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금방 들통날 거짓말을 하는 총리

  • 김병철
  • 입력 2015.04.14 05:49
  • 수정 2015.04.14 06:04
ⓒYonhap News

‘성완종 리스트’에 이름이 포함되어 있는 이완구 국무총리가 2012년 대선에서 박근혜 당시 새누리당 대선 후보를 지지하는 선거 유세 참여 등의 선거 활동에 “관여하지 못했다”고 13일 발언했다. 하지만 이 말은 사실이 아닌 것으로 확인됐다.

이 총리는 이날 국회 대정부질문에서 김성태 새누리당 의원이 “2012년 4월 총선과 12월 대선 당시 총리께서는 어떤 역할을 하고 계셨나. 상당히 기여했으니까 지금 총리하고 있을 것 아닌가”라고 묻자 “2012년 1월12일 경에 보도된 대로 혈액암으로 해서 1월 초순경에 병원에 입원해 가지고 그해 말까지 투병 생활을 하고 있어서 총선에 출마하지 못했다. 12월 대선에도 관여하지 못했다. 1년 동안 투병 생활을 했다”고 말했다.

고 성완종 전 경남기업 회장이 대선 자금으로 추정되는 금액을 친박근혜계(친박) 인사들에게 뿌렸다고 주장하고 나선 뒤, 명단에 오른 친박 인사들의 2012년 대선 당시 행보가 주목되는 상황에서 나온 답변이었다.

하지만 이 답변은 거짓인 것으로 드러났다. 충남도지사를 지냈던 이 총리는 2012년 당시 새누리당 충남선대위 명예위원장을 맡아 박근혜 당시 새누리당 대선 후보와 함께 직접 현장에서 지원 유세를 했다.

지역일간지 <충청투데이> 보도를 보면, 이 총리는 2012년 12월6일부터 당시 박근혜 새누리당 대선 후보 지원 유세에 전격적으로 나섰다는 사실을 확인할 수 있다.

이완구 총리(당시 전 충남지사)가 2012년 11월 28일 박근혜 대통령의 충남 천안시 신부동 신세계백화점 앞 유세에 함께 하고 있다.

이 총리는 이날 충남 천안시 아우내장터에서 열린 지지 유세에서 “박 후보는 수도권 2000만 표가 날아가는데도 500만표 밖에 안 되는 충청인과의 약속을 지키기 위해 정치적 생명을 걸고 세종시 약속을 지켰다”며 “이젠 충청도 사람이 박 후보에게 보답해야 한다”고 말했다.(▶ 관련 기사 : 이완구 전 지사 “박근혜, 정치생명 걸고 세종시 지켜” )

이 총리는 2012년 12월10일에도 충남 부여 전통시장을 찾아 “박근혜 후보는 대통령 당선을 좌우하는 수도권 유권자보다 정치지도자로서 신의를 지킨 후보”라며 “충청도의 여망이자 지방균형발전의 시작인 세종시 이전을 지킨 뚝심의 후보자”라고 말했다.

그는 이어 “박 후보야말로 우리나라의 대통령으로 당선되어도 흔들림없이 굳건히 국정을 수행해나갈 후보”라며 “이제 우리 충청도도 우리 도민을 위해 몸바쳐 일한 박근혜 후보에게 전폭적인 지지와 성원으로 보답해 대통령으로 당선시켜 달라”고 호소했다.(▶ 관련 기사 : 이완구 전 충남지사 부여서 박근혜 지원 유세)

이 총리는 같은 달 13일에도 새누리당 대전시당 강당에서 기자간담회를 열고 “박근혜 후보가 충청에서 어느 정도 지지를 받을 것인가가 중요한 문제”라고 강조했다.

그는 이 자리에서 “같은 충청인으로 볼 때 정운찬 전 총리는 치사한 사람이다. 비참한 생각을 갖게 한다”며 세종시 수정안을 주장했던 정 전 총리를 맹비난하기도 했다.(▶ 관련 기사 : 이완구 “뜨뜻미지근한 표심 아닌 확실한 표심 보여 달라” )

새누리당 대변인실이 펴낸 보도자료에도 이 총리가 대선 투표일 이틀 전인 12월17일 충남 천안시 쌍용동 이마트 천안점 앞에서 열린 박 후보의 선거 유세에 참석했다는 사실이 적혀 있다.(▶ 관련 자료 : 박근혜 대통령 후보, 이마트 천안점 앞 유세 주요 내용)

이 총리가 이처럼 지난 대선에서 혈액암 투병 상태임에도 불구하고 박근혜 후보의 충청권 유세를 적극적으로 지원하고 나선 사실이 확인됨으로써 이 총리의 ‘거짓말 파문’이 일 것으로 보인다.

특히 국회 대정부질문이라는 공식 석상에서 한 답변이 거짓으로 드러나면서 ‘성완종 리스트’에 대한 이 총리의 해명이 신뢰도를 크게 잃게 됐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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