티브이엔(tvN) 코미디 프로그램인 ‘코미디 빅리그’ 기획자 김석현 피디(PD)가 여성 혐오 발언으로 논란을 빚고 있는 개그맨 장동민씨를 옹호하는 글을 썼다가 “김 피디의 여성관도 여성 혐오 발언을 한 개그맨들의 수준과 다르지 않다”는 거센 비판을 받았다. 김 피디는 비판이 일자 글을 삭제했다.
김 피디는 14일 오전 자신의 페이스북에서 “굳이 옹호하자는 것은 아니다. 그 녀석은 입이 거칠고 과장이 많다”며 “거기에 사람들이 재미있다고 해주니 조금씩 나아가기도 한다”고 운을 뗀다. 이어 “사실 하나만 이야기하자면 녀석은 착하고 진실해 주변에서 녀석을 챙기고 친구 선후배 피디들이 녀석을 좋아한다”고 밝혔다.
김 피디는 또 “실수도 많고 가끔 남에게 폐를 끼치기도 하지만 녀석이 외면받지 않는 것은 허언 속에 진실함이 있고 허세 속에 작은 멋있음이 있다”며 “입으로 뱉는 철들지 않은 거친 말 속에 따뜻한 마음이 있다는 것을 알기 때문”이라고 적었다.
김 피디는 또 “겉으로 온갖 멋있는 말은 다하지만 알고 보면 더러운 욕망과 가식으로 가득 차 있는 이미지만 천사인 놈들이 많은데 적어도 그런 인간들보다는 동민이가 천배 낫다”며 “적어도 그런 인간들보다는 동민이가 천배 낫고 십년 넘게 그렇게 믿었다”고 말했다. 그는 “앞으로는 조심하겠지. 이제 어른이 되었으니까”라는 말로 글을 마무리했다.
이 소식을 접한 누리꾼들은 김 피디의 발언을 강하게 비판했다. 트위터에서 ‘앨리스(@toxicalice)’는 “개그맨 발언도 문제지만 잘못했을 때 따끔하게 바로 잡아줄 평소 믿고 따르는 선배라는 인물이 김석현 피디라는 게 생각할수록 더 노답이네”라고 꼬집었다.
또 다른 트위터 이용자 ‘@ps***’는“‘여성관은 비뚤어져있어도 인성은 좋은’이라니 그게 가능한 개념이냐”며 “왜곡된 이유로 누군가를 증오하고 그게 불특정 다수를 표적으로 하고 있는 사람이 인성이 좋다는 게 가능한가. 인성이라는 것의 구성요소가 어떻게 되는 건가. 아니 그렇게 치면 인성은 실존하는가”라고 비판했다.
개그맨 장동민씨는 동료 개그맨 유세윤, 유상무씨와 함께 지난해 8월 팟캐스트 방송 ‘옹달샘과 꿈꾸는 라디오’를 진행하던 중 여성을 비하하는 발언을 한 사실이 뒤늦게 알려지면서 논란의 중심에 섰다. 장씨는 방송에서 “여자들은 멍청해서 과거의 성경험을 이야기한다“, “참을 수 없는 건 처녀가 아닌 여자”라고 말하거나 욕을 했다.
비판 여론이 거세지자 장씨는 13일 사과문을 냈다. 장씨의 소속사인 코엔스타즈 낸 보도자료에서 그는 “저 때문에 실망하고 불쾌했을 많은 분께 사과한다”고 밝혔다. 이어 “치기 어린 마음에 생각없이 던진 말 한 마디에 상처받을 누군가를 생각하지 못했다”며 “웃길 수만 있다면 어떤 말이든 괜찮다고 생각했던 제 잘못이 크다”고 거듭 사과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