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휴가 무제한인 회사...그래도 잘 나가요

  • 박세회
  • 입력 2015.04.13 17:23
  • 수정 2015.04.13 17:26

스마트스터디 김민석 대표.

교육분야 매출 기준으로 구글 플레이스토어(모바일 앱 장터) 33개국에서 1위·애플 앱스토어 95개 나라에서 1위, 전세계 누적 다운로드(내려받기) 6500만번 돌파, 하루 평균 85만명 이용.

2010년 설립돼 지난해 매출 76억원을 올린 직원 83명의 모바일 벤처기업 ‘스마트스터디’의 성적표다. ‘모바일과 인터넷으로 세계가 하나로 묶이는 시대에 벤처기업이 성공하려면 세계 시장으로 나가야 한다’는 이야기를 충실히 실천에 옮긴 회사다.

지난 10일 서울 서초구 본사에서 이 회사 김민석 대표(34·사진)를 만나 단도직입적으로 비결을 물었다. 김 대표는 “애초 구상 단계부터 세계를 주목한 게 주효했다”고 말했다.

“어린이 교육용 앱은 국내 시장이 제한적입니다. 카카오톡이라면 국내 사용자가 5000만명까지도 될 수 있겠죠. 하지만 인구 분포를 보면 1~5살 아이들의 앱을 구매할 만한 부모층은 150만명에 불과해요. 처음부터 세계에서 통용될 제품을 내놓아야겠다고 생각했죠.”

이는 제품의 설계에도 반영됐다. 이 회사 핵심 브랜드 ‘핑크퐁’은 1~5살 아이들에게 집중하고 있다. “이 아이들은 각 나라별 문화적 차이에 크게 영향 받지 않고 공통된 요소에 흥미를 가질 수 있는 연령이기 때문”이라고 한다. 만드는 이들도 남다른 전문성을 지녔다. 이 나이의 자녀를 둔 엄마들이 기획 부문에 많은데다 교육 교재와 컴퓨터 프로그래밍 양쪽에 소양을 갖춘 이들이 함께 참여했다.

“그림도 잘 그리는 축구선수라고 할 수 있죠.” 이렇게 나온 육아용 교육 앱은 세계 많은 아이와 부모에게 공감을 일으켰다. “영국에서 우리 앱을 아이들 영어 교재에 쓰기도 합니다.”

지금까지 이 회사가 여러 앱 장터에 출시한 앱들을 모두 합하면 520여개에 달한다. ‘핑크퐁 동요동화’ 등 2~3개는 종합적 기능과 다양한 콘텐츠를 갖춘 중심 기지 앱들이고, 나머지 수백개는 한 가지 캐릭터나 기능에 초점을 맞춘 ‘위성’ 앱들이다. 위성 앱에는 중심기지 앱으로 사용자를 이끄는 요소들이 담겨 있다. 또 중심 앱은 다양한 위성 앱들을 써보도록 안내한다.

이런 ‘기지-위성’의 앱 생태계 망이 구축되면서 별다른 마케팅 없이도 엄마들 사이에 입소문을 통해 다양한 앱들을 쓰는 마니아가 형성된다. “모바일 시대는 각자 스마트폰 화면이 예전 컴퓨터 시절의 포털과 같은 역할을 합니다. 자신이 원하는 첫 화면을 꾸밀 수 있게 다양한 앱을 갖추는 전략을 구사했습니다.”

이런 전략의 뒤편엔 능동성과 자율을 강조하는 벤처기업 특유의 조직문화가 자리잡고 있었다. 스마트스터디를 방문한 이날은 마침 김 대표의 생일이기도 했다. 매달 한번씩 그 달에 생일을 맞은 직원 모두를 축하하는 풍습이 있는데 오후 5시가 되니 전 직원이 일을 그만두고 회사 옥상공원에 모여들었다.

“자, 우리 ‘족장님’을 표현하는 단어를 모아 봤는데요, 고프로(야외 활동 촬영에 초점을 맞춘 카메라 브랜드), 앱등이(애플 제품 마니아) 등이 뽑혔네요.” 사회를 맡은 직원이 말한 “족장”이란 김 대표다. 평균 연령 30살인 이 회사 직원들은 모두 서로를 별명으로 부른다.

이 회사의 또다른 특징은 휴가가 ‘무제한’이라는 점이다. 1년 정해진 일수 없이 각자 쓰고 싶은 만큼 쓴다. “연차가 정해져 있으면 괜히 연말에 못 쓴 게 아깝다는 생각이 들잖아요. 일 따로 휴식 따로 사는 건 아니라고 생각해요. 이런 휴가제를 운용하니 막히면 집에 갔다가 해결책을 발견해서 일하는 직원들도 생기더라구요.” 김 대표는 2000년 게임회사 넥슨에 입사해 엔에치엔(NHN·현 네이버), 삼성출판사 등을 거쳤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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