • 수정 2015.06.17 14:12

(사진 / 포항 스틸러스)

모든 것이 대단했다. 이전까지 지탄받던 팀 전체의 조직력이 확실히 살아난 모습이었다. 4월 15일 열린 K리그 클래식 6R을 맞아 전남을 홈으로 불러들인 포항은 다시 부활한 스틸타카를 앞세워 4대 1 대승을 거뒀다. 리그 5경기에서 2실점을 내주며 1승 4무로 무패 행진을 달리고 있던 전남의 짠물 수비는 이날 포항의 공격 앞에 한없이 작아졌다. 다시 돌아온 스틸타카의 조직력에 팬들은 환호했고, 이날 경기를 승리로 이끈 주요 선수들에 대한 아낌없는 찬사가 쏟아졌다.

팬들의 찬사가 집중된 선수는 모두 공격진에 있었다. 공격형 미드필더 문창진과 측면 공격수 이광혁 그리고 중앙 미드필더 손준호가 팬들로부터 많은 칭찬을 받은 3인방이었다. 특히 이전까지 선발로 기용된 횟수가 드물었던 문창진과 이광혁의 등장에 포항팬들은 만족을 드러냈다.

5R까지 포항은 공격의 중심 역할을 맡아줘야 했던 공격형 미드필더에 대해 아쉬움이 있었다. 아직 적응을 마치지 못한 안드레 모리츠는 별다른 위력을 보여주지 못했고, 김승대 또한 처진 공격수로 나서 득점은 기록했지만 1선과 2선의 연결 고리 역할을 효과적으로 해주지 못하면서 꾸준한 활약을 이어가지 못했다. 지난 전북전, 제주전에서 무득점으로 2연패를 당한 포항은 경기 내내 공격형 미드필더의 부재에 아쉬움을 드러내며 불안한 조직력으로 경기에 나서야 했다.

(사진 / 포항 스틸러스 - 스포탈코리아)

하지만 전남전에 선발로 나선 문창진은 그동안 포항을 괴롭혀왔던 공격형 미드필더에 대한 고민을 완벽히 씻어주었다. 본인이 맡은 역할을 충실히 수행하며 팀의 짧은 패스 플레이에 중추 역할을 톡톡히 해줬다. 이날 후방에서의 패스를 받기 위해 주로 아래로 내려온 상태에서 플레이를 펼쳤던 문창진은 공수 양면에 적극적으로 가담하던 손준호를 비롯해 주위의 공격진들과 활발히 패스를 주고받으며 1선과 2선의 연결고리를 담당했다. 전반전 내내 전남이 두꺼운 수비벽으로 맞섰음에도 끝까지 볼을 지켜내며 자신의 플레이를 이어갔고, 이러한 노력 끝에 전반 32분 날카로운 왼발 슛으로 득점을 기록하며 팀을 승리로 이끄는 귀중한 선제골의 주인공이 됐다.

전반 32분에 터진 문창진의 첫 골 장면 (영상 / spotv-youtube)

(사진 / 포항 스틸러스)

측면 공격수 이광혁도 자신의 개인 기량을 유감없이 발휘해 주었다. 오랜 시간 부상으로 인해 경기에 나서지 못했던 이광혁은 오히려 더욱 성장한 개인 기량을 앞세워 포항의 측면 공격을 주도했다. 볼을 다루는 기술과 순간 스피드가 더욱 성장했고, 프로 데뷔 직후보다 피지컬도 향상한 듯 보였다. 전남의 김태호가 이광혁과의 대결에서 연이어 패배하며 전반 37분 만에 그라운드를 나가야 했을 만큼 이광혁이 맡게 된 왼쪽 측면은 포항이 경기 내내 측면 공격을 풀 수 있는 활로로서 작용했다.

이광혁의 활약은 많은 의의를 지닌다. 본래 주전으로 기용됐던 고무열과 조찬호가 아직 부상의 여파로 제 컨디션이 아닌 데다가, 새로 영입한 심동운과 티아고도 아직 조직력을 가다듬을 시간이 필요한 시점에서 확실히 포항의 축구를 이해하고 있는 이광혁의 등장은 큰 힘이 될 수밖에 없다. 공격형 미드필더는 문창진, 측면 공격수는 이광혁이 제 역할을 다해주면서 각 포지션에 많은 고민을 안고 있던 포항이 해결책을 얻게 됐다.

(사진 / 포항 스틸러스)

결국, 전방의 선수들이 살아나자 가장 큰 탄력을 받게 된 선수는 중앙 미드필더 손준호였다. 지난 시즌보다 더욱 종적인 움직임을 활발히 가져가며 공격 과정에서의 영향력을 높인 손준호는 달라진 자신의 역할에 완벽하게 적응한 모습을 보이지 못하며 중간중간 아쉬운 모습을 드러냈다. 하지만 공격진들의 패스가 살아나면서 손준호 역시 동료 선수들과의 연계를 통해 자연스럽게 공격에 가담하는 것이 가능해졌고, 이날 터진 4골 중 3골에 모두 관여하며 2골 1도움의 공격 포인트를 기록했다.

후반 15분, 17분에 터진 손준호의 골 장면 (영상 / spotv-youtube)

특히 이날 손준호에게 돋보였던 것은 크게 두 가지였다. 첫 번째는 빠른 공수전환, 두 번째는 동료의 패스를 받기 위한 위치 선정이었다. 빠른 공수전환은 많은 활동량과도 연관된다. 수비 시에는 김태수와 더블 볼란치를 형성하며 뒷문의 안정감을 높였고, 공격 시에는 재빨리 전방으로 올라가 순간적으로 포항의 공격진이 전남의 수비진에 수적 우위를 만들 수 있도록 이끌어내는 데 1등 공신이 됐다. 여기에 동료의 패스를 받기 위해 올바른 위치를 선점하며 팀의 패스 플레이가 결정적인 상황에 끊기지 않도록 이바지했다. 올 시즌부터 더욱 공격적인 움직임에 집중했던 성과가 확실히 드러나는 모습이었다.

물론 스틸타카의 부활은 일부 선수가 아닌 조직력을 이룬 모든 선수의 공이다. 최전방 공격수로 나서 1골을 기록한 김승대나 전남 공격수 오르샤를 묶어버렸던 박선용, 날카로운 왼발 능력을 보여준 티아고 등 모두의 활약이 있었기에 스틸타카의 조직력을 되찾을 수 있었다. 하지만 이전 경기들과 이번 전남전 경기에서 가장 두드러진 차이점은 위 3인방의 존재였다. 문창진, 이광혁은 이전까지 선발 출전의 기회를 잡지 못했고, 이들을 대신해 출전한 선수들은 아직 완전한 모습을 보이지 못하며 끝내 팀의 패배를 막지 못했다. 중원을 책임지는 손준호 역시 공격진이 살아나기 이전까지는 여러 차례 흔들리는 모습이 있었다. 새롭게 기용된 두 명과 함께 탄력을 받은 손준호까지 3인방이 가세한 포항은 다시 이전과 같은 조직력을 되찾았고, 막강한 공격력으로 상대를 압도했다.

스틸타카가 아직 완벽한 상태라 보기는 어렵다. 최전방 공격수 라자르와 문창진의 호흡이 새로운 관건이 될 전망이고, 부상에서 회복한 고무열과 조찬호의 부활, 정립되지 않은 모리츠의 팀 내 역할, 팀에 녹아들 때까지 시간이 필요한 심동운과 티아고 등 아직 포항이 팀 적으로 해결해야 할 과제들은 많다. 하지만 그렇기에 이번 4대 1 대승은 포항에 뜻깊은 결과라고 말할 수 있다. 아직 해결해야 할 과제는 많지만, 그런데도 점점 더 나은 팀이 되어가고 있다는 희망을 안겨준 대승이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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