이완구 국무총리가 또 한 번 말을 바꿔야 할지도 모르겠다.
‘성완종 전 회장을 만난 기억이 없고, 독대도 하지 않았다’던 이 총리의 말과는 상반되는 증언이 이 총리의 전직 운전기사로부터 나왔다. 성 전 회장 측이 아니라 이 총리를 수행하던 전직 운전기사다.
CBS노컷뉴스는 16일 지난 2013년 3월부터 6월까지 이 총리를 수행했다는 운전기사 A씨와의 인터뷰를 공개했다. A씨가 일한 시기는 이 총리가 성 전 회장으로부터 돈을 받은 것으로 지목되는 시기와 겹친다.
성 전 회장이 이 총리에게 비타500 박스에 현금 3000만원을 담아 건넸다고 주장하며 지목한 건 2013년 4월4일이다. A씨는 ‘그 날’의 기억을 상세히 털어놨다.
A씨는 "홍성에서 큰 행사가 끝나고 부여에 있는 선거사무실로 바로 운전해 왔었다. 도착한 뒤 사무실에 올라갔는데 성완종 의원과 함께온 비서가 있었다. 비서와 사무실에서 얘기를 나눴던 것이 기억이 난다"고 말했다.
(중략)
A씨는 "보통 우리는 '의원님'이라고 부르는데, 그쪽 직원은 '회장님'이라고 부르더라. 그래서 '왜 그러냐'고 물어봤더니 '우리는 원래 회장님이라고 한다'고 얘기하더라. 성완종 의원 비서하고 사무실에서 그런 얘기를 나눠서 더 기억이 난다"고 진술했다. (CBS노컷뉴스 4월16일)
A씨는 “독대를 하셨다”며 “참모는 다 물리고 만났었다”고 증언했다. 또 ‘기자들이 많아 독대가 불가능했다’는 이완구 총리의 해명에 대해 A씨는 “그 정도는 아니었다. 기자들이 그렇게 많지는 않았다”고 덧붙였다.
보도에 따르면, A씨는 당시 사무실 구조를 상세히 묘사했다. 그의 증언과 성 전 회장이 방문했다는 시간대도 일치하는 것으로 보인다.
한편 15일 MBN은 문제의 비타500 박스를 직접 목격했다고 증언한 성 전 회장 측 운전기사 여모씨와의 인터뷰를 보도했다. 같은 날 서울신문은 “(박스를) 들어보면 알지 않나. 안에 담긴 게 음료수가 아니라는 것을 직감했다”는 성 전 회장 측 측근의 말을 전한 바 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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