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성완종-경향신문 인터뷰 전문(요약)

  • 김병철
  • 입력 2015.04.16 07:03
  • 수정 2015.04.16 07:07

성완종 전 경남기업 회장이 이달 9일 스스로 목숨을 끊기 전 경향신문과 나눈 전화인터뷰 전문이 15일 공개됐다.

전문에는 성 전 회장이 숨진 채 발견될 당시 그의 상의 주머니에서 나온 메모지에 이름이나 직함이 적힌 정치권 유력 인사 8명 가운데 5명과 관련된 구체적인 내용이 담겨 있다.

다음은 성 전 회장의 발언 요약이다.

성완종 전 경남기업 회장의 시신 상의에서 발견된 메모. 이 메모에는 '허태열 7억, 홍문종 2억, 유정복 3억, 홍준표 1억, 부산시장 2억, 김기춘 10만불, 이병기, 이완구'란 글자와 '김기춘 10만불'이란 글자 옆에 '2006.9.26日 독일 벨기에 조선일보'라는 문구가 적혀 있다. (연합뉴스/조선일보 제공)

"허태열 7억·김기춘 10만달러"

2007년부터 박근혜 대통령 모셨다. 신뢰를 헌신짝처럼 버리는 그런 입장이 돼서는 안 된다. 나 하나 희생됨으로써 앞으로는 그렇게 해서는 안되겠다는 의미에서 말씀을 드린다.

개혁을 하고 사정을 한다는데, 이완구 총리가 사정대상 1호다. 성완종과 이완구, 사람을 비교해 보시라. 당에서도 성완종에게 이렇게 해서는 안 된다는 의견이 지배적이다. 청와대하고 총리실에서 (사정을) 주도해서 하는 것 아닙니까.

허태열 실장, 국회의원 당시에 만났다. 공소시효는 지났지만 2007년 대선 캠프 때 제가 많이 도왔다. 기업하는 사람들이 권력의 핵심에 선 사람들의 이야기는 무시할 수 없지 않나.

많이 지났는데 몇 달에 걸쳐 7억원 주고 리베라호텔에서 만나서 몇 회에 걸쳐서 줬다. 사실 그 돈을 가지고 (대선 후보) 경선을 치른 것이다.

김기춘 전 청와대 비서실장이 대한민국에서 제일 깨끗한 사람으로 돼 있다. 2006년 9월에 벨기에와 독일 갔었는데, VIP(박근혜 대통령) 모시고 갈 때 이 양반(김 전 실장)이 야인으로 놀고 계셨다.

10만불, 달러로 바꿔서 롯데호텔 헬스클럽에서 내가 전달해 드렸고 수행비서도 따라왔다. 서로서로 돕자는 이런 의미에서 (준 것이다).

"홍문종에 2억, 서병수에 '이완구 공천' 건의"

2012년 대선 때 홍문종 의원 같은 경우가 (캠프 조직총괄)본부장을 맡았다. 제가 한 2억원 정도 현금으로 줘서 조직을 관리했다.

사실 이완구 총리도 지난 번에 보궐선거 했지 않았나. 선거 때 조금씩은 다 주고받고 그러는 거지 않나. 나는 성심성의껏 했다.

그 양반(이 총리) 공천해야 한다고 서병수 부산시장(당시 새누리당 사무총장)에게 많이 말을 하고 나도 많이 거들고 했다.

(이 총리 측) 선거 사무소 거기 가서 한나절 정도 거기 있으면서 3천만원 주고, 다 이렇게 인간적으로 인간관계를 형성했다. 무슨 조건이 있고 그런 게 아니었다.

내가 저 회사(경남기업) 돈 빌려다가 이렇게 하고. (도와준 게) 많이 있는데 (이 총리가 내게) 이런 식으로 이렇게 하면 말이 안 된다.

나는 어느 누구보다도 한나라당을, 옛날부터 신한국당 때부터 사랑하고 아꼈다. 그런 심정을 서로가 이해하고 해야 하는데 전혀 그렇지가 않았다.

박근혜 대통령이 2012년 12월 20일 대선에서 당선된 다음날 오후 서울 여의도 당사에서 열린 중앙선거대책위원회 해단식에서 인사말을 하고 있다. 맨 앞줄의 김용준(오른쪽 두번째)·정몽준(오른쪽) 공동선대위원장의 바로 뒷줄에 고 성완종 전 경남기업 회장이 앉아있다. ⓒ한겨레

"무리한 수사는 '이완구 작품'"

(검찰이 경남기업 조사하면서 나온) 분식회계 부분은 회계사나 그런 사람들한테 따져보면 안다. 그 내용이 어떻게 된 건지, 검찰이 어떻게 무리하게 수사하는 건지를 다 아실 수 있다.

(박근혜) 대통령도 저를 그렇게 나쁘게 생각 안 할 거다. (경남기업이) 워크아웃 당해서 죽도록 고생만 했다.

검찰에서는 저보고 딜을 하라고 하는데 딜을 할 게 없다. (이상득 전 의원 등) 그런 사람들이 저한테 돈을 받겠나. 그 사람은 나보다 수십배 수백배 (돈이) 많은 사람이다.

제가 볼 때는, 지방신문도 그렇고 '이완구 작품'이라고 한다. (이완구 총리가) 반기문 (유엔 사무총장) 의식해서 얘기가 많았다. 내가 반기문과 가까운 것은 사실이고 동생이 우리 회사에 있는 것도 사실이고. (충청)포럼 창립멤버인 것도 사실이다.

그런 요인이 제일 큰 게 아닌가 (싶다). 너무 욕심이 많다. 그 양반(이 총리)은.

"홍준표는 1억원"

(검찰 수사에서) 우리 마누라가 페이퍼컴퍼니를 만들어서 후배한테 돈을 18억원인가 그렇게 해 줬다, 그 부분은 내가 전혀 몰랐지만 책임을 져야 한다면 지겠다.

사실 서민한테는 미안한 얘기지만 우리나라 재벌들이 자회사 만들어서 30억원, 50억원으로 큰 회사 만드는 게 현실 아닌가. 난 땅 한쪽, 아파트 한 채 사본 일이 없다. 오직 주식만 갖고 현금이 없다.

나 같은 사람이 하나 희생됨으로써 앞으로 이런 일이 있어서는 안 되겠다.

그리고 제가 그 홍준표 당 대표로 나갔을 때, 2011년쯤 됐을 것이다. 내가 홍준표를 잘 안다. 1억원을 윤○○ 있잖아요. ○○일보 윤○○를 통해서 전달했다.

공천 받으려고 한 것은 아니고 아무런 조건 없이 그렇게 했는데 그런 식으로 하니까 너무 배신감이 들었다.

(내가) 합당하면서 백의종군 한 사람 아닌가. (내가) 장관을 시켜달라고 했나, 누구를 취직시켜 달라고 했나. 세상에 그럴 수가 있나.

"검찰, 별건 수사 했다"

조그마한 기업인도 아니고 정치인인데, 내가 참여해서 정권을 창출한 건 온 시민들이 많이 알지 않나.

검찰 조사도 자원(외교 비리 의혹)이 없으면 그만 둬야지 마누라와 아들, 형님들 다 (조사)해가지고 뭘 어떻게 하겠다는 건가. 검찰도 가로치기(별건) 수사 못하게 돼 있지 않나, 자기들도 수차례 발표했다. 말이 안 되는 거다.

포스코는 비자금 (의혹 사건)만 수사하지 않나. 우리는 자원수당(성공불융자금 횡령 혐의가) 없으니 '가족 관계자 압력이다', '분식회계다', '비자금이다' 등등 하면서 (수사를) 다 하잖나. 말이 되나. 포스코하고 우리하고 대비되지 않나.

(조사했는데) 아무 것도 없으니까 분식(회계)으로 걸어서 신용평가 좋게 해서 대출받았다고 하는데 그것도 그렇지 않다. 충분히 다 소명이 된다.

"내가 희생해서 사회를 바로잡는 것 밖에 없다"

경남기업 워크아웃이 내가 현역 의원일 때 들어갔는데, 현역 의원이 (자기 회사가) 워크아웃에 들어간 곳이 대한민국에 있나 찾아보라.

정권에 부담을 줄까봐 내가 (회사에) 조용히 채권은행(관리 체제)에 들어가라고 했다. 말이 안 되는 이런 짓을 하니까, 다른 길이 없지 않나. 내가 희생해서 사회를 바로잡아 주는 그런 것 밖에 없다.

이 보도는 하시더라도 보안을 지켜서 오늘 하지 말고 내일자로 해주시던지 그렇게 좀 해 달라.

김기춘씨 부분은 ○○일보 9월26일자를 보면 가서 VIP(박 대통령)랑 사진 찍은 것도 있고 그렇더라. 벨기에와 독일 다니면서 활동한 것 나온다. 인터넷 들어가 보면.

깨끗한 정부, 진짜 박근혜 대통령이 깨끗한 사람을 앞으로 내세워서 깨끗한 정부가 될 수 있도록 꼭 좀 도와달라.

우리 장학재단 관련된 사람들, 이 사람들이 잘 재단을 지켜주길 바라고. 우리 장학금 받은 학생들이 성완종이란 사람이 그렇지 않다는 것을 꼭 좀 인식시켜 주도록 써 달라.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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