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이 와중에 박 대통령 출국...꼭 나가야 하나?

  • 남현지
  • 입력 2015.04.14 19:40
  • 수정 2015.04.14 19:41
ⓒ한겨레

청와대, 중남미 순방 일정 공개

콜롬비아 대통령 일정 맞추려…

“역대 최대규모 순방” 자화자찬

여론 반대 무릅쓰고 강행 의문

청와대 “맨 나중 방문은 어려워”

‘성완종 리스트’ 파문으로 박근혜 정부가 출범 이후 최대 위기를 겪고 있는 가운데, 오는 16일 중남미 4개국 순방을 위한 박 대통령의 출국 일정이 현 정부에 또 다른 악재로 작용할 전망이다. 16일이 세월호 참사 1주기를 맞는 날인데다, 이날 청와대가 공개한 순방 일정을 보면 박 대통령이 여론의 반대를 무릅쓰고 반드시 이날 출국을 해야하는지에 대한 의문을 낳고 있기 때문이다. 야당은 박 대통령이 성완종 리스트 파문을 외면하고 순방을 떠나는 것이라며 더욱 공세적으로 연기를 요구하고 나섰다.

주철기 청와대 외교안보수석은 14일 박 대통령의 4개국 순방 일정과 의미를 설명하는 브리핑을 열어 “중남미는 한류 확산 등을 통한 문화적 친밀감을 바탕으로 정보통신기술(ICT), 전자정부, 원자력, 대형 인프라 등 다방면에서 교류·협력의 잠재력을 시현할 수 있는 기회의 대륙”이라며 “지난번 중동 순방으로 일으킨 제2의 중동붐에 이어 우리 경제 영역을 태평양 건너까지 활짝 펼치고자 한다”고 강조했다. 청와대는 또 이번 순방에 모두 125개사가 경제사절단으로 동행하며, 이는 역대 최대 규모라고 설명했다.

하지만 이날 청와대가 설명한 첫 방문국 콜롬비아 일정을 보면, 도착 첫날인 17일(현지시각) 한-콜롬비아 비즈니스 포럼, 공식 환영식, 산토스 콜롬비아 대통령과 정상회담, 양해각서(MOU) 서명식 등이 이어진다. 산토스 콜롬비아 대통령 일정상 콜롬비아를 맨 나중에 방문하는 게 어려워 첫 방문국으로 정했다는 게 청와대의 설명이다. 하지만 정치권과 언론에선 “콜롬비아 대통령 일정에 맞추기 위해 한국 대통령은 ‘세월호 1주기 출국’을 감행한다는 말인가. 세월호 1주기가 언제인지 모르는 것도 아닌데, 애초부터 이런 일정을 잡은 게 잘못”이라는 지적이 나온다. 청와대 내부에서도 일정과 관련한 논란이 있었으나, 어느 누구도 이를 공식적으로 강하게 제기하지는 않았던 것으로 전해진다.

이와 관련해 주철기 수석은 야당에서 ‘성완종 리스트’ 파문과 ‘세월호 1주기’ 등을 이유로 순방을 연기해야 한다고 요구한 것에 대해 “연기할 특별한 이유가 없으며 예정대로 해야한다”며 “우리 (경제살리기) 기회를 창출해야 하고 동포사회도 기다리고 있는데 적극적으로 일은 해야한다”고 반박했다.

새정치민주연합 유은혜 대변인은 이날 국회 브리핑에서 “전대미문의 권력형 비리 게이트가 터졌는데 대통령이 남의 집 불구경하듯 해외순방을 가겠다는 것을 납득하기 어렵다”며 “그렇지 않아도 세월호 1주기에 해외순방에 나서는 것에 대해 국민적 우려와 논란이 있는 상황에서 국무총리와 역대 비서실장 모두가 검찰수사를 받아야 하는, 나라가 난리 난 때에 대통령이 자리를 비우겠다는 것은 말도 안 된다”고 비판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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