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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버럭 홍준표', 왜 이러나?

ⓒ한겨레

고 성완종 전 경남기업 회장한테서 1억원을 받은 의혹으로 이른바 ‘성완종 리스트’에 이름을 올린 홍준표 경남지사가, “돈을 받은 증거가 나오면 목숨을 내놓겠다”며 극력 부인하는 이완구 총리 등 다른 관련자들과는 사뭇 다른 태도를 보이고 있다. 직설화법을 즐겨 사용해 ‘버럭 홍준표’라고 불리던 평소 모습과도 매우 다르다. 경남도 일부 공무원들도 “홍 지사가 왜 이러지?” 하며 의아해하고 있다.

홍 지사는 그동안, 단돈 1원도 받지 않았다며 펄쩍 뛰는 다른 관련자들과 달리 ‘배달 사고’ 가능성을 열어두는 듯한 설명을 해왔다.

그는 ‘성완종 리스트’가 공개된 날인 지난 10일 오후 경남도청 프레스센터에서 기자간담회를 자청해 “중진 정치인 이상 되고 어느 정도 위치를 점한 사람이라면, 그 사람에게 로비하기 위해서 직접 연결 안 되면 주변 사람을 통해 연결할 수 있다”고 말했다. 이 자리에서 홍 지사는 “(성 전 회장이 리스트를) 돌아가시면서까지 허위로 썼다고 할 수는 없지. 홍준표가 그래도 당대표까지 한 사람이다. 누가 측근을 빙자해서 접근할 수 있다. 어느 정도 위치에 올라가면 그런 일이 비일비재하다”고 했다. 13일 오전엔 경남도 간부들과 차를 마시며 “큰 정치를 하다 보면 음양으로 도와주는 사람이 굉장히 많다. 지금 논란이 사실인지 허위인지, 또 불법인지 합법인지는 수사 과정에서 다 밝혀질 것”이라고 말했다.

홍 지사는 성 전 회장, 그리고 자신에게 돈을 전달한 사람으로 지목된 전 경남기업 고문 윤아무개씨 등 자기를 궁지에 몰아넣은 이들에 대해서도 비난보다는 ‘듣기 좋은 이야기’를 하고 있다.

성 전 회장에 대해선 지난 10일 경남도청 기자간담회에서 “사람 좋다는 이야기만 죽 들어왔다. 그 사람 참 양질이다, 그 이야기는 들어왔다”고 말했고, 13일엔 “2013년 고인의 선거법 위반 사건을 도와주지 못한 점에 대해서는 미안한 마음 금할 길 없다”는 글을 자신의 페이스북에 올렸다. 또 윤씨에 대해서는 13일 오전 출근하면서 기자들에게 “저한테는 참 고마운 사람입니다”라고 말했고, 14일엔 “제 경선을 도와준 고마운 분”이라고 페이스북에 썼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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